김 동 환 안양대 국제통상유통학과 교수

▲ 김동환(안양대 국제통상유통학과 교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

"맞춤형 농식품 찾는
소비자 증가…
소포장화, 간편식 등
다양한 상품 개발 노력 필요"

최근 들어 불경기의 장기화, 1인가구 증가, 농산물 시장개방 확대 등의 영향으로 농산물 소비패턴이 급격히 변화되고 있다.  
먼저 수년간 지속된 경기침체로 농산물 소비 감소가 우려되는 가운데, 가격하락에 따른 농가 소득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5년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은 메르스와 세계적인 경제 침체의 여파로 당초 정부가 목표로 했던 3%에 못 미치는 2.6%를 기록했다. 경제 불황에 따라 소비심리가 위축되었고, 이는 농산물 소비 축소로도 이어졌다.

2016년에도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농산물 소비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2016 농업전망에 따르면 올해 호당 농업소득은 주요 농산물 가격의 하락으로 지난해에 비해 3.1%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내수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시장개방 확대로 주요 농산물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농가소득 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된다.

1인 가구의 증가, 고령화, 맞벌이 가구의 증가 등 인구구조의 변화로 편리함과 건강을 챙길 수 있는 간편조리식품(HMR)과 소량포장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과 마트에서는 세척 가공한 과일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최근에는 도시락 판매가 급신장하고 있다. 2015년 1인 가구 수는 524만 가구로 전체의 27.6%에 이르며 2020년엔 3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령화와 맞벌이 가구 또한 꾸준히 증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맞춤형 농·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발맞추어 소포장화, 간편식 등 다양한 상품 개발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환경과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친환경 농산물 시장이 크게 성장해왔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친환경 농산물 판매장 수는 2010년 4,102개소에서 2014년 4,954개소로 852곳이 늘었다. 매출액 또한 2010년 7,795억 원에서 2014년 1조 2,820억 원으로 급등했다. 친환경 재료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외식 업체들이 등장했고, 소비자에게 친환경 제품을 세트로 배달해주는 꾸러미 사업도 인기를 얻고 있다. 친환경농산물 꾸러미에는 각 농가의 친환경 인증번호와 생산자 실명을 동봉해 소비자가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어려운 유통환경에도 불구하고 편의점만 나홀로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 편의점이 몇 년 동안 가파른 성장을 한 이유는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를 꼽을 수 있다. 1인 가구 중심으로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면서 국내 소비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편의점이 발전함에 따라 농산물도 소포장화, 소량화, 간편식 개발 등으로 다양성이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편의점은 사회구조 변화와 맞물려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여 편의점에 적합한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 출시해 농산물의 새로운 판로를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FTA에 따른 시장개방 확대로 바나나, 오렌지 정도에 그쳤던 수입과일이 체리, 블루베리, 망고, 파인애플 등으로 종류가 다양해지고 수입량도 크게 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계절에 상관없이 다양한 수입과일을 판매함으로써 소비자들은 수입과일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수입과일은 다양성 확대와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높여왔지만 국내산 과일은 수입과일 확대에 따라 판매부진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앞으로도 수입과일을 위시한 수입농산물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우리 농산물은 품질향상과 철저한 안전성 관리에 힘써 수입농산물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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