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 - 고창군연합회 서풍자 회장

▲ 틈틈이 전통자수를 놓으며 여가를 즐기는 서풍자 회장.

농사  결혼반지 팔아 장만한 소 한 마리로 시작… ‘부자 소리’ 살림살이 일궈
봉사  사회복지시설 찾아 정 나누며 지역사회 훈훈하게
여가  ‘규방칠우’ 동아리 활동으로 전통문화 보전·계승

“옆집 언니들 보니까 농촌지도소 다니면서 병조림도 배우고 여러모로 좋아보여서 새댁 때,생활개선회에 가입한 게 어느덧 30년이 넘었어요.”
한국생활개선고창군연합회 서풍자 회장은 지난해 생활개선전북도연합회의 스타상 봉사상을 수상할 정도로 봉사활동이라면 자다가도 앞장서는 회장이다.

그간 10년 넘게 지적장애우 시설인 사회복지법인인 아름다운 마을을 찾아 회원들과 함께 청소와 떡국봉사, 가정의 달 행사와 김장철 김치 담그기의 여러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더구나 내고장 환경정화에도 적극 나서며 폐농약병과 폐비닐 수거 작업으로 깨끗한 고창 가꾸기 운동도 펼치고 있다. 서 회장을 주축으로 한 생활개선회원들의 활동으로 고창은 청정 자연을 보전한 체류형 관광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결혼반지가 낙농 밑천
“37년 전에 가난한 집으로 시집와 결혼반지 팔아서 장만한 소 한마리로 처음 낙농을 시작했어요.”
소 한 마리가 두 마리가 되고, 다섯 마리가 되었고, 이제는 70마리 젖소와 13,000㎡ 규모농축산업으로 주위에서 ‘부자’ 소리를 들을 만큼의 살림살이로 키웠다.
“농촌은 부지런하기만 하면 살림이 펴요. 전 지금도 놀리는 땅만 보면 아까워서 뭐든 심게 돼요.”
아침에는 우유 짜느라 바쁘고 낮에는 지역을 가꾸는 봉사활동을 펼치는 서 회장은 짬짬이 자신을 위한 여가 생활도 놓치지 않고 있다. 농촌 전통생활문화의 계승과 발전에도 관심이 많은 서 회장은 생활개선회원 30여 명으로 구성된 ‘규중칠우’로 활동하며 전통자수를 놓고 있다.

▲ ‘규방칠우’는 한국생활개선고창군연합회의 전통자수 동아리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전시회도 열고 있다.

“한땀 한땀 놓은 자수로 그림이 완성되는 게 신기하기만 해요. 2~3시간씩 집중해서 수를 놓다보면 머리가 개운해지고 마음도 안정됩니다.”
농촌에 살면서 문화생활의 부족에 대한 갈증이 해소되는 순간이다. 또한 전통손바느질과 매듭, 전통자수를 배우고 익히면서 우리 고유 전통을 보전한다는 뿌듯한 자긍심도 느낄 수 있다.

일주일에 한번 회원들이 함께 모여 베개, 반짇고리, 병풍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수를 놓고 있는데 자수 액자는 우리나라의 민속 풍속화를 밑그림으로 만들고 있다. ‘규중칠우’는 그간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한마음대회 때에 전시회로 솜씨를 자랑했다.
“제가 정성껏 만든 작품들은 가보로 물려주고 싶어 소중히 보관해 두고 있어요.”

서 회장은 생활개선회 가입이 삶의 행운이었다고 말한다. 실생활에 보탬이 되는 각종 정보를 얻고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지역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책임을 다하는 것도 생활개선회 활동 덕분이었다고.
어느덧 서 회장은 갓 귀농해 맘 붙이지 못하는 젊은 새댁에게 힘겨운 농촌살이지만 따뜻한 정이 있음을 알려주는 고창 농촌마을의 푸근한 언니가 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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