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여성 창업열전-강원도 평창군 ‘옛골’ 김윤희 대표

▲ 평창군 봉평면에서 메밀전문 음식점을 17년째 운영하고 있는 ‘옛골’ 김윤희 대표는 100% 순메밀로 모든 메뉴를 만들어 손님들에게 대접하고 있다.

‘메밀 동네’서 제대로 된 메밀요리 위해 음식연구 박차
‘응답하라 2018 올림픽 페스티벌’ 평창 대표음식 출전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은 대표적인 한국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무대가 되는 지역으로 작가인 이효석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소설 속 아름다운 풍경과 원조 메밀음식을 즐기기 위해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는 만큼, 봉평에 들어서면 수많은 메밀 음식점들이 나란하게 늘어서있다. 그중 눈에 띄는 집, 초가집과 대청마루, 옥수수와 말린 시래기가 주렁주렁 매달린 집, ‘옛골’의 김윤희 대표를 눈이 푹푹 쌓인 2월의 어느 날 만났다.

“‘진짜’를 먹으려고 먼 길 달려온 사람들한테 어떻게 음식을 속여서 내놔요.”

메밀요리 전문점이 수두룩한 요즘, ‘시골식당’이 차별화되기 위해서는 100% 순메밀로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메밀만으로는 점성이 부족해 반죽이 안 된다는 말들이 떠돌았지만 김 대표는 해냈고, 그것을 특이점으로 옛골을 운영하고 있다.

강릉이 고향인 김 대표는 1994년에 결혼한 이후 줄곧 이곳 봉평면에 살고 있다. 친정어머니가 막국수 장사를 했기 때문에 어깨 너머로 배워온 비법들이 있었고, ‘메밀동네’에서 한번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 옛골의 초가집은 봉평에서 자라는 나무로, 김 대표의 가족이 직접 인테리어하고 공사해 지었다.

“2000년에 처음 시작했을 때는 봉평에 지금처럼 메밀 음식점이 많지 않았어요. ‘효석문화제’ 시작될 즈음에 옛골도 시작됐지요.”

그래서 김 대표는 관광지로서 봉평면의 발전을 모두 지켜봤다. ‘효석문화제’는 전국서 60만명 관광객을 동원하는 만큼 대표적인 지역 축제로 성장했다. 그때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은 축제를 즐기고, 메밀음식으로 주린 배를 채우며 봉평을 온몸에 품고 떠났으리라.

▲ 김 대표는 보다 건강한 음식이 될 수 있도록 메뉴에 대해 항상 연구하고 보완해 나가고 있다. 사진은 순메밀국수.
▲ 옛골의 순메밀모듬

“옛골의 모든 음식은 100% 순메밀로 만들어져요. 순메밀국수, 순메밀부침, 순메밀묵사발 등이 있지요.”

‘응답하라 2018 올림픽 페스티벌’에서 평창 대표로, 평창군 음식경영대회에서도 1등의 영예를 안은 옛골은 최근 화제가 됐던 방송 ‘이영돈 PD가 간다’에도 방영된 바 있다. 100% 메밀을 사용하고 있는 ‘진짜’ 메밀 요리집을 찾던 중 이곳까지 찾아왔던 것.

옛골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100% 순메밀’에만 그치지 않았다.

“대부분 메밀국수를 차갑게 먹잖아요. 저는 따뜻한 메밀국수를 메뉴로 개발했는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더라고요. 영양죽도 옛골만의 별미로 잘 나가고요.”

순메밀부침의 경우에도 부침개만 나가지 않고 영양부추를 같이 곁들여 먹을 수 있게 했다. 메밀의 찬 기운을 부추의 따뜻한 기운으로 보완할 수 있게 해 임산부나 환자가 먹기에 부담스럽지 않게 만들었다. 이처럼 김 대표는 보다 건강한 음식이 될 수 있도록 항상 연구하고 보완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메밀 파스타를 선보였으며 앞으로 메밀 식초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 중에 있다.

“앞으로도 건강만을 생각하는 음식을 만들 것입니다. 옛골의 음식으로 사람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고 정성껏 음식을 대접하다가, 언젠가 제가 갖고 있는 메밀요리 비법을 공개해 모두가 공유하는 것이 꿈입니다.”

메밀 전문 음식 17년차, 이제 메밀 박사가 된 김 대표는 음식에 대한 정직함과 자부심만큼 당당하고 힘찼으며 앞으로의 꿈도 분명했다.

봉평을 아는 사람이라면, 메밀꽃이 하얗게 핀 달밤, 장돌뱅이 허생원과 동이 그리고 봉평장, 그것을 이야기로 묶은 이효석을 떠올린다. 그리고 지금은 소설 속 인물들이 머물다 갔을 것만 같은 초가집 ‘옛골’이 이곳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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