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동국대학교 조벽 교수

미래리더십 확보하기 위해
인성교육 강화해야

미국은 부실한 인성교육으로
고교생 26초당 1명 학업중단

산업화의 거대물결로 가족 해체와 공동체 분화, 갈등이 가속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으로 부모와 자녀간 소통부족, 가정교육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학교에서는 맹목적인 입시경쟁으로 인성교육이 증발해 무너지고 있다. 시련과 억압 앞에 굴복하지 않고 탐욕 앞에 초연하며, 타락하지 않는 높은 인격과 인품을 지닌 인물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인성교육의 회복이 절실하다.
사회공헌, 나라성장의 주역 양성을 위한 인성교육 강화를 역설하고 있는 동국대 조벽 교수를 만나 ‘인성이 실력’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성은 성격이 아니라 실력
“저는 위스콘신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습니다. 다음 노스웨스턴대학에서 석박사를 마치고 미시간공대에서 교수와 옴부즈맨으로 활동 중 학생들의 리더십 계발을 위한 학생성공센터 소장을 역임했습니다. 이 일을 하면서 전공인 기계공학보다 인성교육의 중요성에 눈을 떴지요. 이후 인성교육에 힘을 쏟아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서둘러 귀국했습니다.”
조 박사는 인성교육은 가족과 공동체 구성원 간 유대의 힘과 지혜를 모아 ‘집단의 지성’으로 나라발전에 공헌하는 인재 육성에 목적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조 박사는 글로벌창조시대 인성이 가정·사회·나라를 살리는 진짜 실력이라고 말했다.
“인성은 성격이 아니라 실력입니다.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학습으로 익히는 겁니다. 일시적인 행위가 아니라 지속되는 습관인 것이죠.
인성은 공부하고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실력이기에 미래에는 더더욱 인성이 리더십의 필수적인 요건이 될 겁니다. 우리는 인성에 투자해야 하고 인성은 실력의 범주에 둬야 합니다.”

인성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 박사는 다행스럽게도 지금 우리사회에서 인성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이 인재를 채용할 때 스펙보다 인성을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대학입학전형에서도 인성평가를 추가할 계획이란다.
그러면서 조 박사는 이런 말을 했다.
“지금은 다양한 실력과 능력과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집단을 이뤄 함께 어울리며 시너지효과를 내야만 즉, ‘집단의 지혜와 지성’을 발휘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협업과 합심, 융합이 중요한 시대인 것이죠.”
이어 조 박사는 미국의 경우 인성교육 많이 무너졌다며 그 실패사례를 얘기했다.

미국 고교생은 금속탐지기로
무기 소지여부 확인 뒤 교실 입장

“미국 대도시 공립고교 학생들은 공항에서 출국수속을 하듯 금속탐지기를 통과해 총·칼 소지 여부를 확인받은 후 교실에 입장합니다. 교사가 학생들을 인솔해서 인근 공원으로 축구연습을 하러 가려면 경찰의 호위를 받아야 합니다. 학생 상담의 주된 내용은 왕따나 게임중독이 아니라 임신이나 마약중독 등에 관한 것입니다. 교실에선 우리처럼 잠자는 학생보다 술에 취한 학생으로 골머리를 앓아요.”

미국에서는 부실한 인성교육 탓으로 매년 120만 명의 고교생이 학업을 중단한다고 한다. 하루에 7천 명, 26초에 한명 꼴로 학교를 그만두는 셈이다.
이런 상황이 되자 미국은 최근 인성교육에 많은 투자를 한다고 한다.
“문제해결을 위해 여러 가지 캠페인을 벌이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같은 상황이 10~30년 후 우리에게도 닥칠 수도 있어요. 인성교육을 다른 어떤 교육보다 우선해야 하며 중시해야 하는 이유죠.”

인성교육은 올바른 방향잡기 어려워…
심리학 기반으로 교육법 규명 중

조 박사는 인성의 요소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나열하고 가르친다고 인성을 갖춘 사람 나오지 않는다면서 인성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잡기 쉽지 않다고 말한다.
“성실, 배려, 책임감 등 인성교육 과제를 압축해 선정한다고 해도 개념이 모호하고 교육실행을 구체화하기 어려우며 학생들로 하여금 행동화시키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다행히도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뇌과학 심리학을 기반으로 한 좋은 인품, 인격을 갖출 수 있는 교육방법론을 규명 중에 있어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그는 ‘인성을 갖춘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하버드대학에서 75년 동안 그랜트 교수를 시작으로 지금 세 번째 연구자인 조지 베일런 박사에 이르기까지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1940년대 하버드대를 다녔던 학생을 대상으로 이들이 모두 사망할 때까지 연구를 해오고 있는 것이다. 이 연구과제를 통해 연구자들이 정리해 낸 ‘인성을 갖춘 사람’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인성을 갖춘 사람’은
 나눔과 베풂의 리더십 지녀야

“첫째, 깨어있는 의식으로 주인의식을 발휘하는 자율인이어야 합니다. 둘째, 감성과 이성이 조화된 자제력을 지닌 합리적인 인물이어야 합니다. 셋째로는, 밝은 미래를 내다보고 소통을 전제로 한 긍정심을 지닌 인물이어야 합니다. 넷째는 자신의 감정과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고 공유하는 감정코칭을 해낼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합니다. 다섯째, 자신보다 더 큰 곳에 뜻을 두고 혁신의 입지(立志)를 지닌 인물이어야 하며, 여섯째는 나눔과 베풂의 리더십을 지닌 인물이어야 합니다.”

먼저 자신을 알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외부자극에 대한 본인의 행동을 잘 선택해 내는 자율인(自律人)이 돼야 하고, 감성과 이성을 갖고 합리적인 ‘자기조율’ 능력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긍정적인 생각과 시각으로 창조의 심적에너지를 발휘하는 긍정심을 가져야 된다. 아울러 본인의 감정을 잘 표현하고 타인의 감정에 공조하는 ‘감정코칭’을 하는 ‘관계 조율’을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자신보다 더 큰 곳에 둔 입지(立志)를 지녀야 하고, 타인의 행복에 기여하며 나눔과 베풂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공익조율’에 기여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조 교수는 끝으로 어떻게 인성을 가르칠 것인가를 이렇게 요약해 줬다.
“저는 인성과 인성교육을 꽃과 꽃 가꾸기에 비유합니다. 인성이라는 꽃을 피우기에 위해서 인성교육에 물과 거름을 줘야 합니다. 그렇다면 인성이라는 꽃을 피우기 위해서 인성교육의 물과 거름은 어디에 뿌려야 할까요? 저는 인성교육의 뿌리는 자기조율(調律), 관계조율, 공익조율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 가지 조율을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일이 인성교육의 방법인 것이죠.”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