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완주 박사의 농사에 대한 오해와 진실(54)

당도를 떨어드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다. 수확 가까이까지 계속 물을 인심 좋게 주거나, 질소비료를 주면 틀림없다. 그러니까 반대로 말한다면 당도를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물과 질소를 아끼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당도는 올라가지만 수량은 떨어진다.

왜 질소를 주면 당도가 떨어질까? 질소는 당(탄수화물)을 끌고 나가 몸을 키운다. 줄기와 뿌리는 물론 과일에 저장된 당까지 끌고나가 도장지를 만든다. 게다가 질소가 단백질로 만들어지는 만큼 시고 떫은 유기산을 만든다. 그럼 질소와 물을 아끼지 않으면서 당도를 높이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전기전도도(EC)를 높이는 방법도 약간은 도움이 된다. 보통의 작물재배에게 안전한 전기전도도는 2이지만 3~4dSm-2로 높이면 감칠맛이 나는 오이(과채류)를 딸 수 있다. 전기전도도가 높다는 것은 흙에 염류(양분)가 많다는 것이고, 그래서 물의 흡수가 방해되기 때문이다. 물론 수량은 떨어진다.

앞서 소개한 마이스터대학의 내 제자는 딸기를 두 가지방법으로 재배한다. 하나는 수경재배로 하는 고설(高設), 다른 방법은 흙에서 기르는(토경, 土耕) 방법이다. 어떤 딸기가 당도가 높을까?

또 다른 딸기 농가는 골분을 발효시킨 비료를 애용한다. 이 세 가지 방법 중에 어떤 방법에서 가장 당도가 높을까? 소비자들은 토경 재배한 딸기를 선호한다. 눈을 가리고 내가 먹어보아도 당장 안다.

당도가 높은 순서로 보자면 고설→토경→골분 발효비료, 골분이 가장 높다. 왜 그럴까?

수경재배는 작물이 필수적으로 필요한 최소한의 14가지 원소만을 공급해준다. 자연에는 103가지 원소가 있고, 흙속에는 적어도 60가지 성분이 있다. 작물도 다양한 원소가 필요할 것이다(사람은 23가지 성분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적어도 75가지, 많으면 103가지 원소가 있는 바닷물을 뿌려주어도 당도와 감칠맛이 더 높아지는 것을 보면 짐작이 간다. 그러기 때문에 고설보다는 토경 딸기가 더 맛이 있다.

여기까지 읽은 눈치 빠른 독자는 어떻게 하면 당도를 높일 수 있을까 대강 짐작이 갈 것이다. 흙에다 그것도 완숙퇴비를 듬뿍 주고(특히 뿌리 주변에 집중적으로) 재배한다.

어떤 과일이나 당도를 높이는 공통점은 질소비료의 통제, 유기물 시비 강화, 충분한 햇빛, 그리고 알맞은 시기에 물의 엄격한 통제 등이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다. 당도를 높이는 결정적인 어떤 성분이 있다. 그것에 대해서는 다음 칼럼에서 밝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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