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70년 전인 1846년 11월. 미국 서부개척민 여든 명이 캘리포니아산맥을 넘다가 눈보라를 만나 도너계곡에 갇혔다. 젊은 독신남자 열다섯 명을 빼고, 여덟 살 여자아이부터 예순다섯 살 할아버지까지 한 일행이었다.

이들 중 이듬해 봄에 구조됐을 때 살아남은 독신청년은 단 세 명뿐이었다. 가족들은 노약자가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60%가 생존했다. 이들 가족들이 많이 살아남은 건 서로 보살피고 의지한 덕분이었다. 도너계곡사건을 분석한 인류학자 도널드 그레이슨은 이를 보고 ‘가족은 생명의 보증수표’라는 말을 남겼다.

이처럼 가족이 소중함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물질만능시대의 여파인지 부모, 자녀, 형제간 유산다툼이 극심하다. 심지어 법적 송사(訟事)도 숱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런 사회적 병폐로 불효방지법이 마련되기에 이르렀다.

가족간 불화와 다툼을 법이 해결의 열쇠가 되어서는 안 된다. 서로 보듬고 의지하는 가족애가 우선돼야 한다. 화목한 가정은 어른들이 이뤄내야 한다. 부모는 자식이나 아랫사람을 나무라고 가르치려 들기보다는 부모가 먼저 자녀들이 따를 삶의 덕목을 보여줘야 한다. 특히 어머니는 자녀들이 가슴으로 느끼고 자발적으로 본받을 감동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동서고금을 통해 화목한 가정과 인물 뒤엔 훌륭한 어머니가 있었다. 우리 사회는 지역, 세대, 이념, 노사간 심각한 갈등으로 나라발전 동력을 잃고 있다. 가족간 갈등을 수습하지 못하면 나라가 주저앉는다.

우리 모두 가족애 증진에 힘을 써야 한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