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세대들은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학교에서 가훈을 발표하거나 부모님으로부터근검절약과 충·효·예 등을 귀가 따갑게 듣고 자라왔다. 그러나 지금은 핵가족화 되면서 가정교육은 점차 식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가훈은 선조가 후손에게 알려주는 삶의 지혜요, 가르침으로 무릎교육이나 밥상머리교육을 통해 전해져 내려왔다.

오늘날 명문가정을 보면 그 가정에는 대를 이어 내려온 훌륭한 가훈이 있었다. 가훈은 한 가정의 힘이요 가정교육의 교과서이기도 하다.
가훈은 보통 충, 효, 우애, 신의 등과 같이 유교적 기본 덕목을 나열하는 것이 보통이나 최영장군의 아버지는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했고, 연암 박지원은 자손들에게 특히 ‘말조심을 하라’고 일렀다. 이처럼  조상의 절절한 체험에서 나온 색다른 말일수록 후손에게 전달되는 힘은 강하다. 그중 300년간 부를 지킬 수 있었던 경주 최 부잣집 가훈이 단연 돋보인다. 이 집안의 가훈 중 특수한 상황에 대처하는 육연(六然)이란 것이 있다.

그것은 첫째, 과거를 보되 진사이상은 하지 말라. 둘째, 재산은 만석이상 지니지 말라. 셋째,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넷째, 흉년에는 땅을 사지 말라. 다섯째, 며느리들은 시집온 후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어라. 여섯째,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은 사람이 없게 하라는 것이다. 이 가훈 속엔 검소와 절제, 나눔의 정신이 배어있다. 아울러 가진 자의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 즉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가 물씬 풍겨난다.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고 서민들의 삶이 팍팍한 요즘, 사회지도층이나 가진 자들은 상생의 길로 현명한 삶을 살아온 최 부잣집 가훈을 눈여겨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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