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부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주)JR 이진화 대표

아이‧여성 위한 친환경 천연 접착제 개발
목재‧문구용뿐만 아니라 미용‧의료용으로 확대
미국‧유럽‧아시아 등지 본격적 해외진출 시작

▲ (주)JR 이진화 대표는 마늘을 이용해 친환경 천연 접착제를 개발했고 2012년 한국여성발명협회와 특허청으로부터 ‘올해의 여성발명·기업인상’을 받았다.

마늘은 다양한 유황화합물이 함유돼 강장제로 널리 사용되며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민족의 탄생을 알리는 단군신화에서도 마늘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만큼 마늘은 한민족과 친숙한 식재료 중 하나다.

이러한 마늘이 나무와 종이 등을 붙이는 친환경 접착제로 변신했다! ‘마늘 접착제’를 직접 개발한 (주)JR의 이진화 대표와 제품 개발 계기부터 과정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꿈에 대해 물었다. 그녀는 2012년 한국여성발명협회와 특허청으로부터 ‘올해의 여성발명‧기업인상’을 받았다.

“처음에는 사업 아이템이 아니었어요. 인체에 좋지 않은 포르말린 접착제에 대한 대안으로 차별화된 논문을 쓰고 싶었어요.”

경남과학기술대 대학원에서 고분자공학을 전공하고 있던 이진화 대표. 2006년 졸업 논문에 대해 고민하던 중 아토피와 암을 유발하는 ‘화학물질덩어리’ 포르말린 접착제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한다. 당시, 벽지에 바르는 화학접착제로 불거진 새집증후군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고 친환경 접착제에 대한 고민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아이가 있었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한 접착제를 만드는데 더 집중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여성이었기 때문에 화학물질로 인한 난임으로 고통 받는 여성에 감정이입 될 수 있었지요.”

이러한 필연적인 계기로 연구를 하기 시작했고 2006년 10월 이 대표는 학위논문을 발표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08년 말 시제품을 완성, 특허출원했다. 외국에서도 전분이나 설탕으로 만든 식물성 접착제가 개발되기는 했지만 곰팡이 때문에 화학물이 첨가될 수밖에 없었는데, 마늘은 자체적으로 향균 성분이 함유돼 있어 제품이 상하지 않았고 아울러 화학물을 첨가할 필요도 없었다.

이 마늘 접착제의 이름은 JRN(Junior Natural)으로 어린이에게 자연을 선물하겠다는 의미로 붙여졌다. JRN은 벽지용‧목재용으로 시작됐다가 ‘먹어도 되는’ 문구용으로 그 사용이 확대됐다. 이제는 미용과 의료용, 나아가 전기전자용 점착제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생각보다 일상생활에서 ‘접착’이 필요한 곳이 많아요. BB크림이나 코팩‧파운데이션‧마스카라 등 미용분야에서도, 파스나 밴드‧연고 등 의료분야에서도 접착기능은 꼭 필요하지요. 하지만 대부분 아크릴이나 실리콘, 비닐계통이 우리 피부와 맞닿으며 그 기능을 하고 있어요.”

다행스럽게도 유해한 생체 접착제에 대한 제재가 세계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 이진화 대표가 개발한 '마늘접착제' JRN은 벽지용·목재용으로 시작, ‘먹어도 되는’ 문구용으로 그 사용이 확대됐다. 이제는 미용과 의료용, 나아가 전기전자용 점착제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유럽은 2000년대 리치(REACH:유럽연합 신화학물질관리제도)제도를 도입해 발암물질이 생활용품에 함유될 시 공개하게 하고 공장허가를 어렵게 했어요. 지난해 미국 FDA의 경우 아크릴이 원료가 되는 생체 접착제 금지를 권고했고요. 우리나라도 지난해 ‘화평법’이 생기면서 제품에 대한 화학물질 성분을 공개하고, 피해사례 발생 시 매출액의 5% 과징금을 붙이는 제도가 생겼죠.”

그로인해 이 대표는 더 바빠졌다. 지난해부터 해외진출을 위한 해외마케팅에 돌입했는데, 세계 70개 지사를 두고 있는 독일의 대표 생활산업용품 기업 헨켈에서 협업제의가 들어왔고 중국 유통라인을 만들고 있다. 앞으로 유럽과 미국에 대한 진출도 구체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10년 동안 만든 ‘마늘 접착제’를 이제 알리는 일만 남았어요. 영업과 마케팅‧홍보를 위해 심혈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천연접착제’를 만들고자 하는 이진화 대표는 마늘을 소재로 한 접착제에 그치지 않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더 좋은 소재를 발굴하기 위해 앞으로도 연구‧개발에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생활이 편리해진만큼 부작용도 참 많은 세상이에요. 그렇다고 화장품이나 약, 가공식품 등을 안 쓸 수는 없잖아요. 편리함을 유지하면서도 인체에 무해한 제품들을 만들고 싶어요. 그러려면 더 많은 소재를 공부해야 하고 개발해야겠죠? 이 세상 모든 제품을 무해한 천연소재 제품으로 바꿀 수 있는 그날까지 (주)JR의 도전은 계속될 것입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