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 선제적으로 대처하자 - 기후변화 대응 품종·농업기술 개발과 변화하는 생활양식

▲ 기후온난화로 아열대기후에 접어든 제주도에서는 최근 망고 등 아열대과일과 채소 재배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가뭄위험 알림 프로그램 개발…내년부터 서비스
기후변화 대응 안정생산·병해충 관리 연구 박차

이제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가 만연화됐다. 가뭄과 폭우, 한파 등 종잡을 수 없는 이상기후로 인해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이 같은 이상기후는 특히 자연에 의존하는 농업생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이러한 이상기후에 대응한 농업연구에 골몰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품종 개발과 안정생산 기술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최근 이상기상 바탕으로
지역별 최고품질 쌀품종 추천

이상기상에 따른 재해 빈발로 농산물 생산의 변동성이 증가하고 수급이 불안정함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이상기상으로 인한 작물의 피해를 줄이고, 품질 향상을 도모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식량작물의 경우, 기후변화에 대응한 안정 재배기술 개발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수행해오고 있는데, 우선 벼, 맥류, 콩, 감자, 고구마, 참깨, 잡곡 등 주요 작물의 기상재해별 피해 유형을 분석을 마쳤다. 이를 바탕으로 기상재해와 벼 흰잎마름병, 밀 붉은곰팡이병, 감자 역병, 고구마 덩굴쪼김병 등 병해충에 저항성이 있는 4개 작목 9개 품종을 개발했다.
또한 벼 등숙기 고온·저온 영향, 침관수 정도별 피해 등 이상기상에 작물의 생리적 특성변화와 피해 유형을 구명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전국 농업지대별 적응 최고품질 벼 품종을 추천했는데, ▲중부평야지는 대보, 삼광 등 ▲남부평야지는 영호진미, 미품, 수광, 현품 등 ▲조기재배지는 조평, 운광 등이다.
농진청은 봄가뭄이 극심했던 지난해와 같이 가뭄이 상시화될 것을 대비해 상습적으로 가뭄이 발생하거나 농업용수가 부족한 지역에 ‘일미’, ‘새일미’, ‘신동진’ 등 가뭄에 강한 품종을 추천했다. 또한 미래 기온상승에 대응해 아시아 열대지역처럼 더운 나라에서도 잘 자라는 자포니카계 벼 ‘아세미’(2013)에 이어 지난해에는 ‘아세아1호’도 추가로 개발했다.

농진청은 기상청의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미래 농경지 가뭄 위험성을 예측해 가뭄위험달력도 제작했으며, 가뭄 저항성 조와 기장 품종을 개발하고 농가에서 활용할 수 있는 물 관리요령도 지도하고 있다. 아울러 지역별 실시간 농업기상 서비스 등과 연계해 밭작물 농경지 가뭄 위험 알림 프로그램을 개발해 내년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고온서 착색 잘되는 사과 개발
식량작물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응한 과수 신품종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고온에서도 착색이 잘돼 착색관리를 위한 별도의 작업이 필요 없는 사과 품종을 이미 개발한 상태다.

기후변화 대응을 목표로 개발한 대표 사과품종은 착색관리가 쉬운 녹황색 사과 ‘그린볼’(2008)과 ‘황옥’(2009), 착색기 고온의 기상조건에서도 착색이 잘되는 추석용 사과 ‘아리수’(2010) 품종 등이 있다. 특히 ‘그린볼’은 기온이 상대적으로 높아 붉은색 사과를 생산하기 곤란한 남부지역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다.

배는 기후변화에 따라 발생빈도가 높은 검은별무늬병에 저항성이 있는 ‘그린시스’(2012), 개화기 저온피해 예방이 가능한 만기 개화성 품종 ‘소원’ 등이 대표적인 기후변화 대응 품종이다.
기후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제주도에 위치한 농진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도 온난화에 대응한 원예·특작 영향평가에 주력하고 있다.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는 지난해 기후변화에 따른 주요작물의 재배지 변동 예측기술 개발, CO₂농도 증가에 따른 해충 영향 평가, 열대·아열대 작물 유전자원 수집평가, 일 기상 수집·생성과 배추 작기 판단·변동 예측프로그램 개발 연구 등을 수행했다.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는 세계 평균을 상회하는 기후변화와 내륙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아열대화로 기존 농산물 생산시스템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올해는 기후변화 대응 작물 개발과 이에 따른 병해충 영향평가, 신소득작물 개발에 목표를 두고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작물 안정 생산기반 구축을 위한 원천기술이 아직 부족한 상황이라 가뭄, 습해 등 이상기상에 대응한 작물 피해경감 대책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또한 “매년 이상기상 발생 빈도 증가와 지역화 추세가 심화됨에 따라 안정적 식량생산을 위한 미래예측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기후변화는 인류에게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특히 생명산업인 농업과 직결된 현안이기도 하다. 과거와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의 안정적인 먹거리 생산을 위한 연구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 국립환경과학원은 미세먼지농도 조사 측정 결과(지난 17일 기준)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경기도 관할의 대부도 모습으로, 미세먼지로 인해 한치 앞도 볼 수 없다.

기후변화, 생활양식을 바꾸다

지구온난화·미세먼지 발생…생활소비 양상 바꿔
경영체질 바꾸는 글로벌 기업들…생산방식 변화
UN총회, 신기후체제 합의문 ‘파리 협정’ 채택

예년과 같지 않은 기온과 강수, 황사 그밖에 기후변화로 소비자와 생산자의 행동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포근한 겨울로 인해 도시 소비자는 한겨울용 의류와 침구류 대신 경량 재킷, 코트 등을 찾고 ,미세먼지로 인한 가습기·공기청정기에 대한 매출이 오르고 있다.

급증하는 미세먼지, 공기청정기 업체는 ‘활짝’

▲ 중국발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공기청정기가 필수 가전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기능과 디자인이 점점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때를 가리지 않는 미세먼지로 국민적인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로인해 미세먼지를 감소시키는 실내 식물, 실내 환기법 등이 연일 이슈로 떠오르고 몇 년 전부터 기상일보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다.

미세먼지의 원인은 지난호(428호, ‘계속된 기후온난화, 생태지도 바꾸다’, 생활편)에서 가뭄의 원인으로도 꼽았던 지구온난화와도 관련이 있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은 자동차 배기가스 등 화석연료가 연소되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메탄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이 ‘온실가스’ 물질들이 공기 중의 먼지입자와 엉겨 붙어 생성되는 것이 미세먼지다.

미세먼지에는 각종 중금속과 세균, 바이러스 등이 포함돼 건강한 사람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고 특히 노약자에게는 치명적이다. 하지만 국립환경과학원은 미세먼지농도 조사 측정 결과(지난 17일 기준)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가 더해질수록 공기청정기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사실, 가습기를 비롯한 공기청정기는 면역력이 약한 환자의 병실과 병원에서 볼 수 있던 제품이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서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한 가전제품 대리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지난 10일까지 공기청정기 매출이 전년 대비 42.6% 급증했다”며 “중국발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공기청정기가 필수 가전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로 달라지는 글로벌기업             
기후변화에 따른 글로벌기업들의 경영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12월 사용하는 전력 중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기 위해 828MW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용량을 추가로 매입해 온실가스를 낮추는데 적극 나서고 있으며, ‘포토샵’으로 유명한 어도비 시스템즈는 2002년 이후 전력 사용량 절반을 줄이고 천연가스 30%로 대체했다.

세계 1위 맥주기업인 안호이저-부시 인베브는 ‘최소의 물로, 더 많은 맥주를’이라는 슬로건 아래 2001년부터 모든 공정에 수자원 효율화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고 코카콜라는 입지 선정 때 기후변화에 따른 수자원 확보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온난화 막기 위해‘덜 버리고 덜 먹어라’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는 제21차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열려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한 파리협정문이 채택됐다. 이로써 세계사회는 2020년 이후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온난화를 방지해야만 하는 책임과 의무를 부여받았다. 이에 뉴욕타임스는 일반 시민들도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는 7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우선, 고기보다는 채소를 먹자고 제안했는데, 이것은 가축을 기를 때 발생하는 메탄가스가 지구온난화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또한,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이기 위해 자가용보다는 버스나 자전거를 이용하자고 주장한다. 그밖에 ▲마트가기 전에 냉장고 안의 음식물부터 처리하기 ▲운전할 바에 비행기 타기(그만큼 자가용이 지구온난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강조) ▲고기섭취를 줄여 탄소배출 줄이기 ▲연비가 좋은 차로 바꾸되, 두 번째 차는 사지 말기(차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엄청난 탄소 배출) ▲적게 사고 적게 버리기(자동차를 포함한 모든 소비재는 제조과정에서 탄소 발생) 등 일상생활에서 온실가스 발생을 방지하는 방법들을 소개해 큰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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