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산촌 탐방② - 전북 장수군 '장수 꾸지뽕' 장혜주 대표

▲ '장수 꾸지뽕' 장혜주 대표는 2005년 전라북도 장수군에 내려와 덕유산 삿갓봉 아랫자락, 해발고도 700m 10만여평의 임야를 사들였고 2010년부터 3만평(99,173㎡)의 꾸지뽕 밭을 일구기 시작했다.

덕유산 해발고도 700m서 꾸지뽕 3만평 재배
재배·가공·체험프로그램 운영…‘장수 꾸찌뽕’ 인지도 높일 터

전국적인 폭설에 눈길 조심하라는 기상예보가 매체를 휩쓸었던 12월 중순의 어느 날. 전라북도 장수군 역시 사방의 산이 흰 눈으로 덮여, 눈이 시릴 정도로 깨끗하고 아름다운 장관을 펼쳤다.
사람과 식물이 살기 가장 좋다는 해발고도 700m, 덕유산 삿갓봉 아랫자락에는 5년 전부터 꾸지뽕을 재배하며 꾸지뽕과 사랑에 빠진 아낙이 살고 있다. 그녀는 재배뿐 아니라 가공, 체험 프로그램 운영까지 꾸지뽕을 활용해 사람들과 만나고, 마을 노인들을 고용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 내년 2월에는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건강한 삶 살고자 귀산촌…
농약 치지 않는 꾸지뽕 선택

▲ 꾸지뽕은 자양강장 뿐 아니라 각종 여성 질환에도 효과가 좋기로 이름나 있다.

“꾸지뽕은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 하여 ‘천목’이라 불리는데 자양강장 뿐 아니라 각종 여성 질환에도 효과가 좋아요. 이것을 어떻게 상품화할 것인지 고민 끝에 지금까지 오게 됐네요.”
귀산촌자인 '장수 꾸지뽕' 장혜주 대표는 2005년 이곳 장수군에 내려와 덕유산 삿갓봉 아랫자락, 해발고도 700m 10만여평의 임야를 사들였다. 그리고 2010년부터 3만평(99,173㎡)의 꾸지뽕 밭을 일구기 시작했다. 당시 모두가 장수에서 유명한 사과를 재배하도록 권했지만 그녀의 생각은 달랐다.

“건강한 삶을 살고 싶고 건강에 좋은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귀산촌했어요. 적정 작목을 선택하는 단계에서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다양한 산약초 공부를 하다가 꾸지뽕을 알게 됐어요. 실제로 꾸지뽕 열매, 잎, 줄기를 이용해 음식을 만들어 먹으니 스스로 건강해 지는 것을 느꼈고 특히 농약을 뿌릴 필요가 없어 선택하게 됐지요.”    
장 대표는 꾸지뽕에 대한 확신이 남달랐지만 성공하기까지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2010년 꾸지뽕 묘목 3000주를 구입해 심었는데 장비업자를 부리고, 인력을 수급하고 퇴비를 운반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어요. 인건비 아낀다고 퇴비 운반 작업을 직접 했는데 일이 끝난 저녁에는 온 몸이 파스로 도배될 지경이었지요.”

장 대표의 꾸지뽕이 열매를 맺기 시작한 것은 2013년부터였다. 처음에는 열매 위주로 팔았고 점차 부가가치를 꾀할 수 있는 2차가공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꾸지뽕을 활용해 고추장, 된장, 간장 등 우리 고유의 장류와 차, 환, 젤리 등을 상품화해 장수지역 명품관에 전시·판매하고 있고 이제는 지역특산품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어요.”
장 대표의 꾸지뽕 가공제품들은 1월 중순 수도권의 롯데마트 매장에 납품되고 홈쇼핑에서도 홍보될 예정이다.

장 대표는 소비자와 직접 만나기 위해 모든 메뉴에 꾸지뽕을 접목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200석 규모의 ‘용광가든’은 ‘차별화된 산약초 건강 식당’을 표방하며 꾸지뽕을 활용, 장아찌를 포함한 모든 반찬과 양념을 만들었고 뽕버섯전골, 뽕백숙, 뽕오리훈제, 뽕빠가매운탕 등 각종 육수는 그 나무를 활용했다. 현재 이곳은 학교, 동아리, 병원, 백화점 등 단체의 직원과 회원들이 건강한 먹거리를 맛보기 위한 모임 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음식개발 과정에서 내가 가진 지식보다 내가 사는 산골 할머니들의 연륜에서 배어 나오는 음식솜씨에서 많은 영감과 영향을 받고 있어요.” 

▲ 장혜주 대표는 꾸지뽕 재배뿐 아니라, 꾸지뽕을 가공한 장류와 차, 환, 젤리 등을 제조, 음식점·체험 프로그램 운영까지 6차산업을 이루고 있다.

장 대표는 이웃과 함께 동반 성장해야한다는 생각에 장애인과 고령노인, 결혼이민여성을 고용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가공공장을 설립해 다양한 꾸지뽕 제품을 연구·개발할 예정이고 판매와 체험활동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는 유통센터를 건립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본격적으로 ‘장수 꾸지뽕’을 알릴 계획이다.    
지금도 전국의 농협과 농업기술센터, 작목반은 장 대표의 꾸지뽕 농장을 견학하러 연락이 끊이지 않고 초청강의 제의가 빈번하게 들어오고 있다. 그때마다 장 대표는 흔쾌히 참여해 꾸지뽕 재배와 소비자와의 소통, 산약초 건강 식당을 일궈온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지막으로, 함께 더불어 잘 살고자 하는 장 대표의 궁극적인 삶의 목표를 물었다.
“사람과 식물이 살기에 가장 좋은 높이가 해발고도 700m라고 해요. 꾸지뽕 밭이 있는 덕유산 삿갓봉이 딱 그 높이거든요. 훗날 그곳에 집을 짓고 좋은 사람들과 얼기설기 엉기며 살았으면 합니다. 공기도 좋고 물도 좋은 그곳에서 아픈 사람이 와서는 치유돼 나갈 수 있는 공간. 그런 터전을 닦고 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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