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열 농촌진흥청 발효식품과 농업연구사 농촌진흥청 발효식품과

▲ 백성열 농촌진흥청 발효식품과 농업연구사

고품질식초 대중화 위해
발효식초 임상적용 연구
발효·숙성기술 개발 필요

식초는 당류, 곡류, 주정(알코올) 원료에 초산균을 작용시켜 생성된 다양한 유기산 중 초산(아세트산)이 주성분으로 신맛을 내는 대표적인 조미료다. 특히, 피로회복, 성인병 예방, 식욕증진, 노화방지 등의 효과가 알려진 천연발효식품이다. 발효식초의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는 초산 생성능이 우수한 초산균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2012년에 발효식초 제조에 적합한 종균을 선발하고, 초산발효를 위한 최적의 알코올 농도(5〜6%), 접종비율 등을 설정한 발효식초 제조기술을 보급해오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지식재산권으로 출원·등록한 복분자식초와 발효옻식초 또한 이러한 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것이다. 복분자식초는 식초의 수율을 높이고 카테킨, 쿼세틴 등 복분자의 유용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발효옻식초는 옻의 알레르기 유발물질인 우루시올을 제거해 식품소재로서 활용 가치가 높다.

최근 국내 식초시장은 기존의 조미용 식초뿐만 아니라 음료용 건강 식초가 각광을 받고 있으며 점유율과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음료용 식초의 연간 매출액은 2천억 원(소매가 기준, 2013)에 근접하며 이는 조미용 식초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종래의 사과식초, 현미식초 위주에서 블루베리식초, 복분자식초, 석류식초 등 제품의 종류가 다양해진 것도 음료용 식초의 성장세와 맥락을 같이한다. 이러한 트렌드에 부합해 농촌진흥청은 개발한 복분자식초와 발효옻식초의 대사체 분석을 통해 건강기능 효과를 밝히고 있다.

‘대사체’(Metabolome)는 원래 세포 혹은 생체액 안에 존재하는 저분자량의 중간산물들을 말한다. 대사산물들의 양은 유전적 요인뿐만 아니라 개인의 식생활과 같은 후천적 요인과 질병, 약물 등에 의해서도 변화된다.

건국대와 경희대가 공동연구를 통해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발효식초 2종을 비만 쥐에 먹인 결과, 먹이지 않은 쥐에 비해 비만 정도가 6〜7%, 총콜레스테롤이 12〜31%, 간의 총 지질은 46〜52% 감소했다. 동맥경화지수도 식초를 먹이지 않은 쥐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표면적 결과에 대해 대사체 분석을 해 식초를 섭취함으로써 나타나는 다양한 대사체를 확인했다. 비만과 동맥경화 예방에 있어 발효식초의 비밀을 대사체 분석을 통해 밝힐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천연 발효식초의 건강 기능성이 속속 밝혀지고 있으나 고품질 식초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가야할 길이 멀다. 동물실험 모델로 밝혀진 식초의 건강기능 효과를 임상적용 등의 확대 연구가 필요하며, 식초의 품질 향상 방안으로 발효·숙성관리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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