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칼럼 - 농촌여성 영농교육 강화해야

영농교육 이수생 겨우 10%만 여성
교육시 여성비율 30%이상 강제할당해야

▲ 이완주 박사 (토양전문가/칼럼니스트)

이케다 가요코는 “지금 세계에는 63억의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2002년). 그런데 만일 그것을 100명이 사는 마을로 축소시킨다면 52명은 여자이고 48명이 남자입니다.”라고 그의 책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에서 말한다. 그러나 여자보다 4명이나 적은 남자가 부(富)를 8:2로 많이 지니고 있다.

세계에서 문맹률이 최저(0.1%)이며, 정보기술산업은 일본을 앞질러 세계 1위이며, 경제규모 세계 11위인 나라, 그 나라가 한국이다. 그런 한국의 여성의 정치·경제 참여도는 몇 위일까? 고작 세계 68위에 그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불과 한두 세대 전만 해도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며 여자의 활동을 금기시 했다.

남녀의 불평등이 과거에도 심했고, 여성상위시대를 부르짖은지 2세대가 지났건만, 지금도 남성상위 관행은 여전하다. 여자는 남자에 비해 사회의 진출 기회도 적고 임금도 남자의 6~8할에 불과하다. 그래서 ‘성차별 피해의식’이 세계 1위이다.

필자는 매년 강의실에서 수천 명의 농업인을 만나는데, 지방에 따라서 여성의 비율이 달랐다. 수도권으로 가까워올수록 비율이 높고, 멀수록 낮다. 어쨌거나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던 적은 거의 없다.
지난해 농촌진흥청에서 집계한 농업관련교육을 받은 사람은 총 950,710명이었는데, 이중 여성의 숫자는 어림잡아서 10%정도라 한다. 실제로 최근 영남지방 한 군의 강의에서는 45명 중 여성은 숫제 한 명도 없었다. 하도 신기해서 물어보았다.

“왜 여성분은 한 명도 없나요? 여성은 뽑지 않았나요?”
“어데예. 우리 지방에서는 죽 그래 왔어예.”
강의 때마다 흙에 대해 내가 쓴 책을 가지고 가서 답을 잘 맞히는 수강생에게 상으로 주곤 한다. 지금까지 100여 명 이상의 수상자를 보면 어림잡아 8:2로 단연 여성이 많다.
한편 지난 봄 학기, 충남의 마이스터대학에서 딸기농사를 짓는 전업농을 지도했다. 그 중 유난히 토양학에 관심을 가지는 40대의 부인 A씨가 있었다. 그녀의 남편은 작년에 강의를 들었고 그해 딸기 농사로 5천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그의 부인까지 강의를 들은 올해는 무려 1억7천만 원을 올려 부채 중 1억 원을 갚았다고 한다. 셈으로 따지면 1+1은 2지만, 부부가 힘을 합하면 억도 되고 무한대도 된다.

분명 남자와 여자는 차이가 있다. 지난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수행된 여러 연구들은 여성이 남성보다 뇌가 9~12% 정도 더 작아서 덜 똑똑하고, 지적으로 열등하다’는 주장이다.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인간의 두뇌보다 2배나 큰 코끼리가 지구를 지배했어야 한다.
남자와 여자는 ‘차이’보다는 ‘다름’으로 인정해야 옳다. 남자는 멀리 보고, 여자는 가까운 데를 세심하게 본다. 마치 수레의 양 바퀴처럼 꼭 같은 크기로 존재해야 수레가 제대로 굴러가듯이 남편과 아내가 공존해야 가정이 정상적으로 간다. 남존여비도, 여존남비도 아니고 ‘남녀평등’이어야만이 그 가정은 행복하고 발전이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자만큼, 아니 그보다 더 많이 여자도 배워야 한다. 한국의 오늘이 기적으로 치부되는 근원은 교육이 아닌가. 여자들이 잘 배워야 하고, 그러려면 첫째, 남자들의 고루한 생각을 뜯어고쳐한다. 둘째,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2003년부터 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남녀 중 한 성의 합격자가 30%미만일 때는 추가합격을 시키는 ‘양성평등채용목표제’처럼 교육에서도 여성의 비율을 30%, 또는 그 이상 할당하는 강제규정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셋째, 여성 자신이 적극적으로 교육에 참가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이 자신과 가정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암탉이 울어야 집안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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