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百의 그림자」

비정한 사회 속 선량한 사람들의 이야기

누군가에게 좋아하는 음식을 물어볼 때, 그때는 둘 중에 하나다. 그이와 다시 만난 날 그가 좋아하는 음식을 같이 먹으려고 한다거나 그게 아니라면 할 말이 정말 없어서.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였던 첫 단편소설집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로 ‘황정은 신드롬’을 일으켰던 작가 황정은이 첫 번째 장편소설 <百의 그림자>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황정은풍’, ‘황정은식’이라는 수식어를 가질 만큼 개성적 문체를 지닌 황정은은 이번 소설에서 폭력적인 세계 속 쓸쓸한 삶을 살아가는 은교와 무재,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그려냈다.

작가는 ‘난폭한 이 세계에서 따뜻한 것을 조금 동원하고 싶었다’고 밝힌다. 진흙탕 연꽃처럼 이 세계에서 피는 두 남녀의 진실한 사랑은 연꽃보다 선량하고 따뜻하다. 갈비탕을 좋아하냐 묻는 그의 물음은 수줍고 선하다.  
한 문학평론가는 “이 소설을 한 단어로 정리하면 이렇다. 고맙다. 이 소설이 나온 것이 그냥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황정은/민음사/196쪽/12,000원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