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국은 온통 산과들이 만산홍엽(滿山紅葉)을 이루고 있다. 온산의 나무들이 저마다 노랑, 빨강, 갈색 옷을 갈아입고 자태를 뽐내고 있다.  
지리산 중턱에 걸린 구름 띠가 가을단풍과 조화를 이루며 그 아름다움을 더한다. 곧 발가벗은 나목으로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하는 나무들을 보면서 자연의 위대한 질서를 배운다.
남도여행길에 차창너머로 펼쳐지는 단풍을 보면서 우리네 지친 삶의 현장을 되돌아본다.

도시의 아파트 숲과 자연의 위대한 숲을 비교해 본다. 자연은 스스로 연료를 태워 공해를 발생하지도 않고 인간이 만든 그 어떤 것도 만들어 낸다. ‘인간이 만든 비행기보다 훨씬 이전부터 새는 하늘을 날고 잠수함 이전에 물고기는 물속을 헤엄쳐 다녔다’라고 이시형 박사는 ‘산에서 배운 지혜’에서 자연을 예찬했다.
자연은 사고 없이 서로 협력하며 조화롭게 살아간다. 이것이 바로 자연의 위대한 힘이요, 질서다. 아파트 숲에서는 온갖 공해와 충돌이 일어나는데 숲속의 나무, 풀, 이끼, 새, 곤충들은 평화롭게 공생하며 살아간다.

문제는 바로 우리 인간이다. 인간만이 자연을 파괴하고 착취하고 돌려주지 않고 있다. 창가에 펼쳐진 가을들판에 하얀 ‘공룡알’처럼 생긴 볏짚 곤포사일리지 더미가 자연을 착취하는 현장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땅으로부터 얻은 만큼 땅으로 되돌려 주어야 하는데 하나도 남김없이 다 가져가니 말이다.

환경파괴, 심각한 가뭄, 물 부족 사태 등 불길한 징조들이 도처에 나타나고 있다. 자연을 등지고 인간만이 살 수 있을까. 자연은 위대한 교과서라 했다. 자연을 통해 배우고 감사하는 마음이 있을 때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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