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대한민국 최고의 6차산업, 여성도 할 수 있다⑨

▲ 농업의 6차 산업화의 성공 모델로 손꼽히는 하미앙와인밸리의 이상인(대표), 석미숙(이사) 부부.

■2015년 6차산업화 우수사례... 경남 함양 ‘두레마을’(하미앙와인밸리)

유럽풍 산머루 테마농원으로 ‘차별화’
힐리농원 발전…체류형 농원으로

우리 전통자원인 산머루로 대한민국 와인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마을이 있다. 경상남도 서북단 함양군 지리산자락에 산머루 향기가 그윽한 유럽풍 테마농원인 ‘하미앙와인밸리(대표 이상인)’가 그 곳.
특히 약 33000㎡(1만 평) 규모로 조성된 하미앙와인밸리는 산머루를 재배, 가공, 체험 및 관광을 융합한 6차산업을 통해 창조농업을 실천해 나가고 있는 대표 마을로 손꼽힌다.
하미앙와인밸리는 도시민들의 농촌관광 기회를 제공해 체험과 휴양, 심신을 치유하는 힐링농원으로 발전시켜 체류형 농원으로 정착시켜 나가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농업소득 창출로 농가소득과 농촌경제에 이바지하고 있는 하미앙와인밸리를 찾았다.

# 고통과 좌절은 성공의 밑거름
지금의 하미앙와인밸리로 조성되기 까지는 20여 년 간의 숱한 고통과 좌절이 있었다. 1985년 귀농한 이상인 대표는 농민 후계자로 수도작, 노지, 시설 작물 등 일반적인 관행농사를 지으며 실패의 쓴 맛을 느꼈다. 그런 그에게 산머루는 그야말로 ‘신이 내린 선물’이었다. 유년 시절 지리산 자락을 누비며 산머루를 따 먹던 기억을 상기시킨 것이다.

1995년 산머루 농사를 지으며 인생의 2모작을 준비하게 된 이 대표. 해발 400~600m의 고원은 평균 기온 13.3℃인 지리산 산간 지역으로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최적의 산머루 재배 환경을 자랑한다. 산머루 생산량은 매년 증가했다. 이에 그는 1998년 함안 농공단지에 수동식 가공 공장을 설립했다. 규모가 커지면서 생산량이 늘었고 직원도 증원됐다. 회사 운영 비용은 증가했지만 낮은 마진으로 유통은 한계에 이르렀고 결국 파산위기에 놓이게 됐다. 그런 이 대표에게 좌절과 고통은 잠시였다.  

이 대표는 당시 “단순 제조업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깨달음을 얻었다”며 “실패에 원인을 분석하고 돌파구를 찾기 위해 일본, 미국, 유럽 등 선진 농업국을 견학하며 관광농업이라는 답을 얻었다”고 밝혔다.

# ‘체험관광농업’먼 미래가 아니다
2003년 ‘선진농업한수를배우자’라는 견학프로그램에 참여한 이 대표는 먼 미래로 여겨진 체험관광농업을 계획했다. 이에 독창적인 유럽풍의 산머루 테마관광농원을 구상했고 농공단지 가공공장을 정리하고 현재의 하미앙와인밸리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10여 년의 피나는 노력 끝에 1만 평의 황무지는 장미꽃과 같이 변화를 거듭했다. 우선 홍보관을 짓고 가공공장-지하숙성실-와인동굴-갤러리관-레스토랑으로 이어지는 지금의 견학 동선을 설계했다.
특히 단순 머루즙 가공에서 2003년부터 와인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즙으로 판매하기에는 유통 경로가 단순하다보니 와인을 통해 판로를 개척하기 위한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 한 잔의 와인, 생명을 담다
하미앙와인밸리의 와인은 단 한잔에도 생명력이 담겨 있다. 바로 숙성이라는 인고의 세월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와인을 만드는 과정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발효와 숙성이다. 수확 후 선별, 세척 작업을 마친 산머루는 파쇄를 거쳐 찌꺼기가 걸러지고 나면, 발효와 숙성 과정에 돌입한다. 산머루의 그윽한 향취와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정렬적인 레드 와인으로  탄생하기 위해서는 바로 발효와 숙성의 과학이 숨겨져 있다.

알코올 발효는 미생물의 작용으로 유기물이 발효돼 알코올이 생성되는 과정이다. 발효온도에 따라 맛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적정온도인 정확한 25℃를 고집한다. 이후 숙성과정을 거치는데 12~16℃의 온도에서 3년 이상 숙성해야 깊은 맛이 베인다.
이 같은 노력의 결실은 국제와인 대회인 ‘2007 코리아와인첼린지’에서 빛을 발했다. 세계 각국에 내로라하는 와인과 경쟁해 동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수입와인과 비교하지 말라”는 이 대표는 “머루와인의 맛을 포도 와인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고 밝히며 머루와 포도는 품종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 농업의 핵심, 3차 산업
관광농업형, 체험학습형, 심신치유형이 결합된 하미앙와인밸리의 3차산업은 ‘와이너리 관광’을 통해 이뤄진다.
와인동굴, 숙성고, 전시장, 산머루 공장 등의 농원시설을 견학하는 프로그램과 함께 하미앙 까페에서 와인과 차를 마시며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다. 모든 시설은 유럽풍의 이색적인 분위기에서 펼쳐지는 만큼 찾아오는 이들로 하여금 배전의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경상남도 교육청 체험농원으로 선정되며 학교와 단체, 가족단위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와인밸리의 차별화를 접목했다. 나만의 와인만들기, 산머루 효소담기, 와인 족욕, 산머루 떡·푸팅 만들기, 산머루 천연염색 등 하루 온종일 즐기고도 남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해 놓고 있다. 또 매년 산머루가 익어갈 무렵 와인 음악회를 통해 충성고객을 유치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 시기에 맞춰 마을회관에서는 지역 농산물 판매를 통해 소득을 올리는 한편 민박을 치뤄 지역 주민과 상생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 지역 경제와 함께 성장하는 ‘하미앙’
버스도 닿지 않는 오지마을 ‘하미앙와인밸리’. 주변 농가들의 생계는 ‘하이앙 와인밸리’를 통해 이뤄진다. 이상인 대표는 “산머루 묘종을 50여 농가에 보급해 15ha 규모에서 산머루가 생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계약재배로 참여하는 이들 농가는 연간 100~150톤의 산머루를 생산한다. 2001~2014년까지 약 50억 원의 농가소득을 창출한 셈이다. 또 고용창출에도 이바지하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해 나가고 있다. 이는 이 대표의 경영이념인 개척정신, 창조정신, 공동체정신 중 바로 공동체정신이 반영된 결과이다.

하미앙 와인밸리의 방문객 수는 2012년 5000명에서 올해는 16배 성장한 8만 명 이상을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른 직거래 판매 비율은 2012년 15%에서 현재 70%로 상승했고 수익률도 동 기간 15%에서 45%로 성장했다.
이 대표는 “농민 후계자의 한사람으로서 농업을 성공 전략으로 삼고 꾸준히 노력해 왔다”며 “농업·농촌의 부존자원을 활용해 2차, 3차까지 끌어 올린 만큼 세계시장을 겨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여성의 6차산업화 성공전략

‘하미앙와인밸리’ 사례에서 배운다

▲우수한 여건을 활용하라
하미앙와인밸리는 고속도로에서 바로 이어지는 교통의 편리성을 살렸을 뿐만아니라 연간 300만 명이 오가는 상림농원 등 지리산 권역의 풍부한 관광자원을 활용했다. 특히 함양군 시티투어 운영을 통해 주변 관광지와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시련은 나를 더욱 단련시킨다.
단순제조업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닫고 선진 농업을 견학하며 체험관광농업을 계획했다. 실패는 반드시 원인이 있는 만큼 이를 찾아내고 안목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품질은 생명이다.
산머루 와인, 즙은 나를 대신한다는 신념을 갖고 품질 향상에 힘써야 소비자에게 인정받을수 있다. 와인은 오랜 기간 숙성과정을 겪는 만큼에 제품에 생명력을 담아야 한다.
▲차별성을 접목하라
하미앙와인밸리는 이색적인 유럽풍 시설을 갖췄다. 자연 그대로를 살리되 무언가 차별성을 불어 넣는다면 방문객들에게는 잊혀지지 않는 기억, 추억으로 다가갈 것이다.
▲지역주민과 상생하라
매년 가을에 개최되는 와인 페스티벌은 ‘하미앙와인밸리’만의 행사가 아니다. 바로 마을 주민들과 함께 한다. 지역 농산물도 판매하고 민박을 통해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나만의 경영 철학을 갖자.
하미앙와인밸리의 슬로건은 ‘우리는 개척한다’, ‘황무지를 장미꽃같이’이다. 또 경영이념은 개척, 창조, 공동체 정신이다. 시련은 반드시 온다. 하지만 이겨낼 수 있는 정신적인 버팀목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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