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능성작물시대가 온다 - ⑨천문동

▲ '하늘땅향 송화진천문동농장' 박해란 대표는 추출차를 비롯해 식혜, 젤리 등 천문동을 활용한 가공식품을 만들고 있다.

만성기관지염‧폐결핵‧천식‧감기 등 호흡기질환 특효

추출차‧식혜‧젤리‧분말 등 활용가능성 무궁무진

천문동은 하늘의 문을 열어주는 겨울 약초라는 뜻으로 섭취했을 때 몸이 가벼워지고 정신이 맑아져 곧 신선처럼 하늘에 오르게 한다고 전한다. 대중적으로 낯이 익은 작물은 아니지만 예부터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배출하며 해독과 피로 회복에 탁월하기로 약초꾼들 사이에서는 유명했다. 신선에 이르게 하는 약초, 천문동이 이제 많은 사람들 앞에 설 수 있게 됐다. 천문동 재배와 가공을 넘어 이제는 그것을 이용한 체험프로그램까지 계획하고 있는 ‘하늘땅향 송화진천문동농장’의 여성창업자 박해란 대표를 전남 함평군 성북길에서 만났다.

“조상들은 천문동을 ‘달리는 말을 따라가 잡을 수 있는 체력을 길러준다’고 할 정도로 사람 몸에 좋고 귀한 작물이라 했어요.”

조선시대 간행된 향약집성방과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폐와 원기회복에 효과가 좋다고 기록됐으며 예부터 만성기관지염, 폐결핵, 천식, 감기 등 호흡기질환 치료에 쓰였다.

박 대표는 천문동 효과를 몸소 체험했기에 창업까지 할 수 있었다고 한다.

“큰 수술을 받고 공기 좋은 함평으로 왔어요. 수술 후에도 원기가 회복되지 않아 다시 검진을 받았더니 갑상선에 문제가 생겼다는 거에요.”

수술을 하면 성대가 다쳐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해 그녀는 수술 받지 않기로 결심했고 천문동을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복용하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갑상선 증세는 완화됐고 원기도 회복됐다.

그녀의 남편 송화진 씨가 친척의 농장에서 천문동 묘목을 함평으로 가져와 재배하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다.

“신랑이 총각 때부터 천문동 농장을 하는 육촌형님을 도왔어요. 신랑은 천문동에 대한 효능을 전부터 잘 알고 있었죠.”

4년 동안 키워진 묘목을 밭에 다시 심어 재배하는 기간은 자그마치 7~8년이다. 그래서 ‘하늘땅향 송화진천문동농장’에서 취급하는 천문동은 10년 이상 된 것들이다. 현재 그녀의 남편은 천문동 생산을, 박 대표는 천문동 가공을 맡고 있었다.

“천문동을 먹으면서 건강을 되찾게 됐고 2014년에는 창업을 시작했어요. 현재는 천문동 60%, 가시오가피 10%, 도라지 8% 외 더덕, 연잎을 함께 넣어 만든 천문동 추출차를 판매하고 있고 천문동 뻥튀기, 천문동 젤리, 천문동 식혜 제조방법을 연구 중이에요.”

▲ 천문동 추출차는 천문동 60%, 가시오가피 10%, 도라지 8% 함유돼 있고 그외 더덕, 연잎을 함께 넣어 만들었다.

하지만 천문동을 가공하는 데는 결정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날 것 상태에서 천문동은 독특한 향을 내지만 열을 가하면 맛과 향이 사라지는 것이다.

“가공은 끓이거나 조리거나 대부분 열을 가하잖아요. 식혜나 젤리를 샘플로 만들어봤더니 천문동 향이 나지 않는거에요. 식혜의 경우 현재 그 방법을 찾았는데, 젤리는 아직도 연구중이에요.”

현재 천문동은 국향대전과 함평나비축제 등 함평군에서 치러지는 다양한 축제와 인터넷을 통해 홍보와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10년산 천문동과 천문동 추출차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입소문으로 찾는 사람들이 있어 특별한 홍보는 필요 없다고 한다.

“천문동 자체로도 인기가 많아요. 생으로는 물론, 고구마처럼 쩌 먹기도 하고 우유에 갈아 먹기도 하고 효소 담그기도 하고. 천문동은 앞으로도 다양한 활용가치가 있는 작물입니다.”

‘하늘땅향 송화진천문동농장’은 중국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과 우리나라는 토질자체가 다른데 우리나라 천문동이 더 좋다고 해요. 그래서 중국인들이 우리나라 천문동을 많이 찾고 있어요.”

하지만 현재 수출할 수 있는 천문동 물량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한다. ‘하늘땅향 송화진천문동농장’은 천문동 협동조합을 만들어 천문동 재배량을 늘릴 계획을 하고 있으며 중국을 넘어 아시아, 전 세계적인 천문동 기업으로 크는 것이 목표다.

▲ 천문동은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배출하는 등 호흡기질환에 탁월하고 해독과 피로 회복에도 좋다.

“천문동으로 만들 수 있는 식품이 무궁무진해요. 또한 인삼보다 사포닌 성분이 더 많이 함유돼 있지만 100명 중 99명이 몸에 맞는, 부작용이 거의 없는 작물이죠. 내년에 자체적인 가공공장을 짓게 되는데 다양한 천문동 가공식품을 만들 예정이에요. 최대 난점인 열을 가했을 때 향이 사라지는 문제도 해결하고요.”

섭취 후 내 몸이 좋아졌기 때문에 한 점 부끄럼 없이 소비자에게 천문동을 권할 수 있다고 말하는 박 대표는 “내가 먹는 것처럼, 양심 있게 천문동을 재배하고 식품을 만들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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