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박진면 원예특작환경과장

철저한 수자원 확보와
효율적 물관리시스템 구축해
물 부족 사태 대비해야

올해는 유달리 무더웠고 예년에 비해 강수량이 매우 적어 농사에 물 부족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기상청 장기 예보에 의하면 내년 농사철이 시작되는 3~4월까지는 큰 비가 없다고 하니 식수도 문제지만 물이 많이 필요한 농업용수 확보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지구상에 있는 물은 항상 일정하다. 그러나 물 양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물 양이 필요한 시기와 장소에 있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지구상에 물은 약 13억8,600만㎦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 중 97.5% 정도는 염수이고 담수는 약 2.5%인 3,500만㎦이다. 이 중 빙하, 극지방 등에 있는 물을 제외하면 사람들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32% 내외로 약 1,100만㎦의 지하수와 13.5만㎦의 하천과 호수 등에 존재하는 지표수로 상당히 제한적이다.

물은 사람의 생명을 유지하고 작물이 자라는데 필요하며 농업 환경을 유지하는데 절대적인 요인으로 모든 생명체에는 필수적인 물질이다. 그러나 대기권 안의 물은 항상 일정하나 기온 상승으로 대기 중에 포화 수증기량이 많아지면 한발과 폭우가 우려되고 물의 존재가 불균형이 심화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적어진다.

가뭄이 지속돼도 필요한 물량을 관개할 수만 있다면 일조가 충분한 상태가 지속되므로 농업 생산성과 품질은 더 향상될 수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지구환경 변화로 최근 우리나라의 강수량은 지역과 시기에 따라 불균형이 심하고 기온 등의 이변도 많아 물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조건에 놓이는 농경지가 많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이변에 따른 물 부족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작물 재배에 물은 제한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우선 물 관리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한 인식과 우리가 일상에서 물 낭비가 얼마나 많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 방법, 지표수 및 지하수 활용 체계 등 구조적인 기틀을 다질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현재 개발돼 이용되는 농업기술들의 재점검과 활용되는 다양한 기술을 종합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나라 물 관리 시스템은 체계적이지 못하고 물 부족국가에 속하면서도 낭비의 여지가 많다. 농업용수의 경우 비효율적인 관리 방법이 물이용 현장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현재 원예작물 재배에 활용되는 물 관리 기술 중 점적관수 방법은 다른 방법에 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세부 기술에서 점적핀(공)의 간격이나 물을 주는 시간과 간격, 점적호스의 배치 방법, 한 번에 주는 물 양, 이런 기술들이 적용되는 토양조건 등 많은 조건들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미미한 차이가 크다. 점적관수 호스의 배치 방법 중 하우스 재배에서 지중에 점적호스를 배치하는 방법은 초기 설치비용은 더 소요되나 지표 점적관수에 비해 20% 정도의 물 절약이 가능하고, 한번 설치 후 추가적인 노동력을 절감하며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상 이변에 민감한 과수원에서 지중관수 방법은 물 절감과 과수원 잡초관리에 효과적이다. 지중관수는 적은 물 양을 작물 뿌리 주변에 나눠줄 수 있어 물이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관비의 효율도 높일 수 있어 앞으로 이용 확대가 요구된다.

가뭄 예측은 어렵지만 물은 항상 부족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닥치기 전에 철저한 준비로 수자원을 확보하고 효율적인 물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물 활용 측면에서 물 절감이 가능한 합리적인 방법을 확대 보급하는 등 물 부족에 대한 다양한 방법으로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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