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대한민국 최고의 6차산업, 여성도 할 수 있다⑧

▲ 사랑말한우 나종구 대표는 한우를 좋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2차인 육가공센터, 3차인 식당과 직매장을 운영, 두당 평균 100만원 더 비싸게 농가에 이익을 주고 있었다.

■ 2015년 6차산업화 우수사례... 강원 ‘홍천사랑말한우’

농업의 6차산업화는 FTA의 거센 파고 속에서 우리농업을 지속시키고 농업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안 중에 하나다. 1차 생산과 2차 가공, 3차 유통과 체험 관광으로 농업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 특히 6차산업화에 여성의 주도적 힘과 섬세함, 정성이 보태지면 6차산업은 보다 더 빛을 발한다.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주관·주최한 제3회 6차산업화 우수 경진대회에서 수상한 10개의 사례를 연속해 심층 취재, 그들의 성공 노하우로 여성도 도전할 수 있는 6차산업화의 방향을 제시한다.

좋은 가격에 매매할 수 있는 6차산업 시스템 구축
지역사회 공공이익 추구해야 농가 성공할 수 있어

사 랑말은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성동리, 북방리, 화동리의 5개마을을 아우르는 지역이름이다. 지명이름처럼 이곳은 마을과 농업, 이웃을 사랑하는 104명의 ‘한우지키미’들이 3천두의 소를 키우고 있다. 이곳에서 ‘남들이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하자’는 일념으로 ‘홍천사랑말한우영농조합법인’을 이끌고 있는 나종구 대표를 만났다. 그는 보통의 법인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평생 소 먹이던 홍천 토박이
나종구 대표는 강원도 홍천에서 나고 자란 홍천 토박이다. 홍천과 한우를 너무 잘 알았기 때문에 한우사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 그는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05년부터 사랑말 주민들은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을 추진했어요.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후에야 1·2·3차 산업을 아우르는 ‘홍천사랑말한우’가 탄생할 수 있었죠.”
사 랑말은 접근성이 좋지 않고 관광시설도 거의 없지만 일교차가 커서 한우 사육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2010년 44명의 출자로 홍천사랑말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한우사업을 추진했으며 이때 생산비와 품질향상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소 키우는데 중요한 게 두 가지 있는데 생산비를 줄이는 것과 등급 높은 소를 길러내는 것이에요. 홍천사랑말 TMR 사료공장(이하 사랑말 TMR)을 건립해 두 가지를 모두 잡으려 했죠.”
사랑말 TMR은 1년간 시험운영 후 2011년 3월 준공했고 1일 50톤의 사료를 공급할 수 있었다. 사료공장 건립으로 시중가보다 10% 저렴한 사료 공급이 가능해졌건만 위기가 찾아왔다.

한우 농가 생산비 보장 위한 판로개척
조 합원 뿐만 아니라 준조합원에게도 TMR 사료 생산과 공급으로 고품질 한우를 일정하게 생산할 수 있게 됐고 농가소득 향상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공장 설립 1년 만에 한우 과잉공급으로 한우 값이 폭락하는 위기를 겪는다. 하지만 소값은 폭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는 여전히 비싸게 소고기를 구입하는 현실을 보고 나 대표는 생각의 전환을 하게 된다. 그리고 한우 농가를 위한 직거래 ‘판로개척’을 통해 안전하고 일정한 농가소득 창출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사랑말한우 식당과 직매장은 한우 농가의 생산비 보장을 위해 2012년 4월 시작됐다.
다른 식당이나 직매장과 차이점이 있다면 생산 장려금과 농가소 판매경비, 운영비를 제외하고는 이윤을 남기지 않는다는 운영방침이다. 30~100%까지 마진을 남기는 일반식당에 비해 소고기 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개업하자마자 대박이 났지요. 1등급 등심을 100g에 5천 원씩 팔았어요. 결국, 전국에서 단일 매장으로 가장 소를 많이 파는 식당이 됐지요.”
그는 단지 조합원들의 소를 제값에 팔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을 뿐이었다고 말한다.  

가공센터 설립으로 한우매입부터 유통까지 총괄
구 이를 전문으로 하는 사랑말한우 직매장은 장사가 잘될수록 국거리나 불고기와 같은 비선호 부위가 남아돌기 시작했다. 직매장에서 팔고 있는 비선호 부위의 소비자 가격은 시중가의 60%정도 밖에 되지 않았으나, 구이류의 판매 속도를 따라갈 수 없었다. 결국, 오랜시간 창고에 쌓여있었던 비선호 부위들은 덤핑 제품 취급을 받으며 유통업자에게 팔려나갔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육가공센터 건립이 조합원들 사이에서 제기되기 시작했다.

사랑말한우 육가공센터는 원료육 생산을 위한 1차 가공과 학교급식을 위한 2차 가공을 위해 2013년 가을에 설립됐다. 사랑말한우 육가공센터에서는 그날 잡은 소를 바로 유통, 신선한 상태의 제품을 거래처에 제공한다. 홍천 학교급식센터와 인근지역 학교급식 가공업체에 주로 납품되고 있다. 그밖에 한우매입과 출고, 재고관리, 물량조절, 비선호 부위 유통 등 사랑말한우의 유통을 총괄하는 기능을 한다.  

서로 나누고 함께 미소 짓는 홍천 만들기
“6차산업을 통해 유통이나 가공으로 부가가치를 만든다는 것은 사업기반 없는 농민들에게는 현실성 없는 이야기입니다.”
나 대표는 소를 좋은 가격에 팔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사료공장과 식당, 가공센터를 세웠다. 농가가 돈 벌 수 있는 농업을 하기 위해서는 곧 죽어도 생산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만든 6차산업 시스템은 농가가 한우를 더 비싼 가격에 팔 수 있게 만들었다.

“우리 육가공센터에서는 두당 850만~900만 원 하는 것을 100만 원 정도 웃돈을 주고 매입해요. 그러니 홍천에서 소 키우는 사람들은 우리 가공센터에서 소를 팔려고 하죠. 농가소득도 커지고 사랑말한우 규모도 커지고 동시에 홍천홍보도 되고. 훌륭한 시스템 아닌가요?”
사랑말한우 식당을 이용하는 방문객만 16만 명에 연매출 60억~70억 원을 달성했다. 홍천에서만 감당할 수 없었던 나 대표는 올해 7월 경기도 의정부에 식당과 직매장을 냈고 그의 아내가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윤은 없다는 것이 나 대표의 말이다. 그야말로 농민이 소를 비싸게 파는 효과와 39명의 지역 일거리창출, 지역관광 활성화 등 공공성에 기반한 이득이다.

앞으로도 홍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려 한다는 나종구 대표는 ‘전국에서 가장 잘되는 식당이지만 돈 벌려고 하지 않는 식당’을 운영하며 홍천에서 가장 유명한 농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남겼다.
“농업은 애초에 나누는 것이 기본이에요. 나눌 궁리 안하고 경쟁시키면 망합니다.”

■여성의 6차산업화 성공전략

▲ 홍천 사랑말한우 의정부지점은 나 대표의 아내, 남궁경옥씨가 경영하고 있다.

‘홍천사랑말한우’의 사례에서 배운다

▲내가 잘 하는 것을 하라
유행에 치우치지 말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사업을 선정하라. 자연스럽게 동기부여가 돼 자신있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이웃농가와 함께하라
모든 농업은 농가들의 결속력과 추진력이 절대적이다. 고비 때마다 낙심이나 책임 추궁보다는 해결책을 찾는 것이 중요하며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헌신하는 농가가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영농조합법인을 활용하자.  
▲ Of the 생산, By the 생산, For the 생산
유통이나 가공에서의 부가가치 창출보다는 생산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라. 다른 곳에서 부가가치 창출하려다 보면 자본가들이 결국 뺏는다.
▲소비자-생산자 신뢰구축 필수!
1차산업을 활성화 시키겠다는 생각 확고히 해 한우농가의 신뢰를 구축하라. 2·3차에서의 이윤을 버리고 고품질 한우를 소비자에게 제공해 소비자의 신뢰도 확고히 한다면 브랜드 이미지 신뢰도는 저절로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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