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대한민국 최고의 6차산업, 여성도 할 수 있다⑦

▲ 담양 황금리 전남 친환경농업교육원에서 김상식 김민자 부부.

■2015년 6차산업화 우수사례... 전남 담양 두리영농조합법인

농업의 6차산업화는 FTA의 거센 파고 속에서 우리농업을 지속시키고 농업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안 중에 하나다. 1차 생산과 2차 가공, 3차 유통과 체험 관광으로 농업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 특히 6차산업화에 여성의 주도적 힘과 섬세함, 정성이 보태지면 6차산업은 보다 더 빛을 발한다.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주관·주최한 제3회 6차산업화 우수 경진대회에서 수상한 10개의 사례를 연속해 심층 취재, 그들의 성공 노하우로 여성도 도전할 수 있는 6차산업화의 방향을 제시한다.

생산·유통·서비스 전문가 손잡고 6차산업의 새로운 모델 제시
유기농 쌈채소, 유통회사, 식당체인이 힘 합쳐서 시너지 효과 창출

전남 담양군 수북면 황금리, 이름만으로도 항상 풍년을 약속받은 곳이지만 가을에는 사람 키를 훌쩍 넘기는 코스모스 가로수길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두리영농조합법인이 중심이 된 유기농마을이 있는 곳이다.
두리영농조합법인에서는 김민자 김상식 부부가 인근의 농가 몇 곳과 같이 상추 등 유기농 쌈채소 18종류를 재배한다. 부부는 6차산업화란 말이 있기 오래 전부터, 6차산업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쌈채소로 꾸러미 사업을 펼치며 직거래를 뚫었다. 생산한 쌈채소에 ‘3℃ 숨쉬는 맑은 채소’란 브랜드명도 만들었다. 채소를 작은 박스에 포장해 결혼식장 답례품으로 납품 하는 아이디어로 여러 사람들에게 ‘3℃ 숨쉬는 맑은 채소’ 브랜드 쌈채소를 홍보하기도 했다. 채소의 특성상 생산이 들쑥날쑥하고 가격 변동이 심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누가 알려주지도 않았지만 농산물에 계절별 정찰제를 도입해온 선진 농업인이기도 하다.

김민자 씨는 남편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옳다고 믿는 그대로 행하는 고집 때문에 손해 보는 일도 많았죠. 하지만 농사도 그런 고집이 있었기에 지금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부부의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는 재배하는 작물한테도 해당된다. “자녀를 키울 때처럼 식물도 애지중지 돌보기보다는 스스로 자랄 수 있게 기다려 줘야 잘 큰답니다.”
농사라면 누구 못지않게 자신있다는 김상식 씨는 전남도가 선정한 유기농 명인이며, 부인 김민자 씨는 담양의 전남친환경농업교육원 원장이다. 부부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교육생들에게 생명을 살리는 유기농업을 전하는데도 열심이다.

자연의 이치를 따르는 농사
“고향에만 오면 이 사람이 활짝 웃었어요.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이 여기란 것을 알았죠.”
결혼 후 광주에서 살던 부부는 1994년에 고향인 담양으로 귀향했다. 토목 기사로 일하며 도시의 빡빡한 삶 속에서 지친 모습이던 남편이 고향에만 오면 표정이 밝아졌기 때문이다. 김민자 씨는 귀향 후에 매일매밀 남편의 웃는 얼굴을 볼 수 있는 것이 너무 좋아서 농사일은 힘든 줄도 몰랐다.
장애를 갖고 태어난 첫아이는 늘 마음 한구석을 짠하게 했다. 이왕 농사할 거면 친환경 먹거리를 생산해 모든 부모의 먹거리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고 싶기도 했다. 다행히 담양에는 연로하신 부모님이 농사짓던 황금리 12만㎡의 땅이 있어 든든한 터전이 됐다.

쌈채소는 1년 내내 수확할 수 있고 항상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는 것이어서 만약 실패하라도 단시일 내 회복이 가능한 작목이라서 선택하게 됐다. 귀농 첫해에는 수확량도 채소의 맛도 영 엉망인 시행착오를 겪었고 이를 거울 삼아 이듬해부터 전국의 쌈채소 재배 농장을 직접 발품 팔아 돌며 재배법을 익히고 병충해에 대처하는 방법도 배웠다.
농업기술센터와 도기술원의 교육에도 꼬박꼬박 참가했다. 이렇게 부부가 ‘자연의 이치대로 농사짓기’의 비법을 고수한지 17년째, 어느새 부부는 친환경농업교육원에서 유기농의 농사법을 전하는 위치에 설 수 있게 됐다. 힘겨운 시간과의 싸움에서 진정 원하는 농사를 지을 수 있을 정도가 되자 처음에는 미친 짓이라며 고개를 젓던 마을 사람들도 하나둘 씩 부부를 인정하고 부부의 농법을 배워 마을은 유기농마을로 지정도 받게 됐다.

서로의 전문성을 믿고 맡겨라
“맛있는 쌈채소 생산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늘 어렵고 스트레스가 많았어요.”
문제는 유통이었다. 김민자 씨가 주로 주문과 판매를 맡았는데 전화로 밀려드는 주문에 일일이 대처하다보면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는 날도 많았다.
때마침 맛좋다는 소문을 듣고 두리영농조합의 채소를 계약하자고 이곳저곳서 찾아왔다. 제일 먼저 묻는 것이 가격 흥정이어서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유통회사인 피어올라협동조합은 달랐다. 가격보다는 품질의 유지 여부를 먼저 당부하고 확인했다. 이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두리영농조합법인은 판로 걱정 없이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는 길을 선택했다.

유기농산물을 토대로 1,2,3차 산업간 융복합화를 통한 순환시스템은 추진한 것은 2013년의 일이다. 두리영농조합은 100% 유기채소를 공급하며. 선 계약 후 재배를 원칙으로 농사를 짓는다. 2차인 가공과 유통을 맡고 있는 피어올라협동조합은 두리영농조합원도 함께 출자해 구성됐다. 3차서비스와 도농교류는 레몬테이블과 연계했다. 전국적인 체인망을 갖춘 레몬테이블은 피어올라협동조합을 통해 친환경농산물을 확보하고 건강한 샐러드를 맛볼 수 있는 전국에 50개의 체인망을 갖춘 레스토랑이다. 세 곳은 총매출액이 지난해 44억7천만원을 기록했다.

부부는 올해 말이면 친환경농업교육관의 한옥 식당동을 완공한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숙식이 가능한 교육관의 모습을 갖춰 농장체험도 더 활발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농사하며 알게 된 같은 꿈과 목표가 같은 사람들과 힘을 합쳐 일하니 이보다 더한 행복이 없다는 부부는 1차 2차 3차의 전문가들이 서로 맞물려 톱니마냥 돌아가며 시너지효과를 내는 6차산업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 여성의 6차산업화 성공전략

‘두리영농조합’의 사례에서 배운다

▲1차생산품 브랜드화 전략
‘3℃ 숨쉬는 맑은 채소’ 브랜드화로 쌈채소의 차별화에 성공함으로써 소비자에게 믿음 얻어
▲채소의 가격 정찰제 도입
기상 등 자연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농산물의 특성상 가격 등락이 심해 선 계약 후 재배로 안심하고 농사짓는 환경 조성
▲생산+ 유통+ 서비스의 결합
혼자서 다 잘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적절한 주위의 협조와 공동 투자로 전문 영역 확보한 결합으로 시너지 효과 창출
▲소비자가 생산자를 찾아가는 마케팅
생산 현장을 소비자가 직접 찾아오는 체험교육으로 생산한 제품의 품질에 대한 믿음을 얻어 충성고객 확보
▲친환경농업교육관 운영으로 소비시장 확대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농업인에 대한 친환경 교육으로 친환경 시장의 저변 확대를 꾀해 유기농 쌈채소의 트렌드화에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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