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주 박사의 농사에 대한 오해와 진실(40)

엄청난 음식물쓰레기를 유기질비료로 만들면 '일석이조'

음식물 쓰레기는 우리나라에서 버려지는 가정 쓰레기의 약 65%로 연간 500만 톤이나 된다. 이것은 20조 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고, 처리비용은 9천여억 원이나 든다. 이것을 퇴비로 만들어 쓴다면 일석이조가 될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해도 ‘음식물 찌꺼기’는 소와 돼지의 사료가 되어 아이들의 학비에 보탰다. 이제는 집에서 가축을 기를 수 없게 된데다 남아돌아가 마구 버리게 되자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됐다. 더구나 음식물 퇴비에 대한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다.

그 이유는 가축분은 ‘부산물’이자 원료로 보지만, 음식물은 ‘폐기물’로 치부한다. 또한 가축분 같이 발효되는 것은 유기물 자원이 되지만, 음식물 폐기물은 잘 썩어서 퇴비가 될 수 없다. 더구나 음식물 속에 있는 소금은 제거하기 어려워 염류집적이 문제되는 하우스 재배에서 음식물 폐기물 퇴비는 잘못 사용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음식물로 식탁에 오르기 전 식품 원료는 매우 안전하고 오염되지 않은 상태다. 이것이 잔반통으로 들어간다고 해서 위험한 물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축분보다 더 위생적이다. 더구나 가축분에 있을 수 있는 중금속(구리 등) 물질은 전혀 없다. 또한 가축분이 유기자원이 된다면 음식물 폐기물도 유기자원이 될 수 있다. 유기자원은 타거나 썩는 것을 말한다.

이런 유기자원을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 상태에 두면(혐기상태) 썩지만, 공기를 적당히 불어넣어주면(호기상태) 발효가 되어 완숙퇴비가 된다. 어떤 유기자원이나 어떤 과정을 거치느냐에 따라 농사에 이로운가, 해로운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어떤 유기질비료도 악취가 조금이라도 나면 발효가 덜 된 것이고, 그것을 쓰는 농가는 가스피해로 피해를 보게 된다.

음식물 퇴비가 갖는 진짜 문제는 소금이다. 한국인들이 유난히 간장, 된장, 고추장, 젓갈 등 짠 음식을 좋아해 음식물 쓰레기에도 적지 않은 염분이 들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은 염분의 과다섭취가 건강을 해친다는 사실에 공감해 소금을 적게 쓰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염류축적이 잘 일어나는 하우스 재배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음식물 퇴비에 염분이 2% 이상이면 팔수 없기 때문에 이 문제는 접어둬도 된다. 더구나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만들 때, 100% 음식물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약 20%는 코코피트(코코넛 껍질)와 다른 유기물을 넣어야 퇴비가 된다.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는 잘 발효시켜 유기질 비료로 만든다면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정말로 잘 발효시킨 음식물 퇴비는 써도 괜찮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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