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농촌진흥청 창조농업 기술개발·보급 우수사례

①미래 먹을거리 곤충의 식품원료 등록

▲ 사진 왼쪽부터 갈색거저리 애벌레(고소애),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꽃벵이), 장수풍뎅이 애벌레

갈색거저리·흰점박이꽃무지·장수풍뎅이 유충 식품원료 인정
단백질·불포화지방산 풍부…일반·환자식 등 건강식으로 개발

농촌진흥청은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강조하고 있는 농촌의 스마트화와 첨단기술 융복합을 통한 농식품의 부가가치 창출 등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를 위해 기술 개발과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진청은 추진한 사업 중 대내외 설문을 통해 체감 성과가 우수한 ‘기술 개발·보급 베스트 10’을 선정·발표했다. 본지는 이 가운데 6개의 우수사례를 차례로 싣는다.

<글 싣는 순서>
•미래 먹을거리 곤충의 식품원료 등록
•농작업 안전 및 편이장비 개발
•쌀 소비촉진 가공이용·기능성 구명
•생활 속 도시농업 실천기술 개발
•흑돼지 신품종 ‘난축맛돈’ 개발
•6차산업 지원 ‘농산물종합가공센터’ 운영

전 세계적인 인구 증가와 기후변화, 경작지 부족 등으로 식량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2050년이면 지금의 2배 정도 식량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국제식량농업기구(FAO)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곤충을 미래식량으로 지목한 바 있다.
곤충은 육류 등 주 단백질원의 대안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 단백질이 풍부하며, 그 외 3대 영양소인 탄수화물과 지방을 고루 함유하고 있어 영양적 가치가 매우 우수하다.

이러한 곤충의 식용화를 위해 농촌진흥청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0년 곤충산업육성법이 시행돼 곤충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반이 마련됐고, 농진청은 2011년부터 갈색거저리, 흰점박이꽃무지, 장수풍뎅이, 귀뚜라미 등 4종에 대해 식품등록을 위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그리고 마침내 3종의 곤충이 우리의 식탁에 오를 수 있는 식품원료로 인정됐다.

 식품원료 인정 1호‘갈색거저리 애벌레’
식용곤충의 선두주자는 갈색거저리 애벌레였다. 농진청은 갈색거저리 애벌레에 대한 제조 공정을 확립하고, 영양 성분 분석, 독성 시험 등 과학적인 안전성을 입증해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식품원료로 한시적 인정을 받았다. 메뚜기와 누에번데기 등은 국내에서도 오래 전부터 식품 원료로 이용해 왔지만, 과학적인 안전성 입증을 거쳐 한시적 식품원료로 인정된 곤충은 갈색거저리 애벌레가 처음이다.

농진청은 갈색거저리 애벌레를 식품 원료로 신청하기 위해 곤충 특유의 좋지 않은 맛과 냄새를 없앤 후 살균 처리한 다음 동결건조해 원래 형태나 분말 형태로 사용하는 제조공정을 확립했다.
영양성분 분석 결과, 갈색거저리 애벌레의 건조 분말은 단백질 45~57%, 지방 25~34%, 탄수화물 8~11%를 함유하고 있어 영양 가치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은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는 불포화지방산이 75% 정도로 높고, 불포화지방산의 하나인 올레산이 100g당 13.55~17g 함유돼 있다. 이밖에도 무기질 중 인과 철이 풍부하고, 비타민B3와 B5가 많이 포함돼 있다.

인체 안전성 연구에서도 중금속이나 병원성 세균 등이 존재하지 않고, 동물을 이용한 알레르기 혈청 시험과 유전독성과 일반독성 시험에서도 모두 인체에 무해한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영양 풍부하고 인체에도 무해
식품원료 인정의 두 번째 바통은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가 이어받았다. 지난해 9월말 농촌진흥청은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에 대한 제조 공정을 확립하고, 영양 성분 분석과 독성시험 등 과학적인 안전성 입증을 거쳐 식약처로부터 새로운 식품원료로 한시적 인정을 받았다.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의 건조분말은 단백질 58%, 지방 18%, 탄수화물 17% 등으로 구성돼 있고, 특히 불포화지방산은 77%, 올레산은 100g당 약 8~14% 들어있다. 구성아미노산 중 글루탐산과 프롤린이 많이 들어 있고, 무기질 중에는 인과 칼륨이, 비타민 중에는 B3와 B9가 많이 들어 있다.

갈색거저리 애벌레와 마찬가지로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도 인체에 전혀 무해하고 병원성 세균도 존재하지 않았다. 동물을 이용한 알레르기 시험과 독성시험에서도 모두 음성 반응을 보였다.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를 이어 장수풍뎅이 애벌레도 올해 6월 식약처로부터 식품원료 인정을 받았다. 장수풍뎅이 애벌레 건조분말은 단백질 38%, 지방 29%, 탄수화물 26% 등으로 구성돼 있고, 불포화지방산이 전체 지방산의 58%, 올레산은 100g당 약 13~18g 들어 있었다. 글루탐산과 프롤린이 많이 들어 있고, 마그네슘·칼륨 등 무기질과 비타민 B5와 E가 많이 함유돼 있다.

▲ 농촌진흥청은 식용곤충을 이용한 다양한 조리법과 음식을 개발해 지난 8월 서울 롯데호텔 소공점에서 요리전문가와 일반인들에게 선보였다.

곤충산업 활성화·식량문제 해결 기대
이처럼 식용곤충에 대한 활용도가 넓어짐에 따라 농진청은 애벌레가 주는 소비자의 혐오감을 없애기 위해 별칭 공모를 통해 갈색거저리 애벌레는 ‘고소애’,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는 ‘꽃벵이’란 애칭을 짓기도 했다.
또한 농진청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곤충을 식품원료로 등록하는 연구를 추진하는 한편, 식용곤충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대학·의료기관과 공동으로 곤충을 이용한 다양한 일반요리와 유아나 노인, 환자를 위한 환자식 등을 개발했다.

농진청은 개발된 식용곤충 음식을 가정이나 식당 등에서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내년에 책으로 제작·보급하고, 제품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환자들을 위한 곤충음식들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영양시험도 추진할 예정이다.
곤충 애벌레가 식품 원료로 인정됨에 따라 앞으로 곤충사육 농가의 소득 증대는 물론, 곤충산업이 크게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현재 주 단백질원인  17조 원 규모의 국내 육류시장을 고단백 곤충식품으로 1%만 대체해도 약 1천700억 원대의 곤충식품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농촌진흥청에서 식용곤충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곤충산업과 윤은영 연구사는 “식용곤충을 이용한 다양한 음식 개발은 앞으로 식용곤충의 소비 확대와 곤충식품시장 활성화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또한 곤충사육농가의 소득 증대와 곤충산업 활성화, 미래 식량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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