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주 박사의 농사에 대한 오해와 진실(37)

유기농업이나 친환경농업 모두 안전하고 건강에 좋은 먹을거리를 얻고, 농사에서 일어나는 환경오염을 최소화해서 좋은 지구를 영원히 자손들에게 물려주자는 농업이다. 그러나 화학비료나 농약을 주지 않을 때 일어나는 수량적인 손해는 어쩔 수 없다. 그래도 감수(減收)를 최소화하는 것이 지혜다. 그러기 위해서 다음 네 가지 일은 꼭 해야 한다.

▲흙을 분석한다= 자연 상태에서도 흙은 장소에 따라 매우 다르다. 하물며 지난 수천, 수백 년 동안 수많은 농부에게 경작돼 온 흙의 다양성은 말할 것도 없다. 실제로 흙을 분석해 보면 어떤 흙은 인산이, 어떤 흙에는 칼륨이 축적돼 있다. 또 어떤 흙에는 모든 성분이 필요 이상 많다. 많은 성분은 적게 주고 적은 성분은 많이 줘야 한다. 만일 반대로 주면 수량도 떨어지고, 흙도 망가진다. 때문에 반드시 해당 농업기술센터에서 흙을 분석해야 한다.

▲석회를 준다= 흙의 산도(pH)가 6.5이하이면 반드시 석회를 줘야 한다. 석회는 pH를 올려주면서 칼슘(Ca)을 공급해준다. 뿐만 아니라, 산성에서 많이 녹아나와 해를 주는 망간과 알루미늄의 피해를 막아주고, 질소와 칼륨, 특히 인산의 유효도를 높여 준다. 물론 석회부족에서 오는 배꼽썩음병과 사과(특히 감홍)의 고두병 등을 예방해 준다. pH가 7이상(대부분의 시설하우스)에서는 석회를 주면 오히려 수량이 떨어진다.

▲녹비를 재배한다= 흙의 성질을 좋게 해주는 비료 중에 유기물만큼 좋은 것은 없다. 특히 유기농은 양분 공급이 전적으로 유기물을 통해서 이뤄지게 된다. 가축분이나 다른 공인된 유기물이 좋겠지만 나는 녹비를 적극 추천한다. 녹비는 소량(10kg/10a 내외)의 씨앗으로 대량의 유기물(생물로 2~5톤/10a)을 얻는다. 녹비의 뿌리는 지하 30~100cm 깊이까지 뻗으면서 흙의 화학성 개량은 물론 물리성까지 개량해 준다. 더구나 염류가 많이 축적돼 pH가 7이상인 시설하우스에서 염류의 재활용은 물론, 선충까지 해결해주는 매우 착한 역할을 해 준다. 10월에 녹비 파종을 해면 내년에 유기물 화보와 염류장해, 그리고 선충 문제는 상당부분 해결된다.

▲배수를 잘 해준다= 물은 필요하면서도 많으면 뿌리를 해친다. 과습은 어떤 경우에도 없어야 된다. 따라서 도랑을 파주거나, 특히 경반층(대형 농기계로 생긴 쟁기바닥의 매우 딱딱한 층)이 생긴 경우 깨서 배수가 잘 되도록 한다. 녹비를 재배하면 완전하지 않지만 배수에 큰 도움이 된다.
이상은 유기농·친환경농에게는 물론, 일반 농업에서도 수량과 품질을 높이는 필수농법이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