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윤미네 집」

‘윤미네 집’은 아버지가 찍은 딸의 사진집이다.

1964년 큰딸 윤미가 태어나 한 남자의 아내가 될 때까지 꼬박 26년을 담아냈다. 아버지는 2006년 작고한 故전몽각 씨다. 토목공학과를 졸업해 국립건설연구소를 근무한 뒤 대학 교수를 역임한 그는 전문 사진가가 아니었다. 그저 한 집안의 가장, 다만 카메라를 자주 들었던 평범한 아버지였다. 소박한 일상, 평범한 순간은 그의 셔터를 통해 곡진히 인화된다. 엄마가 묶어주는 머리를 가만히 기다리는 딸, 처음으로 중학교 교복을 입고 거울 앞에 선 딸, 내복 차림으로 목청껏 노래를 부르는 딸, 예비 사위와 데이트 하는 모습의 딸까지 사진에 담긴 한 아이, 숙녀, 여자는 ‘아버지’라는 렌즈를 통해 다시 한 번 환기된다. 표면의 피사체 보다 찰나의 따뜻함을 더듬게 한다. ‘윤미네 집’은 쉬이 책장을 넘길 수 없는 깊은 책이다. 무엇이 깊으냐 묻는 이에게 일독을 권한다.

눈도 뜨지 않은 갓난아이, 젖을 맛있게 빠는 모습, 할아버지 댁 나들이, 조그만 마당에서 노는 모습, 제 엄마와 형제들과 뒹구는 때, 방학 때면 집과 가까운 북한산에 오르고 가족캠핑이니 썰매를 탈 때, 대학 합격 발표가 있던 날, 윤미의 혼인날을 받아두고…그 모든 장면들은 너무나도 소중했다.
아이들은 우리 부부에게 자랑이요, 기쁨이었다.

‘윤미네 집’ 서문 중

전몽각 著/ 포토넷/ 207쪽/ 2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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