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여성 창업열전- 경북 군위 농가맛집 ‘두향’

소일거리를 사업으로…11년째 유기농장 제조
화학조미료 배제한 담백한 손맛 일품

▲ 직접 빚은 장이 담긴 항아리 앞에서 포즈를 취한 정영숙 대표

“장이 맛있으니까 모든 요리가 제 맛을 내는 것 같아요”

지난 5월1일 경북 군위군 팔공산 자락에 군위군 제 1호 농가맛집 ‘두향’이 문을 열었다.

대표를 맡고 있는 장영숙 씨는 11년간 군위군에서 유기농 장을 만들어온 ‘장 좀 담그는 여자’다. 한 해 평균 약 8t의 장을 담그는 장 대표는 대구에서 군위로 시집을 오면서 장과의 인연을 맺었다.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생질 덕분에 일찍이 유기농산물에 대한 인식이 있었어요. 작은 일거리로 시작한 장 만들기가 꽤 잘 돼서 사업으로 확장되게 됐고 그 뒤로 쭉 장 담그는 일을 했지요”

지인들이 찾아오면 으레 직접 음식을 해주게 되는데 주변 사람들은 음식 솜씨가 좋은 장 대표에게 식당을 해보라는 권유를 많이 했다고 한다.

“식당일이 보통 힘든 게 아니잖아요. 많이 망설였죠. 그런데 인연이라는 게 다 때가 있는지 결국엔 이렇게 문을 열게 됐네요”

한 톨의 조미료도 사용하지 않는 곳

“조미료 안 쓰실 거면 돈 벌 생각하지 마세요”

음식점 창업과 관련해 교육을 받는데 강사 한 분이 한 말이다.

“우리집도 안 먹는 조미료를 장사를 한다고 남에게 줄 순 없다고 생각해요. ‘내 식대로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조미료 없이 요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조미료 대신 직접 담근 유기농 장과 토판염을 사용한다는 정 대표는 일반 소금과 달리 토판염은 쓴 맛이 적고 단맛과 미네랄이 풍부해 가격이 높은 식재료라고 했다.

“사찰요리와 약선요리를 배우면서 다양한 식재료에 대해 알게 되고 그 때 토판염도 알게 됐습니다. 재료의 색을 살려야 하는 요리에는 꼭 토판염을 사용하지요”

▲ 두향 정식 때 사용되는 식재료들은 오리나 돼지 고기 등의 일부 식재료만 빼고 대부분 군위군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공수해온다.

식재료의 맛을 살린 자연의 맛

두향 정식의 주재료는 유기농 콩이다.

“식전 요리로는 청국장과 토마토 냉채를 냅니다. 여름에는 콩맛을 살린 콩국물을 나가기도 하고요. 그 외에 고추잡채말이와 간장 소스로 맛을 낸 오리 훈제, 닭 불고기 등이 메인 요리입니다”

메인 요리는 아들이 담당한다고 말한 그녀는 아들을 ‘우리 셰프’라고 칭했다.

“우리 셰프랑은 유기농 장을 만들 때부터 함께 일했어요”

가족과 함께 식당을 운영하는 점에 대해 ‘한결 같은 맛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장점’이라고 정 대표는 말했다.

“주방장이 바뀌면 음식의 맛도 달라집니다. 가족끼리 운영하다보니 음식 맛도 처음처럼 변함없고, 영업이 끝나면 가족끼리 모여 음식에 대한 의논을 하곤 합니다. 가게 운영 측면에서 의사소통이 활발히 이뤄진다는 점이 가족운영식당의 최대 장점이죠”

식사를 하러 온 손님들에게 음식이 어땠냐며 항상 물어본다는 정 대표는 설렘과 떨림이 동시에 얼굴에 묻어난다.

“요즘 분들은 조미료 맛에 많이 길들여져 있을 텐데 우리집 음식이 맛있다고 하셔요. 그럴 때면 정말 뿌듯하고 행복해요”

혹시라도 조미료 맛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두향의 맛을 외면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물었다.

“기다려야죠. 건강한 음식이 어떤 음식이 아시는 손님이 분명 있으니, 맛을 아는 손님이 찾아올 거라 믿고 기다려야합니다.”

다행히 지금은 건강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라 조미료를 넣지 않은 두향의 음식에 대해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손님들이 모르는 것 같아도 다 아세요. 정말 정성을 다해 만들면 “이 요리는 정말 정성이 가득 들어있네요”하고 대번에 알아주세요”

참맛을 아는 손님을 기다리며, 그 맛을 위해 늘 변치 않는 맛의 장을 빚어내듯 곳 ‘두향’. 언제나 최선을 다해 손님을 맞이하겠다는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고 한결같은 맛이 나는 곳이 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