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차산업의 역군 - ‘황토7베리’ 농장주 정경자 대표(한국생활개선태안군연합회원)

▲ 정경자 대표는 일등체험농장과 최고의 가공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요리·관광·안전·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자격증을 취득했다.

태안군 블루베리 6차 산업의  ‘성공시대’ 개척

친구인 서울쥐의 초대를 받은 시골쥐는 ‘서울에 가면 먹을 것이 많아서 얼마나 좋을까?’라는 부푼 꿈을 안고 상경한다. 과연 서울은 먹을 것이 지천이다. 하지만 그 많은 먹을거리를 먹으려면 사람들의 그물망 같은 눈을 피해 항상 조마조마하게 살아야한다. 시골쥐는 먹을 것은 별로 없지만 조용하고 맘 편한 시골로 다시 내려간다는 내용의 이솝우화 ‘서울쥐, 시골쥐’ 이야기다. ‘황토7베리’ (충남 태안군 소원면 종대리)의 정경자 대표(56)는 “우리 가족은 서울쥐에서 행복한 시골쥐가 된 장본인”이라며 귀농 이후 태안군 블루베리 6차산업의 성공시대를 개척하기까지의 행복하고 분주하고 좌충우돌했던 5년간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일등농장주가 되고자..
지난달 29일 수원시농업인연합회는 충남 태안군의 ‘황토7베리’ 농장을 찾아 농작물 수확 및 오디 등 7가지 베리가 들어간 잼 만들기 체험을 했다.
이 자리에서 정 대표는 “2010년 대기업 임원이던 남편(문용숙 씨·60)과 오랜 직장생활 후 주부생활을 하던 저는 번잡한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귀농하기로 결심했다.”며 시골쥐가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귀농이 결정되자 태안군 소원면에 주택과 농지를 구입하고 본격적인 농부생활이 시작된다. 우선 정 대표는 소원면에서 2개 농가만 작목하는 베리에 관심을 가졌고 블루베리뿐 아니라 이른바 ‘7베리’라는 블루베리, 오디, 복분자, 포도, 딸기, 블랙커런트, 라즈베리에 눈을 돌렸다.

“건강한 황토밭에서 자연 그대로 농작물을 채취해 요리를 하고 식생활 예절을 배울 수 있는 ‘Farm to Table'이 가능한 농장을 지향했다.”는 정 대표는 기존에 있던 중등 정교사 자격증에 아동요리지도사, 바리스타지도사, 현장체험안전관리사와 문화관관해설사 자격증까지 따내며 진정한 웰빙 농장주가 되겠다는 자신의 결심을 실천에 옮겼다. “체험과 전통식생활 교육농장주로서의 당연한 스펙이라 생각한다.”는 정 대표이 이야기에  수원농업인협회 회원들의 고개가 끄덕여 졌다.

귀농은 농기센터와..
황토7베리 농장은 오는 10월 3일 제1회 ‘고구마와 사랑에 빠진 날’ 행사를 열 예정이다. 3kg의 고구마를 캐고 고구마가마솥 체험과 블루베리와 오디를 맛볼 수 있는 이 행사는 태안군농업기술센터의 후원으로 참가인원 40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귀농인에게 반드시 권하고 싶은 것은 농업기술원, 농업기술센터에 끊임없이 상의하고 조언받고 도움을 청하라는 것”이라며 “처음 귀농에서 생기는 여러 가지 시행착오와 작목선정, 재배법, 유통 등 두 기관에서 절대적인 도움을 줬다”고 말한다.

지난해 태안군농업기술센터는 황토7베리 농장에서 블루베리를 이용한 음료와 가공식품 사업평가회 및 시식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에게 블루베리 와인, 블루베리 즙, 인절미, 쿠키, 막걸리 등을 선보이며 ‘베리’ 작목의 가공식품으로서의 성공과 이를 통한 농가소득향상에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얻어냈다.
황토7베리 농장은 2011년 블루베리 농사를 지은 이래 처음의 생과 판매를 넘어서 2013년 ‘7베리’의 상표 출원으로 본격적인 6차 산업에 나섰다.

원칙과 철학이 있는 농장경영
황토7베리 농장은 식생활 교육, 황토 고구마 캐기·황토풀장을 즐길 수 있는 황토체험, 바리스타·블루베리를 이용한 피자·쿠키·와인 만들기 등 가공체험교육과 함께 인근 신두사구 두웅습지·천리포수목원·마애삼존불 등의 문화관광체험을 정 대표의 맛깔 나는 문화해설에 힘입어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
농장에서는 7베리즙류, 발효액류, 식초류, 장류, 호박 말랭이 등 디저트 식품과 블루베리·호박고구마 잼 등 잼류의 ‘7베리 가공식품’을 만들고 있다.

정 대표는 황토베리 가공제품의 5무(無) 원칙으로 “합성보존료, 합성첨가물, 색소, 설탕, 합성 착향료를 배제한다”며 “단 맛의 경우 적은 양의 조청 또는 유기농 설탕만을 넣는다”고 설명한다.
5년의 짧은 귀농생활, 생소했던 농업분야와 틈새를 공략한 작목선정 등 여러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태안군내 인기 방문농장으로 부상했다.
농장주의 치밀한 준비와 노력 그리고 6차산업 운영의 확고한 철학, 지역 농업기관의 적극적인 도움과 조언이 만들어 낸 ‘황토7베리’ 농장의 현재와 미래가 6차 산업과 체험농장을 경영하는 농업인들의 좋은 사례로, 정 대표의 말처럼 ‘행복한 시골쥐’로 남길 바란다.

▲ 지난달 29일 농장을 방문한 수원시농업인협회 회원들이 블루베리 잼을 만들며 즐거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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