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욱한 농촌진흥청 중부작물부 수확후이용과장

▲ 김욱한 농촌진흥청 중부작물부 수확후이용과장

쌀 소비가 줄어든다고
공급을 줄일 수는 없다.
이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쌀소비 확대다.

쌀은 여전히 우리의 주식이며
우리 문화의 근간이다.

‘쌀 재고 2000년엔 바닥’. 20년 전 국내 유수의 모 중앙일간지에서 다뤘던 기사 제목이다. 완만한 소비 감소에 비해 생산이 곤두박질침에 따라 쌀 자급률이 위험 수위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2015년 7월 말 현재 정부 창고에는 적정 재고량의 약 2배 가까이 되는 140만 톤의 쌀이 비축돼 있고 이 물량은 올해 쌀 예상 소비량(400만 톤)의 3분의 1이 넘는다.

지난해 풍작으로 인한 공급 과잉 물량과 쌀 소비량 감소의 결과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05년(80.7㎏)에 비해 10년 새 20% 가까이 줄어든 65.1㎏으로 국민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이 두 공기도 안 된다. 또한,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증가, 저출산, 식문화의 변화 등으로 이러한 감소 추세는 지속돼 2025년에는 52.5㎏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구나 올해도 벼농사 풍작이 예상됨에 따라 쌀이 남아도는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쌀 가공산업 활성화해야
쌀은 우리의 주식이라는 점에서 식량안보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곡식이다. 그래서 쌀 소비가 줄어든다고 공급을 줄일 수는 없다. 이러한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쌀 소비의 확대다. 특히 밥쌀용 쌀의 소비가 가정에서 감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쌀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산 쌀을 이용한 다양한 제품 개발을 통해 식품가공산업을 활성화함으로써 내수와 수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쌀 가공산업 활성화를 위해 무엇보다도 가공이용을 위한 연구개발이 강화돼야 한다. 농촌진흥청은 그동안 밥맛이 좋은 밥쌀용 품종뿐만 아니라 국수용, 떡용, 양조용, 음료용 등 다양한 용도의 가공품 개발에 적합한 품종을 개발해왔다. 또한 쌀의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노화 억제, 혈압 조절, 위염 개선, 다이어트 효과 등과 관련한 쌀 고유의 기능성을 구명해 왔으며, 이를 조기에 제품화하기 위해 산업체 등과 다양한 협업 및 공동연구를 추진 중이다. 정부에서도 연구개발 강화를 위해 이 같은 연구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안정적 공급·수요체계 갖춰야
쌀 가공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가공 원료의 안정적 공급체계도 구축돼야 한다. 국산 원료곡의 안정적인 공급이 담보되지 않고는 식품기업이나 외식업체에서 안심하고 국산 농산물을 이용할 리가 없으며, 식품·외식업체의 지속적인 수요가 없이는 농업 현장에서의 안정적인 생산도 이뤄지기가 어려울 것이다. 정부에서는 쌀 가공제품 원료의 안정적 확보와 원활한 공급을 위해 정부양곡 및 민간 자체조달 시스템 확충해 국산 신곡 프리미엄시장 창출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되, 정부양곡 재고 해소를 위해 수출특화용 등에 저가미(수입쌀·구곡) 공급을 확대하고, 이를 위해 가공업체와 농업경영체간 원료곡 계약재배를 확대하고, 단지화 등 생산기반과 가격 안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쌀의 효능과 기능성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쌀 가공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유발하고 부정적 인식의 대한 변화를 유도할 필요도 있다. 특히, 어린이나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쌀 가공식품의 건강·편의성을 부각시킴으로써 쌀 중심의 식생활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쌀은 여전히 우리의 주식이며 우리 문화의 근간이다. 국내 식량생산 기반 유지를 위해 쌀 소비에 대한 정부, 산업계, 소비자의 많은 관심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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