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완주 박사의 농사에 대한 오해와 진실(33)

환경을 해치지 않고 지음으로서 후손들도 이 땅에서 오래 농사를 짓게 하는 농업이 ‘친환경농업’이다. 마치 우리가 집을 지을 때 한옥으로 지을 수도 있고, 양옥으로 지을 수도 있는 것처럼 친환경농업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 방법 중 세계적으로 공인을 받고 있는 것들을 소개한다.

▲지속농업= 농사짓는 일을 우리 대에서 뿐만 아니라, 자자손손 지속해서 지을 수 있도록 하자는 농업이다. 미국농무성(USDA)에서 농민에게 권장하는 기술은 이렇다. 콩과식물을 길러 공중질소를 고정해서 땅심을 높여주고, 흙을 나빠지지 않게 갈이(경운)를 가능하면 적게 하며, 농사를 짓는 동안에 나오는 부산물로 만든 미생물비료와 석회와 같은 토양개량제를 쓰며, 축산을 병행해서 퇴비를 얻고, 천적을 활용해 농약의 사용을 가능한 한 줄이는 농업을 말한다.

▲저투입농업= 잡초와 병해충을 잘 관찰해 천적이용 등으로 농약을 줄인다. 이 방법을 병해충종합관리(IPM)라 한다. 작물이 필요한 양분을 계산해서 자연공급량(빗물 등)에 가축분뇨+화학비료 등 인위적으로 주는 양을 알아내서 가능한 환경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가능한 한 적게 주는 농법을 말한다. 이 방법은 작물양분종합관리(INM)이라 한다.

▲생태농업= 자연의 생명을 존중하며 농사를 짓자는 농업이다. 다양한 품종을 함께 재배하고, 콩과작물을 재배한다. 적절한 퇴비와 녹비작물 재배를 해서 흙의 비옥도를 유지한다. 병해충에 잘 저항하도록 작물을 건강하게 기르고, 돌려짓기 등으로 통해 병해충의 발생을 낮춘다. 다음 세대가 할 수 있도록 농사는 물론 소비까지도 생태적으로 하도록 고려한다.

▲자연농업= 1938년 일본의 철학자이자 농업인 후쿠오카 마사노부가 주장한 농업이다. 모든 인위적인 행동 없이 농사를 짓는 소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농업(do nothing farming)’이다. ‘인지나 인위를 버리고 자연 그 자체 속에서 농사를 짓고 인간은 거기에 봉사하는 입장을 취한다’는 농업이다. 갈이도 제초도 하지 않고 비료도 농약도 전정도 하지 않는다.

▲정밀농업= 논밭을 비슷한 특성을 가진 것끼리 모아 농자재의 사용량을 줄이는 과학영농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물의 자람새, 토양의 비옥도, 기후 등 환경에 대한 정보를 알아야 하고, 전산화된 지도(GPS)와 작물의 자람에 대한 정보 등을 확보해서 전산으로 농자재의 사용량을 구해내서 주는 농업이다. 농업기술센터에서 흙을 분석해 주는 ‘시비처방서’도 정밀농업의 한 가지 방법이다.

이 밖에도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유기농업이 있다. 유기농업은 지면 관계상 다음 회로 넘겨 보다 자세히 설명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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