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작물시대가 온다 ④ 얌빈

 '무’같기도 하고, '배’같기도 하고, ‘감자’같기도 하고...

▲ 충북 청주에 위치한 솔로몬 농장에서 수확한 얌빈을 들고 활짝 웃는 이광수·박종남 부부

세계 20대 건강식품, 천연 인슐린 ‘이눌린’ 함유해 혈당상승 억제

아삭한 식감과 뛰어난 기능성… 활용도 높은 식자재로 인기

멕시코에서 온 ‘얌빈’은 ‘히카마’ 또는 ‘멕시코 감자’로 불리는 기능성작물이다. 울퉁불퉁하고 투박한 겉모습과 달리 다양한 활용도와 우수한 효능 덕분에 매력만점 뿌리 작물로 주목받고 있다. 2012년 미국의 언론매체 허핑턴 포스트에서 선정한 '세계 20대 건강식품' 중 하나에 선정되기도 한 ‘얌빈’은 천연 인슐린이라 불리는 ‘이눌린’이 들어있어 혈당 상승 억제에 효과가 있으며, 섬유소가 풍부해 소화에 좋고, 비타민과 콜라겐이 풍부해 건강 및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손색없다. 식용부분인 뿌리는 생식으로 먹거나, 샐러드나 깍두기, 피클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비식용인 콩꼬투리에는 살충성분인 ‘로테논’이 들어있어 해충 피해 없이 친환경재배가 가능하다. 충북 청주에서 얌빈 수확에 한창인 이광수·박종남 부부의 솔로몬 농장엘 찾아가 이야기를 나눴다.

- ‘얌빈’은 생소한 작물이다. 언제 재배를 시작했으며, 재배계기는 무엇인가?
블루베리를 심기 위해 농자재 가게에 갔다가 사장님의 추천을 통해 처음 ‘얌빈’을 알게 됐다. 재배설명회에 가서 직접 시식도 해보고, 처음 농사를 시작하는 입장에서 ‘기존 작물이 아닌 새로운 작물에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재배를 결심하게 됐다.

- 현재 몇 평정도 재배 중이며, 재배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는가?
현재 3500평 정도 재배 중에 있다. 재작년 처음 ‘얌빈’을 재배했을 때는 약 23,000m2(7,000평)정도 심었다. 그러나 종자회사에서 잘못된 종자를 보급하는 바람에 한뿌리도 수확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경북농업기술원 생물자원연구소 권중배 박사의 도움으로 얌빈 재배에 성공했으나, 유통회사의 소홀한 작물 관리로 문제가 생겨 판로 확보에 애를 먹었다. 올해는 다행히 지난해 드셨던 분들이 다시 재구매를 해주시고, 농협을 통한 시식·홍보행사를 진행하며 손님들의 반응도 좋다. 방송이나 언론에서도 얌빈 취재를 의뢰해오며, 찾는 손님이 늘고 있다.

▲ 양파나 바나나 껍질처럼 부드럽고 쉽게 벗겨지는 얌빈의 껍질

- ‘얌빈’의 매력과 효능은 무엇인가?
‘얌빈’는 매력이 참 많은 작물이다. 바나나나 양파 껍질을 벗기듯 쉽고 부드럽게 껍질이 벗겨지며, 맛은 무와 배, 감자와 고구마의 중간 맛이다. 다양한 맛을 지닌 탓에 요리 활용도가 높아 호텔에서도 식자재 구입 연락이 온다. 식감은 무만큼 단단하지 않고 부드럽게 아삭아삭한 식감을 지녀 치아가 좋지 않은 분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열량은 100g당 40kcal밖에 되지 않아 저열량이며, 수분과 섬유소가 풍부해 변비에도 좋다. 아미노산과 칼륨이 높아 나트륨 배출에도 탁월하고 이 외에도 다양한 기능성과 매력을 두루 지녔다.

- 판로 확보나 홍보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현재 농협에서 시식·판매 행사를 하고 있다. 직접 재배한 얌빈으로 동치미와 깍두기를 담가 시식행사를 하면 아이들이 먼저 맛있다고 부모님에게 사달라고 조른다. 농협 관계자분들도 작년에 이어 또 와달라고 요청해 오셨다. TV방송국에서 직접 취재를 오기도 하고, 노인복지회관이나 도청 마당 등 직접 발로 많이 뛰어다니며 홍보를 많이 했다.

- 가공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솔로몬 농장 근처의 음식점에서는 얌빈 피클을 담아 반찬으로 내놓고 있다. 식당 주인은 “무인 줄 알았다가 식감이 달라 식재료가 뭐냐고 묻는 손님들이 늘고 있다”며 “얌빈에 대한 포스터를 가게에 붙여 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얌빈’은 ‘무’와 ‘배’, ‘감자’나 ‘고구마’ 등 다양한 식재료의 맛을 두루 지니고 있어 요리로 활용하기에 좋다. 우리 농장 주변에 있는 수제비 음식점에서는 얌빈으로 피클을 담가 반찬으로 내고 있다. 재료를 물어보는 문의도 많고, 식감과 맛이 좋아 손님들 반응도 좋다. 칩으로 가공할 수도 있는데 실제 미국에서는 얌빈을 동결건조시켜 암환자 간식으로 나가고 있다.

- 얌빈의 전망과 그 밖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시식 행사를 진행하면 사람들의 호응이 너무 좋다.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된다면 더욱 수요가 늘 것으로 본다. 그러나 무분별하게 얌빈을 재배하는 사람이 늘게 되면 생산단가가 하락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얌빈 재배에 관심이 있다면 직접 맛도 보고, 판로확보에 대한 고민과 작물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도나 시에서 특정 지역을 얌빈 활성화 단지로 만들어 준다면 새로운 작물을 재배하는 농민들이 좀 더 안정적으로 생산을 할 수 있고, 농산물 가공 시설 국가적으로 운영해 지원해 준다면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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