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능성작물시대가 온다 - ③마카

▲ 채취한 마카는 대부분 건조 후 가루로 가공해 섭취하지만 어린 새싹은 나물처럼 무쳐먹거나 줄기나 잎은 고들빼기처럼 김치로 담굴 수도 있다.

남아메리카 페루가 원산지인 ‘마카’는 약 6천 년 전 잉카제국 때부터 천연 자양강장제로 쓰였던 작물이다. 인체에 필요한 18가지 필수 아미노산과 31가지 미네랄이 들어있는 마카는 체내 호르몬 조절에 효과적이며 다량의 아연과 철, 칼륨이 함유돼 있어 남성의 성기능 향상과 여성 호르몬조절에도 도움을 준다. 하지만 신체 내 호르몬을 자극하는 특성이 있어 갑상선이나 림프 등 호르몬 계통의 질병을 지닌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 마카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은 인삼과 마찬가지로 면역력 증강과 기력 회복에도 탁월하다.  
강원도 춘천에서 마카 재배에 성공한 후, 농산물생산자협동조합인 ‘하이동방삭’을 조직해 재배기술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는 허태웅 조합장을 만났다.

1. ‘마카’를 재배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원래는 무역업에 종사했다. 일을 그만두고 2003년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조롱박이나 오크라, 여주 같은 작물을 키우며 볼거리체험농장을 운영했다. 페루 지역의 무역 담당자였던 지인이 고소득 작물이라며 ‘마카’를 처음 소개시켜줬고, 2008년 마카 재배를 시작했다.

2. 생소한 작물이라 재배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처음엔 우여곡절이 많아 3년 째 되던 해 처음으로 재배에 성공했다. 2010년 겨울 무를 심은 밭에서 초록색 마카 싹을 발견했다. 가을 파종 때, 무를 심다가 마카 씨앗도 함께 옮겨지면서 자란 것이다. 국내 작물의 경우, 보통 봄에 파종해서 가을에 수확하는데 건조하고 척박한 땅에서 자라는 마카는 국내 여름 기후의 습한 환경을 견디지 못한다. 우연한 발견을 통해 겨울철 비닐하우스 내에서 마카가 잘 자라게 된다는 것을 깨닫고 재배를 시작했다.

▲ 수확한 ‘마카’를 들고 있는 허태웅 조합장


3. 현재 마카 재배 규모는?
현재 조합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하이동방삭’의 마카 재배 면적은 지난해 기준 약 13만㎡ (약 4만평)정도 된다. 작년 45농가에서 올해 200농가 정도로 조합원이 늘었다. 현재 평창, 화천, 양구에 가장 많고, 전국 각지에 회원들이 분포돼 있다.

4. ‘하이동방삭’은 무엇인가?
마카를 포함한 국내·외 농산물의 재배, 생산, 가공을 함께하는 농산물생산자협동조합이다. 마카의 경우, 직접 재배에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마카 재배 교본을 만들어 제공한다. 1만 평 규모의 채종포에서 얻은 마카 종자를 조합원에게 공급하며, 수확한 마카는 조합에서 전량 수매한다.

5. 마카의 매력과 효능은 무엇인가?
마카는 최근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면역증강식품으로 사용되면서 국내에도 알려지게 됐다. 마카는 신체에 바로 흡수되는 필수 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돼 있어 피로회복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 
국내에서 마카를 재배할 경우, 다른 작물의 수확이 끝나는 가을철에 파종하게 된다. 겨울철 이모작이 가능해 농가 소득 증대를 꾀할 수 있고, 구근만 먹는 것이 아니라 새싹을 활용해 겨울철 쌈채소나 나물, 김치 등으로 활용가능성이 높다.

6. 판로 확보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마카는 전 세계 생산량의 90% 이상을 페루가 점유하고 있다. 이 중 약 60%는 북미시장으로 유입된다. 이 외에 호주, 유럽 등지로 공급되는데 최근 중국와 일본에서 마카 수요가 늘면서 수요는 높으나 공급 물량은 확보하기가 어려워졌다. 때문에 제약업체와 같은 가공업체는 원료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협동조합인 ‘하이동방삭’을 꾸려서 국내 조합원이 수확한 마카를 전량 수매해 제약업체나 건강식품업체로 납품하고 있다.

8. 마카의 전망은?
마카의 효능이 국내에도 알려지면서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마카는 병충해나 잡초에 대한 부담이 다른 작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고, 겨울철 농가 소득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겨울철에 생육되므로 비닐하우스에서 키워야 하는데 난방비 없이 재배가 가능해 유류비 부담도 없다. 다만 돈이 되는 작물이라고 해서 섣불리 재배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스스로 마카 재배에 맞는 환경인지 따져봐야 하고, 꼼꼼한 재배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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