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농축제’, 농촌의 가치에 주목한 교사들이 모였다

▲ 충남 홍성군 홍동면 일대에서 열린 제2회 교육농축제는 농촌의 일상과 생각이 실제 삶으로 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지 궁리해보기 위해 마련됐다.

먹을거리가 넘치고 밤하늘에 불꽃이 가득한 축제를 상상했다면 잘못 찾아왔다. 대신 이곳은 흙과 씨앗의 소중함, 느슨한 여유와 사람과의 연대를 느끼고 돌아갈 수 있는 생명력 넘치는 장(場)이며 농촌의 삶을 내 안으로 들여와 벌이는 은밀하고도 조용한 축제다.

충남 홍성군 홍동면 일대에서는 교육농협동조합이 주최하는 제2회 교육농축제가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열렸다. 교육농축제는 올해 1월 서울에서 열린 제1회 교육농축제의 주제였던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의 질문으로 시작됐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농업의 생태적․전인적 가치에 주목해 도시에서 ‘농’을 삶에 녹이는 방법을 함께 고민했었다.

▲ 밝맑도서관은 도서관은 물론, 마을의 문화공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축제의 주체인 교육농협동조합은 농촌 안에서 생명위주의 교육과 삶, 이른바 ‘교육의 생태적 전환’을 이루려는 교사들의 모임이다. 2012년부터 교육농연구소와 교육공동체 벗이 일반 학교 교사와 대안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농사아카데미, 농사학림을 계기로 뭉친 인연들이다.

두번째 교육농축제에서는 첫 번째 축제와 달리 조합원들이 도시를 떠나 농촌의 일상과 생각을 자연스럽게 만나며, 실제 삶으로 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함께 궁리해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5일 동안의 일정은 농촌의 삶에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가득했다. 하루를 총 4개 세션으로 나눴고 첫 번째 세션인 ‘농부의 아침’에는 오전 7시부터 12시까지 농장체험을, 두 번째 세션인 ‘마을의 한낮’에는 풀무학교, 갓골목공실, 홍동 밝맑도서관 등 농촌마을에서 실제로 살며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는 시간으로 꾸려졌다. 세 번째 세션인 ‘생각하는 오후’에는 풀무학교 이사장과 성미산학교 교장, 밝맑도서관장 등과의 농촌 삶으로의 전환에 대한 보다 심화된 대화가 진행됐고 마지막 세션인 ‘꿈꾸는 여름밤’에는 ‘한밤극장&달빛포차’, ‘조대성의 팜므파탈’, ‘정민철의 토크콘서트’ 등 즐기고 대화 나누는 시간으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게 했다.

▲ 두 번째 세션인 '마을의 한낮' 시간에 '갓골목공실'에서 축제 참가자와 목공소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심각한 고령화로 인해 청년들의 농촌 편입이 불가피한 국내 상황에서 교육농축제는 농촌 고령화 해소의 실질적인 대안 마련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어떻게’ 살지에 대해 고민하게 하고 그 방법의 예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생명을 중시하는 교육농의 철학은 교육이 수단으로 변질된, 경쟁으로 과열된 대한민국의 교육현실에 각성의 계기를 준다. 제3의 교육을 넘어 제3의 삶을 제시하는 교육농은 ‘진짜 배움’과 ‘진짜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교육농의 탄생은 의미가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  미니인터뷰 - 축제 진행자 신소희 선생님

농사 통한 배움을 나눠요~

▲ 교육농축제 일정 진행을 맡고 있는 신소희 선생님.

교육농축제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축제일정 진행을 맡고 있는 신소희 선생님을 만나 미니인터뷰를 진행했다.

- 언제부터 농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나?
대안학교 교사로 지내면서 농촌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막연한 소망이 있었다. ‘농사학림’ 제안으로 2012년 2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선생님들과 농촌에 가서 바람도 쐬고 농사도 지었다. 농촌의 삶을 내 삶으로 연결시키자는 마음으로 2013년부터 충남 홍성군에 귀농해서 살고 있다. 생각보다 귀농 결정은 빨랐다.

- 교육농이란 무엇인가?
사실 우리끼리도 교육농이란 개념을 쌓아올리는 과정에 있다. 적어도 내게 교육농이란 농사를 통한 배움을 나누는 것을 의미한다. ‘생명’있는 것을 다루는 모든 것을 농사라고 보기 때문에 교육도 어떤 의미에서는 농사다.

- 이번 교육농축제에서의 핵심 키워드는?
‘삶터로서의 농촌’이다. 이번 교육농축제는 ‘농촌의 평범한 일상을 함께해보자’는 컨셉으로 마련됐다. 농촌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내 삶에 녹여보는 거다. 이를 통해 스스로 농촌에서의 삶을 전망해보고 모델을 만드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 교육농축제에 참여한 사람들이 무엇을 얻어갔으면 하는가.
농촌도 살아볼 만 하구나?(웃음) 자기 성장을 위한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

- 귀농을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일단 와서 경험해봤으면 좋겠다. 농촌 경험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교육농축제가 존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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