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力있는 농협 - ⑪ 화성시 태안농협 여성조합원

▲ 태안농협은 전통 장 담그기·가르기 교육 등으로 조합원과 도시주부에게 우리 전통 먹거리를 알리는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화성시 태안농협(조합장 김세제)은 화성 관내 11개 지역농협 중에서도 가장 급격한 도시화의 중심인 병점역과 동탄 인근에 위치해 조합원 2,977명(여성 861명)에 본점 외 지점 12개소와 자재센터, 하나로마트 3개소로 운영되며 232명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다.
태안농협은 거대한 도시화의 격랑 속에서 부녀회·농가주부모임·고향주부모임 등 여성조직과 여성복지과를 중심으로 전통문화와 식생활 지킴이로 주목받고 있다.
지금은 잊혀져가며 생소하지만, 가지고 가야할 아름다운 전통 풍속과 문화를 계승하기 위해 시민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태안농협 여성조합원들의 노력은 농협의 존재가치에 대한 또 하나의 명제를 던지고 있다.

귀밝이 술 아세요?
태안농협은 올해 들어서만도 전통장, 양파고추장, 전통식초, 귀밝이술 등 도시민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전통먹거리 제조 과정을 연달아 개설하며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우선 지난 1월 26일에는 ‘전통발효음식 식초교실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참 쉬운 천연식초 만들기’의 저자이기도 한 이 분야의 전문가 경상대 신용철 교수를 초빙, 24명의 주부가 참가해 딸기를 발효시켜 집에서도 손쉽게 식초를 만드는 법을 배웠다.

▲ 고향주부모임과 전통주 동아리 회원들이 담근 정월대보름 귀밝이술을 시민들과 나누며 교감하고 있다.

한 참가자는 “전통방식으로 식초를 만들며 고유한 음식문화에 한 발짝 다가가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며 “상품가치가 떨어진 과일을 활용하는 좋은 팁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3월 5일에는 직접 담근 ‘정월 귀밝이술’ 시음행사로 시민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제공하고 전통술에 대한 관심을 유도했다.

정월대보름날 아침에 데우지 않은 찬 술을 마시면 그 해 귓병이 생기지 않고 귀가 더 밝아진다는 귀밝이술 시음 전통은 웬만한 중년 나이의 사람들에게조차 생소해진 풍습이다.
이날 태안농협 전통주 동아리 회원들과 고향주부모임 회원님들은 귀밝이술과 부럼 등을 준비해 금융본점, 병점역점, 안녕점에서 고객들을 대접했다.
김민자 고향주부모임회장은 “오늘 귀밝이술을 드신 고객뿐만 아니라 태안농협을 이용하는 고객모두가 2015년 한 해 동안 건강하고 기쁜 소식으로 가득하길 바라며 앞으로도 태안농협이 우리나라 전통 풍속과 문화를 전달하는데 앞 장 서겠다.”고 말했다.

우리 것, 배우고 알리고…
3월 19일에는 ‘정월 장 담그기 교육’을 실시했다.
도시주부 24명을 초청해  ‘옥이네 된장’(화성시 봉담읍) 대표 윤옥이씨의 재능기부로 진행된 이날 행사도 참석자들에게 ‘아주 만족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콩에 대한 이론 수업을 바탕으로 메주 씻기, 간수 맞추기 등 전통방식의 장 담그기 실습과 대표적 슬로우 푸드인 청국장도 만들어 먹었다.

4월 29일에는 3월 장 담그기 교육 수강생들이 다시 모여 ‘전통 장 가르기’수업을 받았다. 장 가르기는 장을 숙성 시킨 후, 된장과 간장을 분리하는 작업으로 전통 된장과 간장을 만드는 과정 중 하나다.
이날 참석한 능동의 이정이 씨는 “도시에 사는 젊은 주부들에게 익숙하지 않고 접하기조차 어려운 기회로 좋은 프로그램을 마련해 준 태안농협에 고마움을 표한다.”며 “이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5월에는 제철농산물인 양파를 활용한 고추장 만들기도 진행했다.
태안농협은 여성복지사업으로 주부대학, 건강 100세 건강교실, 식사랑 농사랑 어린이 식생활 개선교실, 청소년 부모교육, 농촌일손 돕기, 슬로푸드 체험교육, 전통발효음식·전통주 만들기 교육, 다문화가족 지원, 소외계층 어린이 학습지 지원 등을 펼치며 시민과 소외계층에 다가가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김세제 조합장은 “입지적, 시대적 흐름에 따라 빠르게 도시형 농협으로 변모해 가는 태안농협은 농업인 조합원과 지역 시민들 간의 교류와 공감을 이끌어내는 구심적 역할을 하겠다.”며 “전통문화와 먹거리를 알리고 계승하는데 많은 공을 들이는 것도 그런 부단한 노력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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