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시집온 아내 덕분에 ‘오크라’ 접해
주로 다문화 가정에서 소비…조리법 개발과 폭넓은 홍보 필요

‘오크라’는 얼핏 보면 고추와 비슷하다. 그러나 매운 맛이 없고 고추와 달리 뾰족한 부분이 위로 향한 채 자란다. 여자의 손가락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레이디 핑거’라고도 불리는 오크라는 아프리카 북동부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으며, 인도나 말레이시아, 필리핀, 아프리카 등 세계 여러 지역에서 자란다.

오크라를 잘랐을 때 연근이나 토란에서 나오는 점액질이 나온다. ‘무틴’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무틴’은 체내세포를 활성화하고 노화의 방지에 효과가 있으며, 탄수화물의 체내 흡수를 지연시키기 때문에 열량 축적을 억제한다. 이 외에도 비타민과 베타카로틴, 콜라겐을 함유하고 있어 피부 미용에도 탁월하다. 다양한 기능성을 지니고 있어 일본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 소비자에게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전남 해남에서 오크라 재배를 성공한 ‘땅끝그린팜’ 김성국‧김수정(마리로우)부부를 만나 ‘오크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2009년 오크라를 재배하기 시작했는데, 생소한 작물인 오크라를 재배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아내가 필리핀에서 온 이주 여성이다. 오크라는 필리핀에서는 흔한 식재료이기 때문에 아내 덕분에 알게 됐다. 고향의 채소를 그리워하는 아내의 권유와 토마토나 오이 같은 다른 국내 채소에 비해 가격급락 폭이 적은 새로운 작물이라는 점에 매력을 느껴 재배를 시작했다.

-재배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는가?
재배 초기애는 국내에 ‘오크라’ 재배에 관련된 자료가 없었다. 영어에 능한 아내가 외국 사이트를 통해 재배 방법이나 연구에 대한 내용을 번역해줬다. 처음에는 재배하며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오크라 외에도 ‘여주’나 ‘인디언 시금치’, ‘파파야’ 등 다양한 작물을 심어보면서 작물이 지닌 특성을 파악하고 나니 현재 재배에 있어선 큰 어려움은 없다.

-오크라의 매력과 효능은 무엇인가?
오크라를 자르면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나온다. 여기에는 자양강장 성분으로 알려진 ‘무틴’이 함유돼 있다. ‘무틴’은 위 점막을 강화해 위염, 위궤양 등 소화기 질환 예방에 도움을 주는 물질로 장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데에도 효과가 좋아 배변 기능을 돕고 변비 개선에도 탁월하다. 또한 체내지방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고, 노폐물 배출 기능이 있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손색없다.

-판로 확보나 홍보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현재는 다문화 이주민에게 판매하는 양이 가장 많다. 아시아 마켓이나 아열대 채소를 취급하는 도매상에 납품하고 있다. 이 외에 아내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크라나 다른 작물들의 홍보가 이뤄져 국내에 거주하는 다문화 여성들이 구매해 가기도 한다. 국내 소비자의 경우, 호텔이나 개인이 매스컴에 나온 우리 농장이 나온 걸 보고 직접 연락을 해서 구매해가기도 한다.

-가공식품으로 응용할 수 있는가?
아직 우리 농가에서 가공품을 생산하고 있진 않지만 잘 여문 오크라 씨앗은 커피의 원두처럼 볶아 차로 마실 수 있다. 농촌진흥청에서 오크라 종자 또는 오크라 종자 추출물을 함유하는 기능성 차 제조방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 ‘오크라’의 전망은?
현재 국내 여러 농가에서 오크라를 재배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해남에는 5농가 정도 재배하고 있고, 충청도 쪽에도 오크라를 재배하고 있다고 들었다. 국내 소비자에겐 생소하지만 다양한 기능들로 인해 이미 여러 농가에서 재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오크라는 아무래도 과일이 아닌 채소이기 때문에 장아찌나 튀김 등 오크라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법을 통해 대중적인 홍보가 이뤄져야 한다. 다문화 가정이 증가함에 따라 아열대 채소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고, 몸에 좋은 기능성 성분이 함유돼 있어 국내 소비자의 소비도 늘어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