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농촌진흥청 발효식품과 김소영 농업연구사

유산균이 막걸리 맛 높이고
산도 높여 유해미생물 막아
정상적 알코올 발효 도와 

막걸리의 기원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엿기름(맥아)이 국내에 도입돼 재배되기 시작한 기원전 10세기경부터 우리 술의 역사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우리 막걸리에 일본의 양조기술이 많이 스며들었다. 그래서 몇 해 전 막걸리 열풍이 불기 시작했을 때부터 우리 실정에 맞는 발효제와 발효기법을 이용한 한국식 막걸리를 제조하고, 막걸리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우리 전통주의 우수성을 알리려는 노력이 계속돼 왔다.

막걸리는 발효된 술덧을 탁하게 걸러 그대로 마시는 술이기에 발효에 관여한 효모나 다량의 유산균 등 유익한 균까지 먹을 수 있다. 막걸리가 다른 주류보다 건강에 좋은 이유 중 하나다. 우리나라 전통주에 주로 사용되는 누룩에는 거미줄곰팡이, 누룩곰팡이, 활털곰팡이, 털곰팡이 등의 곰팡이와 효모, 기타 유산균류가 번식한다. 일반적으로 막걸리 속 곰팡이와 효모 등 미생물은 잘 알려져 있으나 유산균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하지만 최근에 막걸리 내에 건강에 이로운 유산균이 다량 함유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그 중 막걸리에 다량 함유된 것으로 알려진 ‘락토바실러스 파라카세이’와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등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원재료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유산균종으로 유제품, 발효식품, 인체 장관 등에서 분리되는 프로바이오틱스(생균제)다. 이들 유산균은 생균제로서 장 속에서 다양한 유익한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유산균이나 비피더스균 등을 포함한 살아있는 미생물을 적당량 섭취하면 콜레스테롤 저하, 정장 작용, 항당뇨, 면역 증진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유산균은 젖산발효를 통해 다양한 유기산을 생성해 막걸리의 풍미를 풍부하게 해준다. 또한 발효가 시작될 때는 막걸리의 산도를 높여 외부로부터 유해 미생물의 침입과 잡균의 오염을 막아주므로 효모균이 활발하게 증식해 정상적으로 알코올 발효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막걸리는 다른 주류에 비해 다양한 유산균의 섭취가 가능해 건강 기능적 효과가 기대되는 알코올음료다. 아직도 막걸리 속에는 밝혀지지 않은 다양한 유산균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프로바이오틱스 특성에 관한 연구가 계속될 필요가 있다.

국내 시장에서 막걸리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이 많다. 막걸리 양조기술의 현대화, 와인․맥주 등 수입 주류가 대세인 지금의 주류 시장에서 차별화 전략과 세계 시장 진출 등이 그것이다.

농촌진흥청은 생막걸리 장기간 보존기술, 살균막걸리 풍미 저감 문제, 과일 등을 활용한 다양한 색상의 기능성 막걸리의 개발 등 막걸리의 현대화, 명품화, 세계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상품 개발과 함께 우리나라 대표 주류인 막걸리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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