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여성 창업열전-충북 괴산 ‘청이랑 콩이랑’

▲ 직접 농사지은 옥수수로 만든 옥수수전과 들기름에 구운 손두부를 들어보이는 이은희 씨(좌)와 함청희 씨(우)

‘고집’은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무엇을 고집하느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것이다. 충북 괴산에는 한 고집하는 여자 둘이서 운영하는 음식점이 있다. 두부요리 전문점 ‘청이랑 콩이랑’이다.

평소 두부를 잘 만드는 실력 덕에 ‘음식점을 해보라’는 권유를 숱하게 받았었던 함청희 씨는 지난 2월 육촌자매 지간인 이은희 씨와 함께 ‘청이랑 콩이랑’의 문을 열었다.

‘신선한 제철 식재료 사용’과 ‘화학조미료 배제’라는 원칙 아래 ‘매일 매일 달라지는 밑반찬’까지 고수해오고 있는 함청희 씨는 “힘들게 뭣하러 그러느냐”고 주위에서는 만류하지만 ‘좋은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처음 식당 문을 열 때부터 지니고 온 초심이라고 했다.

식당을 운영하기 전 남편과 콩과 옥수수 농사를 짓던 청희 씨는 직접 농사를 짓기 때문에 식재료의 70%이상이 직접 수확하거나 괴산에서 자란 식재료를 쓴다.

“두부에 들어가는 콩은 물론이고, 옥수수전에 들어간 옥수수, 전골에 들어간 고춧가루부터 파, 쌀까지 다 괴산에서 농사지은 것들이에요” 버섯전골에 들어가는 표고는 괴산에서 유기농으로 깐깐하게 농사짓는 지인으로부터 직접 구해오고, 능이버섯은 문경새재에서 공수해온다.

오랫동안 요리 관련 일에 종사하며 퓨전요리에 능한 이은희 씨는 메뉴 개발을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낸다. “기본 찬으로 나가는 샐러드 같은 경우도 유자청을 사용한 드레싱을 내거나 딸기, 블루베리, 검은깨 등 매일매일 드레싱이 달라져요”

▲ 정성스레 차린 '청이랑 콩이랑'의 우리콩두부전골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자극적인 화학조미료를 철저히 배제하는 ‘청이랑 콩이랑’은 조미료 맛에 길들여진 사람에게는 잘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현대인은 자극적인 조미료에 길들여져 좀 더 맵고, 짠 맛을 원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희는 멀리 내다보고 당장 손님을 끌기 위한 자극적인 맛보다 오래도록 많은 분이 찾아올 수 있는 좋은 요리를 만들려고 해요”

‘청이랑 콩이랑’에서 쓰는 육수는 황태와 다시마, 표고버섯가루 등 천연 재료로 맛을 낸다.

“몸을 부르르 떨면서 맛있다고 하신 손님도 계시고 한 번 다녀가셨던 손님이 ‘여기 음식 맛있다’고 또 찾아오실 때면 정말 뿌듯하고 행복해요”

‘청이랑 콩이랑’은 지난해 괴산군이 지정하는 자연음식전문점 ‘산수미’에 선정되며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건강한 음식을 만드는 곳으로 인정받았다. 재료의 맛을 살린 좋은 음식을 만들기 위한 ‘청이랑 콩이랑’의 맛있는 고집은 뭉근하게 오래도록 끓여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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