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장수군 상서면 농가맛집 ‘장수밥상’ 태선희 대표

▲ 장수밥상 태선희 대표는 건강한 음식으로 세상 사람들과의 인연맺기를 더 소중히 여기고 있다.

상다리 휘청하는 청정 장수 먹거리의 향연

사과와 한우로 유명한 장수에 들어서면 가로등도 정거장 입간판도 빨간 사과모양으로 온통 사과 세상이다. 장수는 숲이 많은 지역이라 여름에도 서늘해 피서를 겸한 등산객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장수의 농가맛집인 장수밥상이 있는 상서면은 장수시내에는 좀 떨어져 있어 산을 몇 개 넘은 임실과 남원의 경계에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백일홍 향기 가득한  농촌진흥청 지정 장수마을인 상서용암마을은 17가구로 건강관리실도 갖췄다.
올해 환갑이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꼿꼿한 자태인 태선희 대표는 40년 간 농사만 지어오다 2012년 이곳에 군청의 권유로 농가맛집을 열게됐다. 태 대표는 젊을 때부터 생활개선회 활동을 시작해 장수군농업기술센터에서 한지공예며 퀼트 등 솜씨도 야무지게 갈고 닦았다.

12년 전에 태 대표는 신우신염으로 병원신세를 진 적이 있다. 진단을 해보니 위, 갑상선, 간에 이르기까지 탈이 크게 나서 병원에서는 치료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 몸 상태가 심각하다고 했다. 태 대표는 아예 병원 치료를 포기하고 그냥 인근 산을 돌아다니며 스스로 치료하는 방법을 택하는 수 밖에 방법이 없었다. 산에서 각종 나물을 채취해 발효음식을 만들고, 직접 채취하거나 손수 재배한 식재료만으로 된 음식을 먹었다. 이렇게 몇 년간을 자연에 몸을 맡겼더니 거짓말 같게도 병을 이길 수 있었다.

▲ 농촌진흥청 지정 장수마을인 상서 용암마을안의 장수밥상.

태 대표의 이런 사연이 알려지면서 장수군에서 적극 장수의 이미지와 맞춤한 장수밥상 사업을 태 대표에게 제안했다. 남편인 상서용암마을의 정윤화 이장이 장수마을 활성화에 총대를 메고 있기도 해서 태 대표는 거드는 차원에서 농가맛집을 열게 됐다.
“입소문이 무서워요. 직접 농사한 식재료를 사용하고 제철에 나는 산나물에 간장 된장과 고추장까지 직접 담가서 음식을 하는 집이라고 소문이 나서인지 손님이 끊이지 않아요. 솔직히 덤으로 사는 인생이잖아요. 음식으로 돈을 벌기보다는 장수군을 널리 알리고 이곳을 찾는 여러 사람들과의 인연 쌓기가 더 재미있어요.”

태 대표 부부는 지금은 예전보단 농사규모를 조금 줄여서 33000㎡의 수도작에 한우 40두와 각종 밭작물을 고루 재배하고 있고 자녀들도 모두 성장해 외지에서 기반을 잡은 터라 별 욕심이 없단다.
“밥상에 오르는 식재료는 모두 직접 재배하거나 채취한 것입니다. 돈 주고 사는 것은 고기와 생선 밖에 없어요. ”

장수밥상의 메인요리는 싱겁게 간을 한 무청한우전골과 육회지만 계절에 따라 채취한 각종 채소들로 된 반찬들에 손님들은 더 입맛을 다신다. 직접 재배한 비트를 잘 말리고 덖어서 곱게 색을 낸 비트차도 인기다. 쑥차, 아카시아꽃차 등 철따라 달라지는 차 하나도 예사롭지 않고 정성이 가득하다. 7월 하순 장수밥상의 전용 텃밭에는 흰민들레 고들빼기 도라지 방풍나물이 손님 밥상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태 대표는 이밖에도 봄에는 각종 산나물을 채취해 말리거나 장아찌로 만들어 놓고 집에서 농사한 브로콜리 등 철 따라 나는 채소들도 저온창고에 보관해 사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장수밥상 농가맛집은 오밀조밀한 눈요기 거리도 정원과 집안에 가득하다. 식후에 차를 마실 수 있게 개방한 안채의 거실에는 태 대표가 산에 다니며 생긴 취미인 각종 분재와 석부작 작품들로 황홀하다. 잘 가꿔놓은 정원도 사철 꽃을 볼 수 있도록 조경에 신경 썼다. 시어머니의 유품인 싱거미싱과 장독대 등 삶의 흔적을 모아놓은 정원의 소품 구경재미도 솔솔하다.

“손님 보다는 친구로 가족으로 생각하고 음식을 준비합니다. ”
항상 손님 상에 꽃을 준비해 마음 속 반가움을 꽃으로 전하는 센스도 발휘하는 태선희 대표는 넉넉한 시골 외갓집에 온 것 같은 푸근함도 함께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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