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마시면 더 맛있는 와인스토리㉔

▲ 샹그리아

여름이다. 뜨거운 낮에는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찾게되고, 해가 지면 맥주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그러나 늘 마시던 것 말고, 이 여름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어줄 특별한 음료가 필요하다면 와인칵테일을 만들어보자.

칵테일은 한 가지 술에 다른 술이나 향신료를 혼합하여 조화로운 색과 향미를 만들어내는 것이므로 그 종류는 무수히 많다.  기초가 되는 술도 진, 위스키, 보드카, 리큐르, 럼, 데킬라 등으로 무척 다양하다. 와인을 베이스로 하는 칵테일 몇 가지를 소개한다.

▲샹그리아(Sangria)
샹그리아는 스페인어로 피를 의미한다. 정열의 나라에서 만들어진 칵테일다운 이름이다. 스페인 남동부에서 만들어진 샹그리아는 지중해의 뜨거운 태양이 키워낸 여러 가지 과일을 레드와인에 넣어 시원하게 마시는 칵테일이다. 애초부터 대중적인 술이었으니 만들 때 고급와인을 사용했을 리 만무하다.

우리도 마시다 남은 와인이나 값싼 와인으로 멋진 샹그리아를 만들어보자. 제조법은 레드와인 100ml에 오렌지주스 50ml, 소다수 50ml 정도를 넣고 오렌지나 레몬을 썰어 넣으면 된다. 오렌지 대신 유자나 자몽을 넣어도 좋고 기호에 따라 다른 과일을 넣어도 좋다.
그러나 반드시 시원하게 마셔야 새콤달콤한 과일의 맛과 향을 살릴 수 있음에 유의하자. 식사 때가 아니거나 디저트로 마실 때는 꿀이나 설탕으로 약간의 당분을 더해주어도 좋다.

▲ 키르 로얄

▲키르 로얄(Kir Royal)
샹그리아가 대중적인 칵테일이라면 키르 로얄은 럭셔리한 칵테일이라 할 수 있다. 키르 로얄은 크렘 드 카시스(Creme de Cassis)라는 달콤한 리큐르에 샴페인을 부어 마시는데, 샴페인은 가격이 만만치가 않은데다, 한번 따면 탄산가스가 급격히 손실되므로 오래 두고 마실 수도 없으니 몇 사람 이상의 규모 있는 모임에서나 시도해볼만한 칵테일이다.

제조법은 차갑게 냉각된 샴페인글라스에 크렘 드 카시스 20ml 가량을 넣고 잔의 80%까지 샴페인을 조심스럽게 채운다. 크렘 드 카시스의 양이 많으면 색이 너무 진해지고 단맛도 많아지므로 샴페인 양의 20%를 넘지 않도록 한다. 키르 로얄은 그 원조격인 키르(Kir)를 변형한 것인데, 크렘 드 카시스에 알리고떼 품종의 화이트와인을 넣은 칵테일을 키르라고 한다.

키르는 원래 2차 대전 당시 나치에 대항해 5천여 명의 프랑스인을 구해냈던 천주교사제이자 저항운동가인 까농 펠릭스 키르(Canon Felix Kir)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죽을 때까지 무려 23년간 디종(Dijon)시의 시장을 역임했던 그는 크렘 드 카시스에 화이트와인을 섞어 마시길 즐겼는데 이것이 바로 유명한 칵테일 키르의 시작이다.

▲ 김홍철 가평와인스쿨학과장

변형된 칵테일도 많아서 화이트 와인 대신 레드와인을 넣으면 키르 카디날(Kir Cardinal), 라즈베리 리큐르에 샴페인을 넣으면 키르 임페리얼(Kir Imperial)이라 한다. 
이처럼 긴 세월동안 사랑받는 칵테일도 있지만, 단 한 잔으로 사라진 이름 없는 칵테일도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인류가 생존하는 동안에는 새로운 칵테일은 끊임없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여러분도 위의 칵테일을 만들어본 후에는 자신의 기호에 맞게 조금씩 변형해보면 좋다. 아마도 훨씬 매력적인 칵테일이 만들어질 것이다. 누가 알겠는가. 역사에 길이 남을 기막힌 칵테일이 탄생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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