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여성 창업열전- 전북 익산 ‘해오담’ 백제동성농장 전순이 대표

▲ 커다란 옹기시루에 찌고 건조되는 과정을 아홉 번 거친 흑삼을 직접 농사한 인삼으로 만들고 있는 해오담 전순이 대표.

전통방식 고수한 가공으로 흑삼 고유의 맛과 향 살려내

“그 어려운 걸 왜 하려 하느냐?”
20년 이상을 인삼 농사만 하던 전순이 씨가 처음 인삼 가공, 그것도 그 어렵고 힘들다는 흑삼 가공에 뛰어든다고 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소리다.
“인삼은 가격 등락이 심해 수익이 안정적이지 못했어요. 경기를 몹시 타는 작물이라 몇 년씩 애써 키운 인삼이 제 값을 받지 못해 속상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어요.”
인삼 가공으로 안정적 판로확보를 염두에 두고 탄생한 것이 구증구포의 ‘해오담’ 흑삼이다. 말 그대로 아홉번 찌고 말리는 고된 과정을 거쳐야 만들 수 있는 귀한 흑삼이다.

▲ 해오담에서 생산하는 제품들. 노란 도자기제품은 중국 수출제품이다.

사실 전순이 대표는 24년 전에 서울에서 가구 사업을 하던 남편의 사업 실패 후 아는 이의 소개로 익산에 거처를 마련한 귀농인이다. 남편은 중장비사업을 새롭게 시작했지만 전 대표는 옆집의 인삼 농사를 눈여겨 보고 따라하며 규모를 키운 것이 현재 33000㎡의 인삼농장으로 키웠다. 처음 시작할 때 3300㎡ 땅을 임대해 시작했으니 농사 규모만 10배로 늘었다.
“초보 농사꾼이지만 큰 실패 없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꼼꼼히 기록한 영농기록장 덕분입니다. 또 인연이 되려는지 인삼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어요.”

전 대표가 흑삼 가공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본인이 직접  경험한 흑삼의 효과 때문이기도 하다.
5년전 쯤, 전 대표는 여기저기가 아팠고 한해에 세 번이나 119에 실려간 적이 있었다. 운 좋게도 서울 세브란스 병원에서 그대로 두면 뇌까지 위험하다는 이명 현상이 심한 것을 조기에 발견해 지금은 별탈이 없다. 하지만 이때 흑삼의 효능을 굳게 믿게 된 전 대표는 더욱 흑삼 연구에 매진하게 됐다.
“나만 먹고 그만두기에 너무 아까웠어요. 돈은 못 벌어도 꼭 제품화시키겠다고 결심했죠. 흑삼은 다른 삼에 비해 유효성분의 체내 흡수율이 높아요.”
수삼을 흑삼으로 만들기 위해선 꼬박 40일은 잠을 못자고 지키는 수작업을 거쳐야 한다. 표피가 터지지 않게 찌는 게 관건이다. 익산시농업기술센터에 드나들며 각종 교육으로 가공을 위한 탄탄한 준비도 병행했다.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원광보건대학교 식품영양과 산학협력단과 연계해 자문도 구했다.

전 대표의 열의에 맞춰 남편 김동성 씨도 흑삼사업을 적극 거들게 됐고 마케팅 공부로 생산과 가공 판매의 3박자를 맞추기 위해 준비했다.
전 씨의 열정과 노력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지인들이 먼저 흑삼을 구입했고 지금은 입소문으로 가족의 건강을 지키고 환자의 회복을 비는 충성고객도 꽤 확보하고 있다.
“돈을 쫓기보다 건강을 찾기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을 흑삼에 담습니다.”

요즘 전 대표 부부의 최대 관심사는 해외개척이다. 이미 인삼을 좋아하는 중국에는 지난해 해오담 상표를 등록해 준비를 마쳤다. 중국 심양 요녕성의 한 백화점에서 해오담 제품을 전시판매하기도 했다.
“아직까지 투자 비용이 더 많이 들어 수익을 따지기는 그렇지만 해외진출을 위한 박람회와 전시회 참가로 거미줄을 많이 쳐 놓은 상태입니다. 더 열심히 끈기있게 추진해 세계가 깜짝 놀랄 흑삼의 역사를 만들겠습니다.”
5년 후 세계에서 알아주는 여성 CEO가 되겠다는 전순이 대표의 멋진 꿈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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