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각종 포털 사이트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군 사진 한 장이 있었다. 충남 부여 영농조합 ‘참진미곡’에서 출시한 ‘언니몇쌀’이라는 이름의 쌀 제품이었다. 충북 보은에서는 100% 국내산 참깨 ‘손만 잡을깨’를 선보이며 농산물 제품명의 파격을 더했다.

이전까지의 제품명은 정확한 브랜드 이미지 전달을 위해 단순하거나 함축적인 뜻을 지닌 것이 많았다. 그러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의 발달과 유머 코드를 지닌 콘텐츠가 널리 공유되는 경향에 힘입어 이색적인 제품명이 제품 홍보의 핵심요소로 떠올랐다.

지난 1월 소셜커머스에서 판매된 ‘먹고 또 먹고’라는 이름의 떡볶이 상품은 ‘무꼬뭐꼬’라는 새로운 이름을 입자 한 달 만에 6만7000개의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이는 동종 떡볶이 상품 평균 판매량의 27배나 되는 수치로서 제품명이 지닌 힘이 판매고로도 증명된 예다.

이색 제품명으로 차별성 더해

‘잼있는 인생’은 ‘재미를 잃어버린 현대인들의 퍽퍽한 삶에 재미를 처방’한다는 모토로 지난해 이예지‧최만득 공동 대표가 만든 수제잼 브랜드다. ‘잼있는 인생’에서 판매하는 잼은 ‘맘고생고망 망고잼’부터 ‘집에서 뒹귤뒹귤잼(귤잼)’, ‘자두자두졸려 자두잼’ 등 참신하면서도 평범한 일상 속 공감을 자아내는 제품명을 지녔다.

최만득 공동 대표는 “이태원에서 열리는 마켓에서 잼을 팔 때 20~30대의 젊은 계층뿐만 아니라 40~50 대의 아주머니들도 잼 이름이 너무 신선하고 재밌다고 하시면서 반응이 좋다”고 했다.

현재 블로그와 인스타그램만으로 제품 홍보를 하고 있는 ‘잼있는 인생’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잼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몇몇 손님의 경우 홈페이지에 적힌 회사 주소로 직접 잼을 구매하러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이예지 공동 대표는 “직접 잼을 구매하러 오신 분들 중에는 개인적인 고민을 저희한테 털어놓기도 한다”며 “잼이라는 상품을 매개로 소비자와 판매자 간의 소통이 이뤄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색 제품명을 통해 기존의 잼과도 확실한 차별성을 지니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제품명을 통해 ‘처방잼’이라는 고유한 콘셉트도 살리는 셈이다.

이색 제품명, 타제품과 비교해 핵심적인 차별 요소

소비자 뇌리 오래 각인돼 홍보 효과 톡톡히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수종주스’는 블루베리나 토마토, 고구마와 바나나 등 각종채소나 과일을 삶고 갈아 만든 해독주스 브랜드다. ‘수종주스’에서 판매하는 주스는 ‘엄마 쟤 흙먹어’, ‘뽀빠이의 재림’, ‘회식한 다음날’, ‘소개팅 이틀전’ 등 총 5가지다.

“저희 매장의 주 고객은 직장인들이예요. 주스를 마시러 매장에 오실 때 피식 웃을 수 있는 이름으로 짓고 싶었어요.” ‘수종주스’ 김수종 대표의 의도대로 실제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들은 주스 주문보다도 제품 이름에 대한 질문을 먼저 할 정도로 제품에 대한 관심을 표현한다.

“저희 매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스가 ‘엄마 쟤 흙 먹어’예요. 이름을 들었을 때 주스 안에 뭐가 들었을지 알 수 없으니 호기심을 자극하는 거죠.”

이색 제품명 덕분에 주스를 맛보기도 전 소비자의 관심과 호감을 얻는 셈이다.

“이제 음식은 입으로 맛보기 전 코와 눈, 귀로 먼저 맛보는 시대가 됐어요. 자신의 SNS에 음식 사진을 올리는 게 트렌드가 된 요즘, 제품의 시각적인 이미지가 중요해졌죠.”

재밌는 이름을 가진 제품은 그 자체로 시각적인 매력을 지니게 돼 사진을 통해 공유된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제품 홍보를 위한 다양한 전략과 도전 속에서 ‘이색 제품명’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통해 제품 고유의 차별성을 꾀할 수 있고, 시각적인 이미지를 중시하는 소비자의 경향에 따라 참신한 제품명이 인쇄된 상품 자체만으로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