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일 심농(心農)교육원장

▲ 박영일 심농(心農)교육원장

"우리가 가진 농심(農心)의
본질은 은근과 끈기다.
고난의 질곡에서도
이 무기를 바탕으로
농경민족의 맥을 이어왔다."

메르스 전염병 직격탄으로 요즘 농촌체험마을이 적막강산이라고 한다. 필자도 노심초사하는 심정에서 몇 개 체험마을에 위로의 전화를 해 보았다. 모두 한결같이 “6월 성수기에도 체험객 발길이 뚝 끊겼다”는 얘기다. 예약이 취소되니 수반되는 손해도 크다고 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다행히 최근 진정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하니 마음이 조금 놓이는 편이다.

이럴 때일수록 꿋꿋한 인내심으로 잘 버텨 나가야 한다. 마음을 추스르고 분연히 일어서야 한다. 이번 메르스 여파는 심리적 현상이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심리적 파장은 일시적이다. 불황은 호황의 시작이라고 했다.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밝은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세계적인 투자가인 워런 버핏은 “시장이라는 존재가 안락감을 느낄 때는 호재만을 보게 된다. 반대로 의기소침해 있을 때는 오직 악재만을 보게 된다”고 했다.
우리가 가진 농심(農心)의 본질은 은근과 끈기다. 고난의 질곡에서도 이 무기를 바탕으로 농경민족의 맥을 이어왔다. 갈대처럼 흔들림이 있어도 결코 넘어지지 않듯이 말이다. 곧 소비심리가 회복되면 예전처럼 농촌체험관광도 평상심을 찾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다. 농촌체험객이 가장 많아지는 본격적인 계절이다. 방문객들을 맞이할 채비를 새롭게 해야 한다. 농촌체험 방문객은 매년 증가추세다. 특히 올해는 ‘해방 70년 주년’이라는 큰 사회적 이슈도 있다. 일제 강점기 의병활동도 주로 우리 농민 출신들이 주도를 했다. 그만큼 정의로움에도 강하다는 얘기다. 어쩌면 농촌이 더욱 주목받는 한 해가 될지도 모른다.  
농촌체험마을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무엇보다 더욱 새로운 면모를 보여 주어야 한다. 소비자 욕구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시대다. 끊임없이 변하는 게 소비자의 심리다. 우리도 거기에 부응하지 못하면 농촌을 방문할 고객들이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리게 된다. 상대적으로 시장을 빼앗기는 셈이다. 농촌에 재방문이 이루어지도록 창의적인 체험프로그램 운영과 감동적 서비스가 더욱 강화돼야 한다.

경기도 연천에 있는 새둥지마을은 매년 방문객이 늘어나고 있다. 그 주된 이유는 부녀회 중심으로 마을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요리체험인 ‘식(食)문화 전문농장’, 별장형 주말농장인 클라인가르텐, 어린이 교육농장 등은 모두 부녀회가 주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 마을에서 식사를 할 때는 다양하고 정성스런 갖가지의 음식에 감동을 받는다. 요리하면 프랑스다. 그만큼 요리에 깊은 문화가 스며들어가 있다는 얘기다. 프랑스인들은 패스트푸드문화를 단순히 배만 채우는 비문화적인 형태로 인식해 햄버거 같은 음식을 배척한다고 한다.
우리도 깊은 문화가 배여 있는 전통음식을 잘 살려나가면 식문화의 강국으로 우뚝 서게 될 수도 있다. 그 발전 계승의 본류는 바로 우리 농촌이다. 여성농업인들이 똘똘 뭉쳐 지혜를 모아가면 더욱 자랑스러운 음식문화로 발전될 것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21C는 체험경제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은 감성적 체험에서 더욱 즐거움과 기쁨을 느끼게 되고 상상력의 힘을 얻게 된다는 이유다. 농촌체험은 미래의 성장산업이라는 것에 확신을 가져야 한다. 일본에서는 벌써부터 6차산업화를 입법화하여 농촌체험사업을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체험마을사업에 더욱 자부심을 갖고 올 여름에 밀려들 방문객에 대해 어떻게 정성스럽게 잘 모실방안을 연구해 보자. 그것만이 위기를 기회를 바꿀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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