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에 길이 있다 - ‘푸새&G’ 황진숙 대표

▲ 새벽이면 안개가 자욱하다는 소나무 숲 아래, 잘 자란 곰취를 들고 활짝 웃는 황진숙 대표

청정지역으로 유명한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에는 잘 뻗은 소나무 아래 싱싱한 산채와 산양삼을 재배하고 있는 ‘푸새&G’농장이 있다.
지난 4월 1일 산림청에서 수여하는 ‘2015년 산림사업 유공자’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푸새&G’는 26ha의 산지에 산채와 산양삼을 기르며 산림소득증대에 기여하고 발효산양삼진액, 발효산양삼대보환 등의 가공품을 만들어 임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천직의 발견
50대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푸새&G’ 황인숙 대표의 얼굴은 주름도 없이 탱탱한 피부를 지녔다.
“사람들이 눈빛도 좋고 혈색도 좋다고 많이들 얘기하세요.”
그러나 십 년 전 그녀는 스트레스성 소화불량에, 손발이 차고 건강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지인의 추천으로 우연히 먹게 된 산양삼 덕분에 혈액순환도 좋아지고 건강을 회복하게 된 황 대표는 산양삼의 효능을 믿고 직접 재배해 보기로 결심했다.

재배지 조사를 위해 돌아다니다 청정지역으로도 유명하고 강릉, 동해, 태백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인 정선군 임계면에 둥지를 틀게 된 푸새&G는 현재까지 10년의 세월을 지나왔다.
“전국에 산양삼을 모아놓고 산양삼 전시회를 해요. 그 중에서도 정선에서 자란 산양삼은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죠. 일조량이나 평균 온도, 큰 일교차 등의 기후조건이 좋아 산양삼을 기르기엔 강원도가 최고의 적지예요.”

경북 안동에서 도시 생활을 하다 강원도 정선으로 귀농해 농사일을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을 법하다.
“그전까지 농사일을 해본 적도 없어요. 그런데 제가 육묘를 하는 걸 보고 사람들이 손이 정말 빠르다고 어디서 몇 년간 농사를 했었냐고 묻더라고요. 동네 할머님들은 여자 혼자 하루에도 몇 번씩 산엘 오르내린다고 고생이라고 하세요. 하지만 저는 정말 재밌어요. 산에 가면 마음이 너무 즐겁거든요. 재밌으니까 이렇게 일을 하는 거죠.”

▲ 황진숙 대표의 집무실 한쪽 벽면엔 각종 상장과 수료증으로 빼곡하다.

6차산업으로의 힘찬 도약

‘푸새&G’에서는 산마늘, 곤드레, 곰취, 눈개승마 등의 산채와 산양삼을 재배하고 있다. 처음엔 여럿이서 소규모 농장을 꾸려 임업을 배우다가 점차 재배 노하우나 기술을 습득하게 된 이후 ‘푸새&G’를 꾸리게 됐다.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고 싶어 2009년 강원농업마이스터대학 특용작물학과에 입학해 4년 간 공부했다.

대학시절 ‘발효의 우수성’에 대해 강의했던 교수의 말에 아이디어를 얻어 2010년 ‘발효산양삼’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발효 산양삼의 경우 체질에 상관없이 발효된 산양삼 안의 미생물이 사포닌 흡수를 도와주는 효능을 지녔다. 현재 발효산양삼진액과 산양삼대보환을 가공품으로 판매 중이다. 임업체험과 관련해서 한국산림아카데미 학생들, 임업후계자협회, 안동대학교 등에서 견학을 왔다. 산나물 채취, 산양삼 심기와 캐기를 경험하며 1차 생산, 2차 가공, 3차 체험까지 6차 산업으로서의 임업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친환경 재배 원칙을 고수하는 황 대표는 소비자들이 먼저 그 맛을 알고 입소문을 내 주기 때문에 재구매 고객과 단골만 해도 수십 명에 이른다.
“가짜 산양삼 사건으로 소비자들의 불신이 생겼어요. 대부분의 임업인은 양심적으로 판매하지만 소수의 사람 때문에 피해가 발생한 거죠.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양심적인 산양삼 재배 농가의 몫도 있고, 소비자들도 무조건 싸다고 좋은 물건이 아니라 현명하게 좋은 상품을 고를 수 있는 안목을 가지는 것이 필요해요.”

산양삼을 재배하면서 황 대표는 새로운 꿈을 갖게 됐다고 이야기한다.
“여성 농업인은 많지만 임업 쪽에는 여성이 적은 편이예요. 지금까지 15년간 열심히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서 최고의 여성임업인이 되고 싶어요.”

향후 계획으로는 제품 판매와 농장 홍보에 노력하며, 농산물유통센터 건립을 통한 급랭 나물 판매 시행 등을 준비하고 있다.
“딸이 올해 임업후계자로 가입돼 함께 농장 살림을 꾸려가고 있어요.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우리 임업에 힘쓰며, 대한민국 최고의 여성임업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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