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농촌진흥청 인삼특작이용팀 이대영 연구사

인삼 뿌리․잎․열매에는
면역 증진물질 다량 함유
백삼․홍삼, 바이러스에 효과

메르스 확산이 주춤해졌지만 아직까지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국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전문의들은 건강한 사람의 경우 감기처럼 메르스를 쉽게 이겨낼 수 있지만 면역력이 낮은 사람일수록 치료가 어렵고 위험도가 높아진다고 한다. 따라서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지금의 메르스에 대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인 셈이다.

인체 면역시스템은 외부에서 우리 몸에 들어오는 바이러스나 세균과 같은 나쁜 침입체로부터 방어체계를 마련하고, 체내에서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불순물을 제거하며 손상된 인체 기능을 정상적으로 복구시키는 역할을 한다. 인체 면역력이 떨어지면 면역시스템의 균형이 깨져 감염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지고, 인체의 회복 속도도 느려진다.

면역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선천면역’과 예방접종(백신) 등을 통해 인위적으로 특정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성을 갖도록 하는 ‘후천(인공)면역’이 있다. 하지만 질병의 주요 원인인 바이러스는 돌연변이를 통해 후천면역력을 무력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바이러스에 대한 근본적인 인체 방어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선천면역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인 인삼(백삼)과 홍삼을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음’으로 ‘기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실제 후천적 면역결핍증인 에이즈환자를 대상으로 실험에서, 10년에 걸쳐 백삼 및 홍삼을 복용한 후 면역세포가 연평균 겨우 14개만 감소하는 효능을 보였다. 이러한 효능을 갖게 하는 성분이 사포닌이라는 활성성분인데, 인삼의 효능을 대표하는 사포닌 성분은 뿌리뿐만 아니라 인삼의 부산물인 잎과 열매에도 다량 함유돼 있다. 최근 인삼의 잎줄기와 열매의 사포닌 성분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중 인삼 잎에서 추출한 물질이 생체 내 면역력을 높인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인삼 잎 추출물을 400여 마리의 쥐에 투여한 뒤 세포의 활성을 일반 마우스와 비교 측정한 결과, 면역기능과 관련된 세포(T세포, 대식세포, 수지상세포, 대식세포)들이 일반 쥐보다 최대 13배까지 활성화됐다. 특히 암세포를 가진 마우스에 인삼 잎 추출물을 주사하고 4주 뒤 관찰한 결과, 암 덩어리의 크기가 62∼73% 가량 작아진 것도 확인됐다.

인삼 열매는 약효성분인 사포닌 함량이 인삼뿌리보다 많음에도 불구하고, 인삼뿌리보다 연구가 많이 돼있지 않다. 그런 인삼 열매의 면역기능 개선효과를 조사한 결과, 인삼열매에 면역학적 활성물질이 함유돼 있는 것도 확인했다.

이처럼 인삼의 뿌리, 잎 그리고 열매에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부산물로 취급돼온 잎과 열매의 기능성 소재연구는 뿌리에 비해 아직 미미하다. 앞으로도 인삼 잎줄기, 열매에 대해서도 면역력 증진 효능을 비롯한 다양한 효능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정 식품이나 성분을 섭취한다고 해서 면역력을 일시에 회복할 수는 없지만 장기간 면역력에 도움이 되는 백삼이나 홍삼 같은 약용작물을 꾸준히 섭취한다면 메르스 등 바이러스성 질환에 보다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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