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에서 만난 사람- 배영화 한국생활개선대구광역시연합회장

▲ 작은 밤송이가 달린 밤나무 앞에서 수줍게 웃고 있는 배영화 회장

“밤나무 위에 하얀 눈이 소복이 내렸어요.”
배영화 한국생활개선대구광역시연합회장의 말이다. 약 60,000㎡(1만8천 평)의 밤나무가 심어진 산자락 아래 밤나무 농장을 운영 중인 배 회장은 농촌체험학습과 주말 농장을 운영하며, 미나리가 제철일 때에는 밤나무집 식당도 겸업하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대구능금아가씨에 출전했을 만큼 곱고 단아한 미모의 배 회장은 1990년 팜스테이 붐이 일던 시절, 남편 윤태한 씨와 관광 농업의 꿈을 품고 대구시 동구 구암마을로 귀농했다.

교육에서 시작된 인연
1997년 가입하게 된 생활개선회는 교육의 묘미에 빠져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천연염색에 대해 좀 더 심도 있게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대구시농업기술센터에서 천연염색 심화반을 운영하고 있는 걸 알게 됐어요. 천염염색 외에도 압화 공예나 우리음식연구회 등 흥미롭고 다양한 강의가 많아서 배우기 시작했지요.”

열심히 교육을 받으면서 생활개선회 활동도 활발히 참여했다. 공산지구생활개선회장, 생활개선대구광역시연합회 감사를 역임하며, 올해는 생활개선대구광역시연합회장에 취임했다.

“대구 근교 농산물은 종류가 다양해요. 팔공산 미나리, 상동 체리, 반야월 연근 등 ‘우리농산물알리기운동’과 회원 개개인의 역량강화를 위한 ‘취미 교실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11일에는 ‘농업인의 날’ 겸 ‘가래떡 데이’를 맞이해 대구시 인근 지하철역에서 쌀소비촉진을 위한 가래떡 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식사 대용으로 안성맞춤이라며 시민들의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오는 9월 초(9월3일~6일) 개최되는 대구도시농업박람회에서 생활개선회원들은 ‘쌀소비촉진운동’ 부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근교농업 통해 도시 소비자와 소통
아들과 함께 밤나무 체험학습장 운영
함께할 때 모두가 잘 사는 법

“근교농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시내 소비자와의 소통이 가장 중요해요.”

배 회장은 현재 ‘대구정보화농업인연구회’와 ‘초고리협동조합’에서 활동하며 시내 소비자와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구정보화농업인연구회’의 경우, 소비자에게 근교농업에 대해 알리는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 SNS 활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다. ‘초고리협동조합’은 도시 소비자단체와 대구 여성농업인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단체로, 대구 농산물 판매, 농촌체험 등의 정보를 제공하며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먹거리’를, 농업인에게는 ‘판로 개척’이라는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아들과 함께 해 더욱 든든
배 회장의 둘째 아들 윤재필 씨는 3년 전 부모의 뒤를 이어 농촌체험학습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가을에 진행하는 알밤 줍기 체험뿐만 아니라 알밤 피자 만들기, 딸기와 토마토 수확 체험, 압화나 천연염색 등 4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아들과 함께 일하니 정말 든든하죠. ‘알밤 피자’ 같은 경우도 아들이 화덕 아이디어를 내서 만들게 됐어요. 우리 세대는 안 먹고 아껴가며 앞만 보고 달려온 세대라면, 요즘 세대는 달라요. 내가 왜 사는지, 무엇을 위해 사는 지 묻고, 그 질문에 따라서 일을 하죠. 아들이 운영하는 농촌체험농장도 미래를 내다보고 아들 스스로 선택한 일이예요.”

지역의 고아원 아이들에게 무료로 농촌체험학습 봉사를 하고 있다는 배 회장은 화덕 피자, 떡메치기, 압화 열쇠고리 등을 만들며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있다. “농업기술센터에서도 버스 대여도 도와주시고, 식구들도 흔쾌히 봉사에 동참해줬어요. 세상은 혼자서는 못 살아요. 함께할 때 모두가 잘 사는 법이죠.”

근교농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며, 나눔의 정도 실천하는 배 회장에게서 행복과 상생의 비밀을 엿보았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