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力있는 농협 ④ 과천농협 부녀복지과

▲ 농가주부모임 공동소득사업은 용지수용으로 올해부터는 불가능해졌다. 과천농협은 이를 ‘도시형 우리집 장독대’사업으로 계승발전시킬 계획이다.

메주·숯·항아리에 보관소까지 제공
과천시민들의 새로운 명소로…

과천시는 경기도 31개 시·군 중 에서도 가장 작은 도시다. 그나마 농사를 짓던 갈현동 일대마저 제2경인고속도로 부지로 수용되면서 그렇잖아도 작은 면적에 농지도 뭉텅 없어지게 됐다. 과천농협(조합장 고정수)은 하지만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도시농협의 특성화를 통해 조합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농가주부모임(회장 김종숙)에서 설계하고 있는 ‘우리집 장독대’ 사업이다.

공동경작 ‘콩 밭’은 추억이 됐지만…
25명이 활동하는 과천농협 농가주부모임은 지난 9년 간 메주로 전통장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에 현물(간장, 된장)로 지원하거나 판매금액을 소외이웃에게 전달해 왔다.
3년 전부터는 갈현동 일대에 1,200여 평의 공동경작지를 마련해 직접 콩을 심고, 거기서 수확한 콩으로 메주를 담가 전통장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그 땅이 수용됨으로써 이제 공동경작지는 농가주무모임 회원들에게 추억으로 남게 됐다. 하지만 동은주 여성복지과장의 말에 의하면 전통장 만들기 사업은 계속 추진될 예정이다. 콩 농사를 짓는 조합원과 연계해 여기서 수확되는 콩을 구입, 이 사업을 지속한다는 것이다. 농가주부모임은 영농정보와 종자 교환 등을 통해 회원 간 시너지 효과를 얻고있다.

▲ 과천농협 고향주부모임은 올해도 관내 고교생에게 ‘이웃사랑 장학금’을 전달했다.

소외계층 밑반찬 지원
주부대학출신이 주축인 고향주부모임(회장 이용순)은 300명이 활동하고 있다.
과천농협주부대학은 이미 1,40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2014년까지 13기가 운영됐다.
고향주부모임은 주로 과천시 소외계층인 독거노인, 학생합숙시설, 다문화가정 등에 김치 등 밑반찬을 매월 지원하는데 동별로 4가정, 24가정이 도움을 받고 있다. 농가주부모임에서 재배, 생산한 메주로 만든 된장과 간장도 포함된다.

과천시에는 의외로 많은 100여 가구의 다문화가정이 존재하는데 농가주부모임에서는 지난해까지 결혼이주여성의 고충을 들어주고 위로하고 방향을 제시해주는 멘토링사업과 친정어머니 자매결연 사업을 진행했다.
매년 실시하는 장학금 전달 행사는 올해도 지난 5월14일 네 명의 고등학생에게 총 180만원이 전달됐다.

도시민이 직접 담는 된장
과천농협은 부녀복지과와 여성조직 내 농가주부가 주축이 된 ‘우리집 장독대’보급 사업을 야심차게 계획하고 있다.
동은주 과장은 “과천은 수도권 도심 중 제조업이 없는 청정지대”라며 “여기서 생산된 콩을 도시민에게 보급하고, 각 가정에서 구하기 어려운 숯, 짚 등을 공급해 주고 아파트에서는 보관하기 어려운 장 항아리를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관리해 주는 공동보관소를 마련해 도시민들이 내 집 장독대로 이용하게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장에 보리밥을 넣는다든가, 호박을 곁들인다든가하는 집안마다의 레시피가 있는데 이런 부분이 정보 교환도 되면서 과천시민들의 명물로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시민 주말농장의 내 집 텃밭 같은 개념의 ‘장독대·항아리 임대 사업’인 셈이다.

여성조합원 솔선으로 더 강한 조합을…
과천농협은 1,230명의 조합원에 437명의 여성조합원이 참여해 지점 3개소, 하나로마트 1개소, 영농자재창고 2개가 운영되며 4,900여 억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31,669(백만원)으로 집계되는 탄탄한 조합이다.

▲ 고정수 조합장

고정수 조합장은 “과천농협은 모든 조합원이 조합에 대한 깊은 애정과 지역사회의 건실한 시민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며 “특히 전국 평균조합원 성비(性比)보다 높은 구성도를 보이는 여성조합원과 여성조직이 솔선수범하며 과천농협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동은주 과장은 “그 동안 여성조직내에서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활동해 주신 여성조합원들과 함께 과천농협의 새로운 시도인 ‘도심형 우리집 장독대’ 사업도 치밀한 준비와 컨설팅을 통해 보람있는 성과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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