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맛있고 성장 빨라 소비자․농가 만족”

축산농가 연간 9천만원 매출 증가 전망

농촌진흥청이 토종 재래돼지를 이용해 맛있고 잘 크는 흑돼지 ‘우리흑돈’을 개발하고 특허를 출원했다.

우리나라 토종 재래돼지는 시중에 유통되는 개량종돼지에 비해 고기색이 붉고 근육 내 지방이 많아 소비자들이 좋아하지만 성장이 느려 사육기간이 길다. 또한 새끼 수도 적어 사육 시 농가에서 경제성이 낮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이 특허출원한 ‘우리흑돈’은 토종 재래돼지와 ‘축진듀록’을 계획 교배해 재래돼지 고유의 맛은 유지하면서도 성장능력을 보완한 합성 돼지다. 통계학적 기법과 DNA를 이용한 유전체분석 방법을 사용해 성장능력과 육질 특성, 검은 털색 유전자를 고정하고, 재래돼지 혈액비율은 38% 정도 유지되도록 했다.

새끼 수와 증체량을 보면, 재래돼지의 새끼 수는 6~8마리인데, ‘우리흑돈’은 10여 마리이며, 1일증체량도 재래돼지가 500g인데 비해 ‘우리흑돈’은 830g으로 더 우수하다.

육질특성의 경우, 소비자가 좋아하는 고기색의 평균 적색도가 ‘우리흑돈’은 9.1로 개량종돼지(7.1)보다 붉은 빛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고기단백질의 결합정도를 나타내는 보수력(우리흑돈 56.9%, 개량종돼지 54.4%)과 조리 시 줄어드는 양을 분석한 손실함량 수치(우리흑돈 28.6%, 개량종돼지 31.1%)도 개량종돼지에 비해 우수하다.

외관과 맛을 평가하는 전문가 평가에서는 개량종돼지고기보다 육색에서 1.8점, 향미에서 0.6점, 전체 기호도에서 0.6점 등을 더 받았다. 2012년부터 3년간 10농가에 65마리를 보급해 현장실증시험을 실시한 결과, 다른 흑돼지에 비해 잘 자라고 소비자들이 좋아해 농가 만족도도 높았다.

한편, 국립축산과학원은 ‘우리흑돈’ 개발로 재래돼지의 유전자원 보존과 함께 산업적 활용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유전자원을 활용한 ‘우리흑돈’을 씨돼지로 활용하면 한 해 3억9천만 원 가량(130마리 수입)의 기술사용료를 아낄 수 있다. 경제성 분석 결과에서도 개량종돼지를 기르는 농가가 ‘우리흑돈’으로 바꿀 때 한 해 9천만 원 이상 매출액이 늘 것으로 나타나 농가소득 증대와 재래돼지를 선호하는 소비자의 입맛을 동시에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박수봉 축산자원개발부장은 “2014년 10월 발효된 나고야의정서로 수입 씨돼지뿐 아니라, 수입 후 생산되는 새끼돼지에 대한 사용료 문제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박 부장은 이어 “‘우리흑돈’을 통해 FTA에 대응하고 종자주권 확립을 위한 고유 유전자원의 활용도를 높이는 한편, 국내 돼지사육농가의 소득향상과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돼지고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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