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를 여는 젊은 여성농부들 ⑬ 한국농수산대학교 졸업 플라워카페 ‘꽃송이’ 송희 대표

▲ 플라워 카페 '꽃송이' 앞에서 한 손엔 꽃, 다른 손엔 찻잔을 든 송희 대표.

화훼전공 살려 플라워카페 ‘꽃송이’ 창업
일반인 대상으로 1:1 맞춤형 수업 진행
인터넷 판매 및 취약계층에 기부 계획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며 한 가수가 노래했다.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플라워 카페 ‘꽃송이’는 꽃미모를 자랑하는 젊은 사장이 주인이다. 꽃과 차가 어우러진 이곳에서 플로리스트 겸 플라워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송희(25) 씨를 만났다.

한송이 카페를 피우기 위해  
특용작물을 재배하는 부모님의 권유로 문산 제일고 원예과를 다니게 된 송희 씨는 자주 꽃을 접하다보니 자연스레 꽃에 대한 관심을 키우게 됐다.
“꽃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면서 꽃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어요. 한국농수산대학 화훼학과에 진학하게 된 계기도 미리 꽃과 관련된 직업을 실습하고 체험해볼 수 있다는 점이였어요.”

스무 살 때부터 꽃집 운영에 대한 꿈을 갖고 있던 송희 씨는 방학 때마다 틈틈이 공부를 하면서 화훼장식 국가자격증, 종자 기능사를 취득했다.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플로리스트 분야는 따로 학원을 다니며 자격증을 땄다.
“대학교 2학년 때 실습과정을 통해 미리 사회생활을 경험할 수 있었어요. 성공한 선배들의 사례나 실제 농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이론이 아닌 현장을 통해 깨우칠 수 있었죠.”

대학을 졸업한 지 2년 후인 올해 1월, 송희 씨는 플라워 카페 ‘꽃송이’를 열었다. 젊은 나이에 카페 사장을 하고 있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부모님 덕을 본 것 아니냐’며 색안경을 낄 수도 있다.
“학교를 다니는 동안 경기도농업기술원 산하의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에서 일하면서 차곡차곡 돈을 모았어요. 졸업하고 2년 동안은 1:1과외 식으로 플라워 디자인 강의를 하거나 부모님 댁에서 인삼농사를 도와드리면서 사업 자금을 위한 저축을 착실하게 해뒀죠.”

현실에 튼튼하게 뿌리내리기
플로리스트는 꽃을 다루는 직업이라 향기로운 직업이긴 하지만 꽃처럼 아름답고 화려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플로리스트에 대해 직접 배우기 전까지는 막연히 환상을 가질 수도 있죠. 하지만 철사나 각종 도구를 사용해 최대한 빠르고 예쁘게 만드는 작업은 결코 만만치가 않아요.”

왼손잡이에 유난히 작은 손을 지닌 송희 씨는 손힘을 기르기 위해 악력기 훈련을 하기도 했다. 남들이 1시간 연습할 때 배가 넘는 5시간을 쏟아 붓다보니 노하우가 생기게 되고, 점차 기술이 늘면서 자신만의 속도와 스타일을 갖게 됐다.
“처음엔 꽃집만 운영할 생각이었는데 꽃집만 운영하기엔 힘들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리더라구요. 그래서 꽃집과 카페가 합쳐진 ‘플라워 카페’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전까지 카페 일은 해본 적도 없었는데 ‘맨땅에 헤딩하듯’ 일단 열심히 최선을 다해보자는 마음이 들었어요. 커피 메뉴도 만들어야 하고, 식물 관수나 꽃다발 제작, 전체적인 꽃 관리들도 혼자서 해야 하니 정말 바쁘죠.”

송희 씨가 꽃을 공수해오는 곳은 주로 한농대 졸업생이 운영하는 농장과 꽃시장이지만 천일홍이나 백일홍은 어머니 농장에서 가져 온다.
“요즘 드라이플라워를 찾는 손님이 많아지면서 660㎡(200평)되는 땅에 목화를 심었어요. 멀칭 작업을 하는데 부모님, 남동생, 친구들이 많이 도와줬죠. 인테리어 소품으로 목화 가지를 판매할 계획이에요.”

‘칭찬’이라는 에너지 드링크
저 멀리 제주도에서부터 김해, 전북, 인천에서도 꽃상품 문의 전화가 온다는 송희 씨.
“인스타그램과 블로그를 통해 홍보하고 있는데 저희 가게 꽃사진을 보시고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며 상품 문의가 와요. 원래는 서울, 파주 근교만 배달했었는데 세종, 전북 지역에서 주문이 오면서 타 지역으로도 배송하고 있어요.”

예비 장모님께 드리는 예비사위의 꽃다발 선물, 목화라떼를 마시러 왔다가 엄마 생신 선물을 구매하는 학생,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위한 100일 꽃다발 등 ‘꽃송이’에는 설렘과 사랑을 품은 손님의 의뢰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분홍색 안개꽃으로 드라이플라워를 의뢰하신 분이 계셨어요. 전북에서 주문하신 분이었는데 꽃을 받아보시곤 너무 마음에 드신다고 주변 지인에게도 저희 가게를 추천해주셨어요. ‘다음에 파주에 갈 일이 있을 때 플라워 카페도 꼭 들리겠다’며 이야기 하셨는데 이런 칭찬들이 정말 큰 힘이 되죠.”

 오래오래 은은하게 ‘송희’다운 꽃송이
카페에서는 커피와 꽃 판매 말고도 1일 실습 과정과 6주 과정 수업도 운영되고 있다.
“간혹 손님들 중에 ‘손재주가 없는데 꽃을 배울 수 있을까요?’ 하고 물어보는 분들이 있어요. 그럴 때는 부담 없이 배워볼 수 있는 1일 실습과정을 권해요. 플라워 카페의 장점은 커피나 차를 마시러 와서 꽃을 배워볼 수도 있고, 꽃과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점 같아요.”

송희 씨는 인터넷으로도 꽃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또한 기부와 연관 지어 손님이 꽃을 살 때마다 사회 취약층이나 위안부 할머니에게 일정 금액을 기부할 수 있는 방법도 생각 중이다.
“술 한 잔 할 때는 몇 번이고 카드를 긁지만 꽃 한 송이 사는 데에는 유독 인색한 것 같아요. 술은 많이 마신 다음날 후회할 수 있지만 꽃은 그 자체만으로도 화사해지죠. 술 한 잔 보다 향기로운 꽃 한 송이 어떠신가요?”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