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여는 젊은 여성 농부들(12)- 한국4-H중앙연합회 부회장 ‘꿈꾸는 분재농원’ 김은지 씨

소나무와 함께 꾸는 푸른 꿈
분재를 향한 부친의 열정 물려받아 농원 운영
자연친화적인 예술교육으로 농촌체험교육의 새바람

봄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날, 소나무와 함께 특별한 꿈을 꾸는 부녀를 만나러 충북 진천으로 향했다. 나무 향 물씬 나는 그곳에서 ‘꿈꾸는 분재’ 농원 대표 김은지(27) 씨와 아버지 김태형(56) 씨를 만났다. 훤칠한 키와 길쭉한 롱다리, 멀리서 봐도 두 부녀는 똑같이 닮았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예술 유전자
단 한 번의 만남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꿔놓을 수 있다. 1981년 김태형 씨는 대학시절 우연히 간 분재원 견학에서 홀리듯 분재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 길로 멀쩡히 잘 다니던 대학을 그만 두고 고향 진천에 내려와 분재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분재원을 운영하다 수입이 좋지 않아 꽃집을 운영했지만 분재에 대한 애정은 여전했다. 미술대학에 진학하고 싶었던 아버지처럼 은지 씨는 어려서 화가가 꿈이었다.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꽃집을 운영을 하던 아버지를 보며 자연스레 꽃에 흥미를 느낀 은지 씨는 천안연암대학의 화훼장식학과에 진학했다.

분재, 너는 내 운명
대학시절 아버지 곁에서 조경 일을 도왔다는 은지 씨는 인부들 대신 자신을 쓰라고 했다. 처음에는 용돈벌이로 시작했지만 일에서 느껴지는 재미가 더욱 컸다.

대학 수업 중 중 2명 씩 짝을 지어 ‘정원 만들기’ 과제를 할 적에도 꽃과 조경에 익숙한 은지 씨에게는 힘들기 보다는 흥미로운 작업이었다고 회상했다. 분재전문관리사인 아버지로부터 분재 기술 교육을 받은 은지 씨는 평범했던 나무가 아름다운 작품으로 변하는 것에서 창작의 매력을 느꼈다.

이후 5~6년 전 도입된 ‘분재 경매 시스템’에서 분재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지난해 진천군농업기술센터 농촌문화체험육성사업을 지원받아 ‘꿈꾸는 분재 농원’을 시작하게 됐다. 짜여진 틀에서 정해진 것만 수행하는 회사 생활보다는 스스로 운영하고 만들어 갈 수 있는 농원 경영이 더 적성이 맞았다는 은지 씨와 분재에 대한 식지 않은 아버지의 열정이 만나 작지만 푸르른 싹을 틔우게 된 셈이다.

어린 소나무를 통해 꿈꾸는 아이들의 성장을 돕고 싶어

현재 은지 씨는 4-H중앙연합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진천군 관내 학교 4-H 학생들을 대상으로 농심교육을 진행하며 학생들이 만든 작품을 진천문화축제 4-H 연합회 부스에 전시하기도 했다. ‘꿈꾸는 분재 농원’은 현재 소나무를 통한 교육 프로그램, 보리수 따기 체험, 토피어리, 화분 만들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교육의 일환으로 진천읍 문백초등학교 3,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꿈꾸는 소나무’라는 주제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순수한 눈으로 소나무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어요”

말하는 은지 씨의 큰 눈이 더욱 커졌다.

소나무와 함께 꾸는 초록빛 꿈
“아직 분재는 대중화단계에 이르진 않았죠. 하지만 막상 직접 체험해보면 분재의 매력에 푹 빠질 거예요.”
꿈꾸는 분재 농원에서는 분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료 교육을 하고 있다. 농원 규모는 현재 소나무 2만 8천주, 향나무 3천주 이상으로 분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마음껏 분재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다.

지금은 아버지 태형 씨가 분재교육을 담당하고 있지만 은지 씨 또한 많은 이에게 분재를 알리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분재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은지 씨는 앞으로의 꿈꾸는 분재농원이 “교육 체험에만 만족하지 않고 체험 관광을 통해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치유가 되는 곳, 자연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관광농원을 만들고 싶다”며 푸르른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