⑬1인 가구 증가로 소비패턴이 변한다

1인 가구 ‘쑥쑥’…국민 25%가 나홀로 산다

우리나라 1인 가구의 비중이 지난 2013년 전체의 25%를 넘었다. 네 가구 중 한 가구는 혼자 사는 셈이다. 여의도연구원은 2015년에는 국내 1인 가구 비중이 27.1%에 달하고, 10년 뒤엔 전체 가구의 35%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1인 가구 증가의 원인은 고령화로 인한 노령 1인 가구, 싱글족의 증가 때문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인 추세다. 향후 이들이 어떤 소비 트렌드를 만들어낼지 주목하자.

◆1인 가구 새로운 시장 형성
기능·품질은 그대로…크기는 작게

나홀로 사는 1인 가구의 증가로 경제 사회 문화의 지형이 크게 바뀌고 있다. 이들을 잡기 위한 유통시장의 경쟁도 활발하고 솔로 전성시대를 위한 맞춤형 신제품도 쏟아져나오고 있다. 혼자 살아도 편하고 즐거운 삶을 추구하는 싱글족을 위한 기능과 품질은 유지한 채 크기만을 줄인 미니제품 시장도 새로 형성됐다.

경기도 용인의 한 대형마트는 주위에 직장인 나홀로 가구가 많아서 영업시간까지 늦춘 곳이다. 이곳을 찾아 가전제품 코너를 살폈더니 미니용량 제품이 대용량 제품 사이에서 쉽게 눈에 띄었다. 세탁기의 경우 미니제품은 3.5kg, 미니 냉장고는 46ℓ의 앙증맞은 것도 발견됐다. 이 매장 가전코너의 한 판매원은 “전기밥솥의 경우 하루 두끼 분량의 밥을 할 수 있는 제품의 판매량이 늘어났다”고 들려줬다. 제품 본연의 기능과 공간 활용도를 높인 소형가전의 판매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1인 가구만을 겨냥해 소형제품 시장에 새로 시장에 뛰어드는 경우도 있다. 전자제품 제조업체 인켈은 소형 세탁기와 냉장고를 선보일 예정으로 세탁기는 최대용량 6kg, 냉장고는 138ℓ 용량으로 출시를 예고했다.

◆‘알봉족’ 등장
비싸도 양이 적은 농산물 선호

나홀로 가구는 집에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기보다는 간편식 또는 외식을 하는 비중이 높다. 때문에 단순히 데우거나 끓이는 과정만 거치는 간편음식, 외식업체의 시장규모가 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농식품 시장에서의 변화도 눈에 띈다.

농식품의 소포장 제품의 매출 증가로 인해 ‘알봉족’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졌다. 과일을 세는 ‘알’과 과자 등의 가공식품을 담는 단위 ‘봉’에서 따온 말로, 낱개 포장된 식료품을 이용하는 새로운 소비층을 지칭한다. 간편함을 추구하는 나홀족은 과일도 깎지 않고 그냥 먹을 수 있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알봉족으로 불린다. 과일 판매에도 영향을 미쳐 껍질 째 먹는 토마토와 포도 버찌 등의 과일 매출이 증가하고, 수박처럼 껍질이 많거나 깎기 힘든 과일의 소비가 위축되는 현상도 불러왔다.

한국과수연합회 박연순 상무는 “지난해 사과의 소비를 보더라도 중소과가 오히려 알이 큰 대과보다 더 대접받았다.”고 과수 소비패턴의 변화상을 전하며 “생산자도 소비 변화에 발맞춰 생산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분당에서 혼자 사는 이모씨는 “요리하는 것을 즐기지만 항상 음식물쓰레기가 골치”라고 말한다. 망으로 사다놓아 썩어나가는 양파같이 미처 먹지 못해 버리는 채소와 식재료가 고민이었다. 하지만 요즘 마트에는 1인 가구 수요에 맞춰서 감자 한 알도 카레용으로 썰어 진공 포장한 것, 맛탕용으로 손질해 놓은 고구마 등의 진공포장된 신선채소들이 종류별로 판매된다. 꼭 필요한 분량만 살 수 있게 해놓아 재료의 낭비를 줄일 수 있어 1인 가구를 겨냥한 제품이다.

◆사회적 가족의 탄생
1인 가구를 위한 정책 개발 시급

정치권도 역시 ‘1인 가구’를 눈여겨보고 있다. 새누리당 싱크탱크라 할 수 있는 여의도연구원은 내년 총선에서 맞춤형 공약을 개발해 ‘1인 가구’를 반드시 공략해야 한다는 내용의 내부 보고서를 낸 바 있다. 1인 가구는 특성상 빈번한 거주지 변동으로 인해 공통적으로 주거 불안정성이 높기에 주거의 안정과 편리성을 위한 정책이 특히 요구된다. 나홀로 사는 사람들은 안전문제에 불안감을 느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지역사회의 안전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이런 여러 가지 1인 가구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 첫 시민단체인 ‘한국1인가구연합’이 발족됐다. 같은 취향을 가진 회원들이 ‘가족’을 만들어 영화·등산 취미생활을 즐기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한국1인가구연합의 발족 목적은 고령화로 인한 1인 가구를 돕기 위해서다. 1인 가구의 증가추세가 두드러질수록  또 다른 ‘사회적 가족’을 형성해 돕고 협력하며 살아야 더 안전하게 즐겁게 살 수 있다고 관계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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