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동 시인·칼럼니스트

▲ 김훈동 시인·칼럼니스트

"행복한 농업인은
자신의 운명에 끌려다니는
희생물이 아니라
삶의 주인이 되는
기술·지식 갖고 있어야"

물오른 나무들이 저마다 잎을 돋우는 달입니다. “국민총행복은 국민총생산보다 더 중요하다.” 왕추크 부탄 국왕이 한 말입니다. 행복은 사회적 자본의 한 형태입니다. 행복은 사회에 막대한 이득을 가져다주기에 그렇습니다. 사회적 자본이 풍부한 사회는 여러 가지 면에서 살기 좋습니다. 일찍이 영국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평생토록 행복한 인생이라! 누구도 그런 인생은 견딜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인생이 있다면 아마 지상의 지옥일 테니.”라고 노래했습니다.

본격적인 영농기에 접어들었습니다. FTA(자유무역협정)로 인한 피해는 우리 농업을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어린잎이 나무의 생명을 끌고 갑니다. 여린 가지처럼 농업인의 노력에 따라 새로운 희망도 그렇게 옵니다. 이젠 농촌 구석구석에 삶의 행복과 희망이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농업·농촌 환경은 엄청나게 변하고 있습니다. 기상이변에 따른 외적변화도 농업인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농촌경제도 녹록치 않습니다. 소비자들은 농축산물 구입에 돈지갑을 좀 체로 열지 않습니다. 농업인을 행복하게 만드는 정책과 함께 리더십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정부, 기업, 사회단체가 농업인이 희망과 행복감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노력을 경주하게끔 리더십을 발휘하길 바랍니다.

지도자는 말 그대로 가리키며 이끌고 나가야 하는 사람입니다. 리더(leader), 즉 앞장서 이끄는 사람을 뜻합니다. 첫 번째로 요구되는 역할이 ‘가리키는 일’입니다. 바로 비전과 방향을 제시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요구되는 역할은 ‘이끄는 것’입니다. 농업인들의 마음 내면으로부터의 승복을 받아 함께 따라오게 만드는 능력을 일컫습니다. 정치지도자들이 어떤 정책과 리더십을 발휘해야 농업인이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까요. ‘행복’ 이란 단어를 선호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훨씬 긍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보편적인 해결책은 없습니다.

하지만 기쁨을 느끼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수히 많습니다. 자신의 행복에 대한 전문가는 바로 자신입니다. 진정한 행복은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고 자신을 가로막는 마음의 빗장을 풀 때 얻을 수 있습니다. 즐거운 인생은 스스로 창조하는 것이지 사용설명서에 적힌 대로 따라하는 것이 아닙니다. 행복한 농업인은 자신의 운명에 끌려 다니는 희생물이 아니라 삶의 주인입니다. 삶의 주인이 되는 기술과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합니다. 삶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힘은 바로 농업인 안에 있습니다. 행복은 행복을 불러옵니다. 황금이 있다고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행복은 푸근한 만족감 그 이상입니다. ‘아름다운 이름을 남기는 삶’ 이것이야말로 농업인 모두가 최후 순간까지 붙잡아야 할 목표입니다. 행복은 바람직한 생필품입니다. 막연한 낙관이지만 농업인들은 모두 정말 행복해지고 싶습니다. 의료비 걱정 없는 삶, 자녀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 안정된 일자리, 중산층 재건의 디딤돌이 돼야할 국민행복기금 등을 통해 희망과 행복이 찾아 들어야 합니다.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마치 자신의 인생을 탐색하는 것과 같습니다. 자신의 인생에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자기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입니다. 우리가 자신을 어떻게 느끼는지가 중요합니다.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주로 외형적인 삶의 조건을 바꾸는 데 주력합니다. 하지만 남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 진정한 행복은 아닙니다. 물론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은 없습니다. 행복한 농촌 만들기도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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