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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억 성과없이 표류하는 한식정책FOCUS - 한식세계화의 허와 실
박광희 기자  |  history8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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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10  11: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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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성과위주의 홍보·이벤트 중심 사업이 문제
한식만이 가진 매력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이명박정부 때 소위 ‘대통령 영부인 사업’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아온 한식세계화 정책이 거센 비판여론 속에 표류하고 있다. 한식세계화 정책은 지난 2009년부터 6년간 무려 1,20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면서도 이렇다 할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사업이 졸속으로 추진돼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정책 추진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문제점의 주요 내용은 ▲단기적 성과 위주의 홍보·이벤트 중심 사업 추진 ▲잦은 사업계획 변경 ▲부적절한 예산 집행 ▲부실한 사업 추진과 사후 관리 미흡 등으로 최근엔 사업의 필요성 자체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추진 1년만에 접은 졸속 떡볶이사업
국가브랜드 제고의 연장선상에서 한식의 중요성이 제기돼 한식세계화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건 2009년이다. 그전 2008년에 ‘세계인이 즐기는 우리 한식’이라는 비전 선포식을 갖고 2017년까지 한식을 세계5대 음식화 한다는 비전을 앞세워 한식세계화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이때 수립된 주요 추진전략은 ▲세계화 인프라 구축 ▲한식 R&D확대 ▲전문인력 양성 ▲기업지원과 투자 활성화 ▲우리 식문화 홍보 등이었다.

그리고 2009년 민관 합동 한식세계화 추진단을 발족시키면서 한식 붐 조성과 인프라 구축을 추진했고, 2010년에는 한식세계화 민간 집행기구인 한식재단을 출범시키면서 콘텐츠 개발과 전문인력 양성 등과 아울러 한식의 산업화와 프랜차이즈 진출 확대에 중점을 두고 한식세계화 정책을 전개했다.
그러나 정책추진 과정에서 앞서 제시한 문제점들을 중심으로 한 한식세계화 사업의 문제들이 표면으로 노출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실패사례가 떡볶이 사업이다.
2009년 5월 한식세계화를 선도할 세계인이 좋아할 웰빙음식으로 비범밥, 전통주, 김치와 함께 선정된 떡볶이는 웰빙음식으로 선정한 것부터가 문제가 됐다. 말하자면 외국인들의 우리 음식에 대한 선호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오류를 범한 것이다.

실제로 한 전문연구기관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것을 보면, 한식,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김치·비빔밥·불고기·김밥·갈비·떡볶이 순이었다. 그리고 가장 선호하는 음식은 불고기·김밥·갈비·떡볶이·비빔밥 순으로 나타났다.
떡볶이 사업은 ‘떡볶이 산업 육성대책’을 마련하고 5년간 14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그리고 떡볶이 산업을 키우겠다며 경기도 기흥에 떡볶이연구소 사옥을 건립하고, 쌀가공협회를 파트너 삼아 11월11일을 가래떡데이로 정하고 갖가지 떡볶이를 개발하면서 ‘아딸’(아버지와 딸)이라는 브랜드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이는 등 부산을 떨었으나 결국 떡볶이 사업은 예산만 낭비하고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떡볶이연구소는 1년만에 과제를 반납하고 문을 닫았다.

꼼꼼한 사전조사 없이 졸속으로 조급하게 성과위주의 정책을 추진한 결과였다.
이처럼 한식세계화 정책은 2009년 한해 한식홍보에 9억원, 지난 5년간 25억원의 홍보비를 쏟아부었지만, 효과는 기대치 이하로 미미했다.

한식만의 매력이 무엇인지부터 고민해야

필요하다면 원점에서
재검토 해야

이처럼 정부는 한식세계화 정책이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는 난맥상에 빠지자 지난 해에 한식정책 발전방안을 수립하고 정책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 ‘한식세계화 정책’이라는 명칭을 ‘한식정책’으로 변경했다. 그리고 ▲국내 한식기반 강화 ▲해외확산 병행이라는 투 트랙(two-track)정책으로 방향을 전환시키고 올해 예산으로 126억3900만원을 책정했다. 이 예산의 81%는 한식재단에 집중 배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식정책에 대한 비판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건강한 한식을 외국인들에게 먹이겠다’며 7년째 국가사업으로 밀어부치고 있지만, 국민들의 전폭적 정책신뢰와는 거리가 멀다.
지금 전 세계적인 추세는 식품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자국 음식과 식문화 산업을 전략산업화 하려는 경향이 대세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2년 전 ‘와쇼쿠(和食)’가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에 등재되기까지에는 일본 정부와 민간에서 역할을 분담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들은 자신들의 음식인 스시의 세계화 정책을 50년간 추진하면서 음식 뿐만이 아니라 식재료와 식문화, 그리고 요리법과 요리장인 등을 종합적으로 세계인들에게 전파시켜왔다.

이러한 외국의 사례를 거울 삼아 지난날의 부족함을 하루속히 만회해 나가야 한다. 늘 당대 정권의 눈치보기와 그에서 비롯된 조급한 성과위주의 졸속 사업 추진 관행도 말끔히 걷어내야 한다. 지금이라도 필요하다면 국민 혈세가 지원되는 한식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 하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이야말로 한식 만이 가진 매력이 무엇인지 진정성을 가지고 고민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평가 한 것처럼 분명 우리 한식은 영양학적으로 적절한 균형을 갖춘 모범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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