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열 HNP컴퍼니 원장

▲ 박대열 HNP컴퍼니 원장

협력은 상호존중에서 나온다.
협력이 잘되는 공동체는
‘열린 질문’으로 꿈을 증강시켜
집단지성의 아이디어를 실현시킨다.
그렇게 되면 어떤 개방도 극복하고
꿈을 이루게 된다
.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믹 피어스라는 건축가는 흰개미를 관찰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접하게 된다. 작은 개미들이 협력해 수 미터에 높이의 거대한 탑을 세운 것이다. 평균 40℃의 더위를 피하기 위해, 이런 놀라운 일을 흰개미들이 완성하는 것을 보고 믹 피어스는 이스트게이트센터라는 빌딩을 설계한다. 흰개미들처럼 여러 사람의 아이디어를 모아 더 나은 방법에 도달하는 것이 집단지성이다.

지난 30년 동안 노벨상(평화상 제외)을 2명 이상 공동 수상한 경우는 평균 76%다. 더욱이 2000년 이후에는 공동수상이 무려 90%에 이른다. 이는 무엇을 말해 주고 있는가?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하더라도, 서로의 지능을 합치면 상상할 수 없는 성과를 낳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평균 아이큐가 세계 최고임에도 우리나라는 왜 노벨상(평화상 제외)을 타지 못할까? 혼자만 똑똑하지, 집단지성에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집단지성에 도달할 수 있을까?

첫째로 상호존중으로 협력이 이뤄져야 집단지성이 발휘된다. 다문화사회에 접어든 우리사회는 서로에 대한 존중이 더욱 필요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존중이나 대접하는 것보다는 상호무시가 고착화돼가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 1월 뉴스에서는 ‘우리사회에서 나는 을(乙)이다. 무시당한다’고 생각하는 직장인 수가 85%나 된다고 보도됐다.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포럼은 외국관광객을 맞는 표정이나 친절함을 종합 평가한 환대점수에서 한국을 129등(2013년)이라고 발표했다. 존중하는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으니 말문이 막혀 버리고, 소통은 저 멀리 날아가 버리는 것이다.

상호존중은 주고받는 언어가 부드럽고, 표정이 밝아지면 되는 쉬운 방법이다. 상대를 배려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심성이 있다면 충분하고 어렵지도 않다. 나이의 고하, 남녀차별, 국가가 달라서 나타나는 문화적 괴리를 서로 존중하고 이해한다면 그런 토양에서 새로운 협력이 자라게 되고 놀라운 지성이 탄생하게 된다.

둘째로 ‘열린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질문의 중요성은 알고 있어도, 열린 질문이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이는 드물다. 열린 질문의 반대인 닫힌 질문은 답을 두 가지 이내에서 하라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성질 급한 우리들은 대부분 닫힌 질문으로 사람의 기를 죽이거나 대화를 단절시킨다.
하지만 열린 질문은 상대방의 본심을 말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하는 질문법이다. 생각을 하면서 여유를 갖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좋은 방법이며, 함께 아이디어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이다. 그냥 되는 것이 아니므로 의도를 갖고 노력해야만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공동체간의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활용해야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일본 가미카츠 마을 할머니들이 나뭇잎을 상품화해 판매한 성공사례다. 고령화와 젊은이가 도시로 떠남으로 인해 마을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으나, 할머니들은 민관의 도움을 받아 산골의 깨끗한 나뭇잎을 판매할 수 있는 길을 확보하게 된다. 연약한 할머니들이 공동체를 이뤄 아이디어를 만들고 관련단체와 전문가의 도움이 합해진 후 매스컴 등의 네트워크를 통해 집단지성이 실현된 것이다.

협력은 상호존중에서 나온다. 협력이 잘되는 공동체는 열린 질문으로 서로의 아이디어를 증강시켜 집단지성을 이루며, 바야흐로 산업체와 학교는 물론이고 각종 관련단체의 도움을 받아 집단지성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를 실현시킨다. 그리하면 어떠한 개방도 극복하게 되고, 6차 산업의 찬란한 꿈을 실현하는 자랑스러운 농어촌이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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